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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hamo Jeong Nov 08. 2022

3. '뇌내망상' 말고, '뇌내여행' 어떠세요?

VR과 여행 – VR여행은 기존 여행을 대체할 수 있을까?

 

뇌내망상아니고 뇌내여행에 대하여      


여러분, 최근에 여행 다녀오셨나요? 저는 요즘 다시 비행기표를 검색하며 여행을 꿈꾸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 VR 헤드셋을 산 계기가 코로나 19 때문에 러시아 무르만스크에 못 가게 돼서 그 돈으로 지른 거였는데ㅋ 그래도 꾹 참고 기다리니 다시 여행을 하게 되는 날이 오는구나 싶네요. (물론 전쟁 때문에 러시아는 가기 힘들지만, 빨리 전쟁이 끝나고 평화를 되찾길 바랍니다. )


다시 비행기를 탈 수 있게 되었지만, 전 여전히 VR 헤드셋과 깨가 쏟아지게 함께 놀고 있습니다. 오늘은 VR로 여행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제겐 지난 여름이 특히 VR 헤드셋이랑 아주 흥겹게 보냈던 시기인데, 더운 여름에 굳이 멀리 휴가를 가지 않고 VR로 피지의 바닷속과 겨울 바이칼 호수를 쏘다녔거든요. 제 몸뚱아리는 방구석에 던져두고(?) 뇌 속으로만 떠난 여행이었죠. VR 여행을 '뇌내 여행'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입니다.      


지난여름에 가장 즐겨 봤던 것은 아래 두 영상들이었어요. 피지 바닷속에서 상어 밥 주는 영상과 겨울 바이칼 호수를 탐방하는 영상인데, 더울 때 방에 에어컨 틀어 놓고 VR에 접속하면 꽤 시원한 느낌으로 즐길 수 있었거든요.       


360 video, Lake Baikal, Magical Ice, Russia. 12K aerial video

https://youtu.be/YAABA-Ri0YI

  


Feeding Sharks. Beqa Lagoon, Fiji. Underwater 360 video in 12K

https://youtu.be/zk0QeIkzpRs          


재미있는 건 제가(제 뇌가) VR속 겨울 바이칼 호수에 도착하는 순간, 갑자기 휙- 하고 찬바람이 불더니 오소소... 닭살이 돋는 기분을 느꼈던 거죠. 마치 제가 2017년에 실제로 겨울 바이칼 호수를 뛰어다니던 그때처럼요. 방구석에서 진짜 찬바람이 불리는 없고, 아마 레몬을 상상하면 신 맛이 나고, 가파른 절벽을 상상하면 가슴이 빨리 뛰듯이 우리 뇌가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겠죠. 뇌에서 벌어지는 경험은 곧 현실의 경험이 되니까요.      


겨울 바이칼 호수 2017년
-20도에서 개썰매를 타던 당시  2017년.

  

가상현실은 이렇게 사용자의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여 실제와 유사한 체험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사실 위에 언급한 영상에서 받은 건 오직 시각 자극뿐이었지만, 앞으로는 점점 더 실감 나는 이미지나 상호작용으로 좀 더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나중에는 정말 영화처럼 가상현실과 현실의 경계를 구분하기 힘든  순간이 오지는 않을까요? 아마, 그쯤 되면 모피어스가 나타나 이런 말을 하겠죠.      


“진짜가 뭔데(What is REAL)? 너는 그것이 현실이라고 어떻게 정의하지? 만약 그게 촉각, 후각, 미각, 시각을 말하는 거라면 진짜란 그저 두뇌에 의해 해석된 전기신호들에게 불과하다네.” -영화 매트릭스(1999)   



VR이 기존 여행을 대체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뇌를 통한 여행은 현실의 여행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제가 요즘은 VR로 여행을 한다니까 많은 분들이 물어보셨어요.      


“VR 여행이 기존 여행을 대체할 수 있나요?”     


에헤이~ 뭘 또 성격 급하게... 사실 현 단계에서 A가 B를 대체한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저는 기존 여행법에 VR 여행이라는 새로운 여행법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영상 콘텐츠에서 우리의 역할이 ‘바라보는 자’였다면 VR 콘텐츠에서는 ‘들어서는 자’로 변합니다. 지금껏 바깥에서 안을 창문을 통해 바라봤다면 이제 그 공간에 실제로 들어서게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VR 체험은 여행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행 역시 일상적 공간을 떠나 새로운 공간에 들어서는 행위니 까요.      


