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나, 인생에서도 갑작스러운 만남은 있을 순 있지만, 갑작스러운 헤어짐은 많지 않다. "첫눈에 반했어"라는 말은 있지만 "첫눈에 헤어지고 싶어 졌어"라는 말은 없는 것처럼, 시간이 쌓여 헤어짐이 만들어진 것이기에 갑작스러울 수 없다. 오늘은 어찌어찌 넘어갔다 한들, 그게 내일 벌어진다고 이상하지 않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이 되기 전, 그걸 돌릴 수 있는 시점들이 여러 번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은 그걸 돌릴 수 없는 시점까지 가서야 돌리려고 해서 안 되겠지만.
우리는 그 시점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어떻게 눈치챌 수 있을까?
안전을 위해 카나리아를 탄광에 들고 가는 걸 다들 알고 계실 것이다. 왜 카니리아일까? 그리고 우린 여기서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까? 까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카나리아는 강해서 존재 가치가 있는 게 아니라, 카나리아는 약하기 때문에 탄광에 데리고 갈 만큼 소중하다. 우리보다 약한 존재이기에 위험에 둔감한 우리에게 이곳이 위험하다, 어서 탄광에 나가라고 말해 줄 수 있다. 카나리아가 있기에 광부들은 본인의 안전을 지키면서도, 탄광의 안전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도 카나리아 같은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 남들보다 나쁜 것에 더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는 이런 사람들은 약하다고, 나약하다고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나머지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묵묵히 일하고, 열심히 달리는데 왜 자꾸 약한 이야기만 하냐고. 그렇게 우리의 카나리아들은 주위에서 버려지고 사라진다.
카나리아가 사라진다고 가스가 나오던 탄광에서 가스가 멈추게 되는 걸까? 카나리아는 갔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아직 서있다고 탄광을 점검하는 일을 안 해도 되는 걸까?
어떤 작은 일이 일어났는데, 앞으로 X 될 것 예감을 받은 적이 있는가? 삶에서 그런 기점에 몇 번 있었고 실제로 대부분 X 되는 결과로 끝났다. 그리고 그 기점 중 상당수는 카나리아와 관련이 있었다.
가장 약한 사람이 떠났고 별 다른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 얼마 후, 다음 사람이 떠났고, 또 다음 사람이 떠났다.
비즈니스와 1도 관련 없는 일이었지만, 망하게 된다면 그 일이 시작점이 아닐까 싶었다. 원인에 대한 증명은 불가능하지만, 결과에 대한 증명은 되었다. 어쨌든 망했다.
약한 사람을 배척하는 사회가 되니 강한 사람만 남는 사회, 강한 사람만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고, 미래를 희망하던 꿈 꾸던 사람들은 다 사라졌다. 15년 전, 이런 사회라면 출산율이 이 모양이겠구나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되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