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edictorian이라는 명칭이라고 합니다.
며칠전에 학교에서 메일이 왔다.
Congratulations, you are a valedictorian!
Valeditorian 도대체 무슨 뜻일까? 또 하나 영어단어 배운다고 생각하고 검색을 하는데, 엇, 구글 검색창에서 녹색옷을 입고 연단에 서 있는 학생들이 보였다. 이런 내가 학교 대표로 선정 되었다니.
나?
내가??
정말?? 나??
솔직히 며칠동안 믿지 않았다. 메일을 자세히 보니 학급대표라고 해서 18명 학교 대표라고 생각했다. 프러덕션, 라이팅, 액팅, 그래픽디자인, 게임개발 영역이 있는 학교에서 프러덕션 학생인 내가 대표가 될리가, 그리고 내가 될 이유가 있나? 생각을 했다. 그래도 내가 대표라고 하니깐, 아주 잘 되면 프러덕션 대표정도는 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메일이 다시 왔다. 학교 부학과장님인데 미팅을 하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날짜와 시간을 잡고 만나러 갔다. 가는 길에 내가 좋아하고 존경했던 Career Path를 가르치는 Bruno교수님을 만나서 나는 곧 졸업식한다고 좋다고 말하며 씨익 웃고는 부 학과장 Paula Shneer를 만났다. 함께 내가 쓴 스피치 대본을 보기로 했는데 내 대본이 Paula Shneer 부학과장에게 메일로 전달이 안되는 거였다. 좀 짜증을 내더라. 나이스하기로 소문난 캐나다에서 고작 이런 일로 짜증을. 역시 인간사 비슷하고 또 캐바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일했던 초등학교 교감선생님은 안 그랬는데 혼자 생각하며 씨익 웃었다. 여차저차해서 우리는 스피치 대본을 인쇄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물었다.
"저.. 졸업식에서 학교 대표가 몇명인가요?"
"자네가 캠퍼스 대표이고, 다른 한명은 온라인 과정 대표라네."
"총 두명이요??"
"그래, 자네 떨린가?
나는 대답대신 다시 되물었다.
"총 몇명이나 졸업식에 올까요?"
"학생은 한 500명 정도 되고, 학부모님, 친 인척 오면 한 900명정도 오지 않을가 생각하네."
900명.. 900명.. 흠, 뭐 그정도야. 예전에 유엔 거꾸로 수업 발표를 줌으로 영어로 한적이 있었는데 이건 오프라인 캠퍼스 실감 제대로 나는 상황이다. 나는 부학과장님과 이런저런 스피치와 관련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걸어갔다. 심장이 쿵쾅 거렸다.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통틀어서 전체 대표가 되어 본적은 한 번도 없었다. 문득 이게 내 적성일수도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 영어 실력과 상관없이 몇몇 친구들이 내가 프리젠테이션을 잘한다는 피드백을 종종 주곤 했었다. 한국에 있는 친구 중 한명은 내가 학교대표로 선출될려고 스피치를 지원했고, 대표로 선출되었다는 나의 소식에
'너의 인싸력은 거기에서도 통하구나.'
라고 말을 해줬다. 내가 개인적으로 영어로 대중을 대상으로 스피치 하는게 버킷리스크 중의 하나인데 이렇게 근사하게 나에게 다가올 줄이야. 혼자 피식 웃었다.
졸업식 스피치 초본을 준비했고, 부학과장님은 괜찮다고 했지만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졸업식에서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내 상황을 솔직하게 공유하면서 전달력 있는 스피치를 하고 싶었다.
유투브 검색해봤다. 기라성 같은 사람들이 있다. 스티븐 잡스, 멧데이먼, .. 초청연사들이었다. 아참 나는 졸업생 대표지... 그리고 다른 몇개를 살펴봤는데 나와는 딱히 맞지 않아보였다. 나라는 사람이 그대로 드러나되 동료 및 학교에 대한 진실된 기억들을 공유하고, 마지막엔 유쾌하게 끝났으면 한다. 그게 말처럼 되지 않겠지만, 뭐 그런 느낌으로 글을 써서 조절해보면 괜찮지 않을까?
3일째 글을 이렇게 저렇게 써보고 있지만 아직도 딱 이렇다할 만족감을 주지 않는다. 내일은 좀 더 잘 써지겠지. 잠 자고 내일 다시 써보자.
내일은 더 잘 써질거다.
잠깐 문득 엄마, 아빠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