그렇다고 가상현실 체험을 통해서 우리가 여행을 하며 현지인을 만나 교류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낯선 공기나 바람을 느끼는 경험까지 제공받을 수는 없죠. 그래서 VR 여행이 기존 여행을 완벽히 대체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세 시대나 우주처럼 현실에 없는 시공간을 여행하거나, 세렝게티 초원에서 야생 표범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위험천만한 체험은 오히려 VR이기 때문에 가능한 여행이기도 하죠. 몸이 아니라 뇌만 가니까요. 아마 미래 세대는 여행을 ‘몸으로 직접 떠나는 여행’과 ‘뇌만 떠나는 여행’으로 분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 영상을 보시면 카메라가(체험자가) 큰 귀상어 입에 한번 들어갔다 나옵니다. 이런 형태의 여행은 기존 여행에선 할 수 없겠죠.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큰귀상어 마주친 영상 360° Great Hammerhead Shark Encounter | National Geographic     https://youtu.be/rG4jSz_2HDY

  


한 입 하신 큰 귀상어. VR 헤드셋으로 보면 실감 납니다.


세렝기티 초원의 포식자를 코앞에서 볼 수있죠.



개인적으로는 VR 여행을 ‘와, 하고 놀게 하나 늘었다’ 정도로 받아들입니다. (아직도 노는 게 가장 좋은 나이...) 원래 배낭여행도 좋아하고, 패키지여행도 좋아하고, 혼자 다니는 것도 좋아하고, 함께 떠나는 여행도 좋아하고 등등 어디든 떠날 수만 있다면 일단 가고 보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제 VR을 통해 여행을 누리고 즐기는 방법이 하나 더 늘어난 거죠. 신나지 않나요?       




실존하는 공간에 들어서다-360도 실사 여행      


우리는 여행을 떠나면 현재 지점 A에서 목적지 B로 향합니다. VR에서도 우리는(우리 뇌는) 방바닥에서 벗어나 B라는 지점으로 이동합니다. 대신 VR의 경우 목적지가 실제 존재하는 장소도 있고, 상상 속 공간도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겠죠.


VR로 실제 존재하는 장소를 여행할 때 제가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360도로 촬영된 영상을 보는 것입니다. 보통은 유튜브와 같은 영상 제공 앱에  접속해 가고 싶은 목적지와 ‘360도’ 혹은 ‘VR’과 같은 검색어를 입력합니다. 유튜브에는 에어 파노 (Air pano), 브이알 고릴라 (VR Gorilla), 휴 호우 (Hugh Hou)와 같은 VR 촬영 전문 회사가 제공한 영상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찍어 올린 영상까지 다양한 풍경이 있거든요. 그리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나 뉴욕타임스,  BBC 등에서도 실감 나는 360도 다큐멘터리 영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VR 영상의 퀄리티도 점점 높아져 12K 영상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점차 16K 영상도 제공되고 있어요. (처음에는 8K 영상도 신세계였는데 12K 영상을 보기 시작하자 한번 높아진 눈높이는 내려갈 줄을 모르네요. )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로 해변가 12K 360° VR

Beaches of Rio de Janeiro, Brazil. Copacabana, Ipanema, Leblon and Tijuca. Aerial 360 video in 12K https://youtu.be/cuHJLq4uPgQ     

Air pano에서 제공하는 360도 드론 여행 영상.

   

-방콕 8K  360° VR  가이드 투어 Bangkok Guided Tour in 360 VR - Virtual City Trip - 8K 360 Video https://youtu.be/h8JXa3dz0_E 

VR Gorilla에서 제공하는 360도 방콕 가이드 투어 영상.    


 

그런데 이런 영상을 보다 보면 의문점이 들게 됩니다. 보통 여행 영상을 보면 화려한 카메라 무빙이 들어갑니다. 피사체를 멀리서 보다가 가까이서 보기도 하고, 움직이는 피사체를 따라가기도 하고, 높은 빌딩을 위에서 아래로 보기도 하고, 사람이 좌우를 둘러보듯 카메라도 A에서 B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하죠. 근데 유독 360도 영상에서는 카메라가 대부분 고정되어 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촬영자가 카메라를 들고 걸으면 시야각 안에서 변하는 정보가 많아지다 보니 VR 멀미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이게 360도 촬영이다 보니 모노포드를 든 촬영자가 화면 안에 항상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이게... 엄청 크게 보입니다. 가끔은 영상 보다가 뒤에 있는 촬영자 때문에 깜짝깜짝 놀랄 때도 있어요. 물론 이런 특성을 활용해서 일부러 가슴을 드러낸 언니들이 모노포드를 들고 촬영하기도 합니다. 조회수 높음. 어디나 역발상은 정말 대단하죠. @.@)      

