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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크 Sep 11. 2020

카페 사장 일주일 하기

"카페 사장 일주일 하기!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조건은 매출액 기준으로 1:1로 나눔. 단, 커피와 원두 등 제공됨"


카페를 진작에 내놓았으나 인수자가 잘 나타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앞서서는 '카페 사장 한 달 하기'의 제목을 달고 여러 조건을 달았다. 기다려보았으나 나타나지 않았다. 한 달이 너무 긴가. 그래서 카페 사장 일주일 하기로 줄였다. 조건도 최대한 간단하게.


출근을 하게 되었다. 기다렸던 곳은 내 자리가 아닌 것 같아서 지원서 넣기를 포기했다. 그래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다행히 괜찮은 자리를 발견하고 원서를 썼다. 다행히 합격통보를 받고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9개월 만의 월급쟁이 생활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래서 가게를 비울 수밖에 없었다. 월세를 조금이라도 보태고 싶었다. 카페 사장으로서의 경험은 커피를 좋아하는 이에게는 분명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의 공백이 끝날 즈음, 지원자 한 분이 나타났다. 동네 주민이시고 통장님이시고 주민자치회 분과원이시고 커피를 좋아하신다. 인상도 좋으시다. 나의 소식을 전해 듣고 전화를 주셨다. 길게 생각할 필요 없이 '카페 사장 일주일 하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에스프레소 머신 사용법, 내부 안내 그리고 간단한 레시피까지 문서에 적어서 알려 드렸다. 여름이었지만 종종 들어올  주문에 대비해서 뜨거운 라떼를 만드는 방법도 알려 드렸다. 일주일의 시간은 근방 흘렀고 자동으로 한 주씩 연장되었다. 참가자는 한가한 시간에는 캘리그라피를 연습하셨다. 작은 커피가게 + 작업실. 내가 원했던 콘셉트와 딱 일치했다. 인스타그램으로 올라오는 결과물에서 실력이 좋아지는 게 보였다.


한 번씩 매출액을 확인해보니 내가 했던 것보다 운영을 잘하고 계셨다. 작은 곳이지만 친구분들과의 사랑방이 되었다. 내가 볶은 원두가 맛있다고들 하셔서 커피를 볶는 일이 많아졌다.


이 프로젝트는 9월 23일 수요일에 끝날 예정이다. 좋은 동네 이웃을 알게 되어  정말 고맙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소중한 카페사장 경험이 되었기를 희망한다. 조만간 맥주 한 잔 하자고 해야겠다. 마을은 이래서 참 좋다. 이어지고 또 이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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