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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시 May 15. 2017

마음을 놓다

100- 조르주 데스파냐

조르주 데스파냐, 침대에서 책읽는 젊은 여인, 캔버스에 유채, 46.3 x 57.8 cm


무엇엔가 열중하는 모습은 이성에게 호감을 준다. 집중력은 진화심리학적으로 생존가능성을 높여 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자질중 하나이다. 그래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은 남자이건 여자이건 서로에게 매력적으로 비춰진다. 그러면 반대로 독서하다가 집중력을 잃고서 그만 잠에 빠져드는 모습은 비호감인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흐트러진 모습이 불쾌감을 줄 수 있겠지만 때로 그런 방심이 주는 순진무구함에 끌림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침대에서 책을 읽는 것은 어느 순간에 잠이 들어도 좋다는 뜻이 담겨있다. 아니면 아예 잠자기 전에 잠깐 손에 책을 든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림 속 여인은 반라로 책을 읽다 그만 잠에 빠져 들었다. 아마도 모델에게 주문된 설정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림을 바라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보이는 그대로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몰입하여 책을 읽는 여인의 모습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 방심하여 마음을 놓고 잠에 취한 모습을 보는 것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거기에 여체의 아름다움까지 곁들어 있다면 말해 무엇하겠는가.


조르주 데스파냐(Georges d'Espagnat : 1870-1950)는 믈룅 태생의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이다. 벽화나 삽화, 무대 디자인 작업도 하였다. 그는 파리의 일상생활을 묘사하는 그림이나 여인의 형상, 풍경화, 정물화 등을 많이 그렸다. 그의 화풍은 그만의 독특한 색상으로 추가적인 붓돌림을 통해 마치 야수파와 비슷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10대 후반에 잠시 파리 에콜데보자르에서 수학하기도 하였으나 곧 독립적으로 대가들의 작품을 연구하면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화풍을 개척하기 시작하였다. 20대인 1890년대부터 살롱전이나 앙데팡당전에 참가하여 작품을 전시하였다. 점차 당대의 예술가 그룹내에서도 영향력가지면서 자신의 독창적 영역을 만들어 나갔으며, 르누아르나 뷔야르, 보나르, 드니스 등 인상주의 및 후기인상주의 화가들과도 교분을 쌓았다.  <침대에서 책읽는 젊은 여인> 역시 르누아르나 보나르 풍의 인상주의 분위기가 다분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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