인비저블 모노포드를 사용하여 촬영 중인 촬영자
이 와중에 역발상



그래서 360도 여행 영상은 일반 여행 영상에서처럼 다양한 카메라 무빙을 사용한 생동감 있는 영상보다는 주로 삼각대를 이용해 카메라를 세워두거나, 드론을 사용해 하늘에서 바라본 풍경을 제공하는 방법, 자동차 등 탈 것을 이용해 이동하는 풍경을 보여주는 방법이 주가 됩니다.  (물론 스카이다이빙, 스쿠버 다이빙, 스노우 보드 등 역동성 있는 액티비티 영상은 촬영자가 들고 탑니다.)


그래서 360도 여행 영상을 가만히 보다 보면 누가 촬영자 인지도 알 수 있죠. 영상마다 한 구석에 관광객인 척 숨어 있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360도 카메라를 거치한 채 관광객 인척 사진 찍고 있는 휴 호우씨 (https://youtu.be/MZunWdxZWLs)


다양한 앱으로도 360도 여행 영상이나 사진을 접할 수 있습니다.   

   

▶ 완더 Wander

전 세계 구글 스트리트 뷰의 360도 영상이나 사진을 관람할 수 있는 앱. 따로 좋아하는 장소를 저장하거나 테마별 검색이 가능합니다. 고퀼리티의 영상이나 사진은 아니지만 지도에 입각한 현장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https://youtu.be/1xZHsQJlqbA


▶에코스 피어 (ecosphere)

수준 높은 자연 다큐멘터리 시리즈입니다. 초기 화면에 접속하면 지구 모형이 하나 등장하고, 그 위에 선택 가능한 지역이 뜨는데 (케냐, 보르네오, 라자 암팟, 피지 아일랜드, 콜롬비아) 그중 하나를 선택하면 그 안에서 주제별 비디오의 목록이 뜹니다. 사자, 코끼리, 오랑우탄, 쥐가오리 등의 동물뿐 아니라 마사이족 족장이나 피지 섬의 현지 사람들도 마날 수 있죠. 스튜디오 PHORIA에서  세계 자연 기금(WWF) 등과 협력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스튜디오 PHORIA 홈페이지를 보면 제작 비하인드 사진이 나오는데, 180도 3D 촬영용 특수 카메라를 코끼리나 사자 앞에 세워두고 찍었더군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안방에서 편안하게 사자를 만날 수 있었어요. ) 그리고 2022년에는 UN DPPA와 함께  "유엔: 미래의 평화"라는 새로운 시리즈물을 출시했습니다. 피지섬의 기후변화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인 '시 오브 아일랜드(Sea of Islands)'와 2016년 종식된 콜림비아의 내전 이후를 다룬 '패스웨이 투 콜롬비아 (Pathways to Columbia)'가 새로 나왔는데요, 기존 영상들이 180도 3D 영상으로 손에 잡힐 듯한 감동을 줬다면 이번에 출시된 영상들은 360도 영상으로 몰입형 경험이 가능합니다. 곧 예맨 편도 제공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이 콘텐츠들은 다 무료입니다.)

https://vimeo.com/422385054?embedded=true&source=video_title&owner=95282214

    

180도 3D 영상 촬영 현장 -사자 앞
180도 3D 영상 촬영 현장-수중


                                                 

상호작용- 남의 체험에서 나의 체험으로.


우리가 여행을 할 때 가만히 풍경만 보지는 않죠. 이동하며 사진을 찍거나, 현지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가이드북을 들춰 보거나, 하다못해 잔잔한 연못에 돌을 던져보기도 하죠. 하지만 가상현실에서 이런 여행의 현장감이 얼마나 구현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실제와 유사한 여행 체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습니다. 바로 상호작용인데요. 지금까지 영상을 통한 여행 체험에선 화면 안의 주인공(주로 연예인)이 체험하는 걸 바라봤다면(=남의 체험), VR을 통한 여행 체험에서는 체험자가 직접 노를 저어볼 수도 있고, 걸어서 이동해볼 수도 있고, 심지어 비행체험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나의 체험)


