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학생들 20명 중 15명 참가
귀여우면서도 참 다방면으로 왁자지껄한 3학년 아이들이다. 아이들과 헤어지기 전에 조그마한 단편영화를 하나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년을 쉬었다가 다시 돌아와서 보니 아이들이 전보다 더 귀여워 보이는 건 사실이다.
소재는 반장선거로 잡았다. 장난기 많은 남자아이가 반장이 되기 위해 이런저런 반칙을 써서 결국 반장이 되지 못하고, 자신의 잘못을 공언함으로써 주변 친구들로부터 공감을 사는 이야기로 만들었다. 아니 만들고 있는 중이다. 남자 주인공이 촬영이 이틀간 진행되는데 이틀간 아팠다. 아주 아픈 건 아니고 머리가 아프다는 둥 열이 난다는 둥, 부담감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촬영 이틀차에는 어머님이 오셔서 아이를 감싸 앉고 돌아가셨다. 회심의 조명을 준비해서 찍을 참이었는데 말이다. 한 번이라도 뵌 학부모님이라면 소통이 좀 더 매끄러웠을 텐데, 그 순간에는 조금 아쉬웠다. 아이는 해보려고 애쓰고 있었는데 말이다. 작은 촬영장이라 스텝들도 2회 차로 모두 해체되었고, 나만 남았는데 오늘 학교에서 아이들과 촬영을 조금 진행했다. 다행히 국어시간이 촬영으로 대체해도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말할 수 있는 영역이라서 그렇게 진행했다.
8년 전에도 아이들과 영화제 작은 어려웠는데 8년이 지난 지금도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전 보다 좀 더 상황을 여유롭게 보는 것 같다. 아마 추가 촬영도 있고, 재 촬영도 있고, 편집기술이 더 늘어서 그런 걸까?
그래도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좋은 기억으로 가져가는 것 같아서 내심 기쁘다. 나도 할 수 있을 만큼 살짝만 무리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