버거운 밤었다. 황현산 선생님은 밤이 선생이라 하셨지만, 내게 밤은 그저 어둡고 어두운 시간이다. 몸과 마음이 의식대로 흐르지 않도록 집에 오자마자 샤워하고 잠드는 것이 여러모로 건강하다. 어젯밤은 욕심 것 채우고 후회로 비워냈던 밤. 새벽 1시쯤 잠들었고 5시에 눈을 떴다. 계단을 내려와 창문을 마주하니 이런 하늘이 눈 앞에 있었다. 감사하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이 시간, 이 광경이 너무 아름답다 생각했다. 무언가 시원하게 씻겨 내려간 것 같은 개운한 아침. 지난 목요일 런던에서 돌아왔지만 자리잡지 못한 몸과 마음은 여전히 부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하늘을 보고 괜찮아졌다. 매일 아침 그랬던 것처럼 애플 비네거와 레몬을 넣은 아이스 티를 만들고 자리에 앉아 평소의 리듬 속으로 천천히 돌아왔다.
오랜만에 들어간 텀블러에서 이런 노래를 발견했다. 설렘을 음악으로 표할 수 있다면 딱 이정도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