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결심하고 떠나는 데에는 몇 가지의 이유가 필요할까.
3년간 해외를 나가지 못해서.
팬데믹도 (거의) 끝났고.
입시지옥문 앞에 있는 아들에게 (당분간) 마지막 선물을 주고 싶어서.
나도 '유럽 여행'이란 걸 가보고 싶어서.
이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이유는 수십가지도 댈 수 있다. 그런데 꼭 이유를 대야 하는 걸까.
그렇다. 나는 작지만 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휴무로 문을 닫아야 하고, 남편도 퇴사든 긴 휴가든 내야 하고, 가족의 예산에서 여행경비가 마련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유가 많으면 많을수록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질 수 있다. (완전히 가벼워질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