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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증

by 도란

나의 가장 모난 부분은 ‘이석耳石’이었나 보다. 정을 맞고 얼마나 조각이 났는지 한 번에 제자리로 돌아가지도 않는다. 그저 어지럽기만 하다.


아래로-위로-앞으로-뒤로-옆으로.


잠시 어지럽지 않을 때면 미래를 꿈꿀 수 있었다. 잠이 들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꿈 속에서 끝없이 출구를 찾았다.


누군가 나를 좋아해 준다면 이 늪에서도 빠져나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홀로, 홀로. 그저 어지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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