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사항들
"18일이나 23일쯤에 영업 종료하려구요."
"네..."
좀 있다가 문자가 왔다
"23일로 하죠. 괜찮으시면"
"틈틈이 할 일들 체크해보고 알려 드릴게요."
올 9월 30일, 1년을 채우는 날인데 추석연휴의 시작이다. 그래서 하루 일찍 임대인을 만나야 할 것 같다. 아직 전화를 드리진 않았다. 거꾸로 해야 할 것들을 적어보았다.
임대인 만남 - 보증금 돌려 받기
남은 물건들 팔기
사업자 폐업 신고
음식점 영업 폐업 신고
카드 단말기 해지
무인경비 서비스 해지
한국전력 전기 해지
정수기 이전 또는 계약 해지
카페 물품 판매
영업종료일 결정 등
대충 써봐도 할 일이 꽤 있다.
월세가 몇 달 밀려 있다. 이 두 번째, 작은 카페는 솔직히 하면 안되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람들과 일상적인 접점을 가져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우울해 하거나 더 게을러질 것 같았다. 수 년 전에 힘들었지만 카페를 했던 즐거운 기억들이 미련으로 남아 있었다. 에스프레소 머신과 그라인더를 그 당시에 팔지 않았던 것도 '언젠가는 다시 두 번째 카페를 열 거야' 스스로 다짐을 했기 때문이다.
바보처럼 2라운드를 보냈다. 조금 더 성장했고 조금 더 간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