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토론토영화학교 졸업식
영어공부를 한 지는 한 8년 정도 되어 가는 것 같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생활 한지는 만으로 1년 10개월 정도 넘어가는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 운이 좋게도 졸업생 대표가 되어서 축사를 하게 되었다. 내가 쓴 초본으로 선정이 되었지만 졸업생 대표가 되고 나서 친구 두명과 일주일간 작업을 했다. 최대한 담백하면서 나답게 할려고 노력했다. 완벽하진 않지만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일 축사를 한다.
흠 나이를 먹어도 낯선 일을 할 때는 떨리는 구나. 괜히 했나라는 생각도 들긴했지만, 이번 일을 통해서 개인적으로는 영어 공적 말하기라는 내 버킷리스트를 해볼 수 있는 기회이고, 커리어적으로는 캐나다라는 나라에서 공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첫 인정?이나 커리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캐나다 친구들이 응원을 참 많이 해줬다. 여기는 왜 그렇게 서로 응원을 못 해서 안달이나 싶을 정도이다.
오늘 캐나다 친구한테 한 번 보여줬는데, 왜 그렇게 고개 숙여서 축사문만 보고 하냐고 한다.
야 임마. 외울수가 없으니깐 그러는 거지.
그래도 달리기 하러 나갔을 때 좀 외웠다. 아니 외웠다기 보다는 조금 나에게 낯선 문장을 좀 더 매끄럽게 연습했다. 처음엔 나에게 쉬운 문장으로 고쳐서 할까 하다가, 나한테 맞추기보다 청중에게 맞추자라는 생각으로 캐나다인들이 듣기에 어려운 단어가 아니라면 나에게 좀 어려워도 받아 들이기로 했다. 외워야 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리고 나에게 약속을 했다.
내일 10번만 틀리자. 보통 게임하면 3판 정도 아웃되면 끝인데 나는 특별히 외국인이니깐, 3목 더 주고, 5년만에 졸업하니깐 3목 더 주고, 나 열심히 노력했으니깐 1목 더 주고. 총 10번 틀릴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외국인에게 완벽한 영어를 기대하진 않을 것이다. 내 제자뻘 나이 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아예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종종 있다. 한 인간이 당신들에게 진솔하게 다가가는 느낌이 나오는 대화같은 축사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