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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란 Dec 29. 2023

연필을 잡았다

시작하는 글

드디어 연필을 잡았다.


이마에 번아웃이라고 쓰고 누운 게으름뱅이는 휴대폰 메모장도 열었다가 닫고, 애플펜슬도 잡았다가 놓으며, 내가 한 자도 쓸 수 없는 것은 레트로 스타일 기계식 블루투스 키보드가 없기 때문이라고 우겨보았지만, 나 같은 옛날 사람에게는오직 연필뿐이다. 내가 만 1세였다면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을 연필 잡기. 성공.


신형철 평론가가 <인생의 역사>라는 책에서 최승자 시인은 쓰기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니라 살기 위해 쓰는 사람이라고 평한 것이 나는 무척 좋았다. 변두리의 나도 살아있음을 내보이기 위해서 글을 쓴다. 플레이를 누른다. 제 속도로 살아가기 위해서, 내 목소리를 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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