▶내셔널 지오그래픽 익스플로러 VR National geographic explore VR


남극과 페루를 탐험해보는 체험형 여행 앱입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매거진은 수준 높은 전문가의 사진으로도 유명하죠.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게는 꿈의 무대기도 하고요. 이 앱에서는 직접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가 돼서 남극과 페루를 탐험해 볼 수 있습니다. 남극으로 가는 경우에는 손에 든 컨트롤러를 사용해 카약의 노를 저어 보기도 하고, 얼음 절벽을 오르기도 하고, 눈보라를 맞으며 텐트를 설치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펭귄을 만나면 목적한 사진을 찍는 거죠. 사실 감탄한 부분은 이 사진 찍는 부분인데, 피사체에 카메라를 대고 대충 찰칵 찍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와 줌, 파노라마를 사용하여 찍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찍은 사진은 저장도 되고 SNS로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VR이어서 아쉬운 점은 셀카를 못 찍는다는 거겠네요 ㅠ)

https://www.youtube.com/watch?v=D1VILv6Db7I


컨트롤러를 이용해 카약을 조정하는 장면


앱 상에서 사진을 찍는 방법



▶브링크 트래블러 BRINK Traveler  

자연이 선사하는 3D 풍경을 방문할 수  있는 앱입니다. 시작 화면의 엽서를  클릭하면 해당 지점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 그랜드 캐년의 앤털로프 캐년이나 홀스슈 밴드 등에 방문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상호작용이 가능한데, 바닥의 돌을 던져보거나, 손목시계에 있는 나침판을 사용해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공간이 있다면 이쪽에서 저쪽까지 걸어서 이동해볼 수 있어요. 걷다 보면 어익후~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3D다 보니 절벽의 아슬아슬한 끝까지 걸어보는 경험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두 손으로 사각형을 만들면 간단히 사진을 찍을 수도 있는데, 앞서 언급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비하면 정말 간단한 사진 찍기입니다.           

https://youtu.be/hqpwKhg7SFI




▶블루 플래닛 VR익스플로러 Blue planet VR explorer


미국 네바다주 레드록 캐년이나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 사원 등 40개 이상의 장소를 방문할 수 있는 앱입니다. 생생한 3D 이미지를 위해 고해상도 사진을 촘촘히 이어 붙였다는데요, 체험자는 실제로 해당 장소를 걸어보거나 혹은 컨트롤러를 사용한 텔레포트 기능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좀 길게 이동이 가능한 구역은 long walks, 짧게 이동이 가능한 구역은 short walks로 구분을 해놨어요. 또 행글라이더를 타고 비행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장소가 4군데 있는데,  수려한 협곡 위나 호수 위를 유유자적하게 날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역마다 장소 설명, 전체 지도, 전체 3D 미니어처 등이 나와 있는 대시보드가 있어 정보를 얻기에도 좋아요.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 사원의 경우엔 고해상도로 구현된 조각상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동시에 조각상에 대한 해설까지 볼 수 있습니다.

+) 40여개 체험중에 짧지만 한국도 있어요.


(사실 이 앱은 스토어에서 평점이 낮아서 구매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지금은 저의 최애 앱입니다. 강추.)    


https://www.youtube.com/watch?v=JVB9mZG4DvI

실사를 바탕으로 한 정교한 그래픽
컨트롤러를 이용한 행글라이더 체험

      

▶어더 사이트 OtherSight

실제 여행하는 것처럼 도쿄의 뒷골목, 마드리드의 박물관, 하바나의 유명한 거리를 거닐 수 있는 앱입니다. 가상현실 속 물건을 터치하면 오디오 가이드나 영상 가이드가 흘러나오거나, 눈앞의 가상 가이드에게 설명을 듣는 상호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 개인적으로 이 앱은 그래픽 느낌이 너무 나서 쏘쏘였어요. )

 https://www.youtube.com/watch?v=LSjlZwddA10

  


▶유루 캠Δ VIRTUAL CAMP ~모토스호 편~      

 ‘유루 캠Δ VIRTUAL CAMP ~모토스호 편~’은 캠핑을 소재로 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유루 캠>을 VR로 재현한 앱입니다... <유루 캠>은 미소녀들이 캠핑을 다니는 힐링 애니메이션이에요. 잘 구현된 자연 풍광 속에서 사랑스러운 2D 캐릭터들과 함께 하는 게 매력인 앱인데, 솔직히 일반 사용자보다 애니메이션 팬을 위한 앱이긴 하죠. 하지만 여행(캠핑)이라는 매력을 잘 전달하고 있어서 흥미로운 앱이기도 합니다. 이 앱에서 체험자들은 만화 속 캐릭터로 빙의(?)되어, 다른 캐릭터와 함께 캠핑을 하며 후지산 풍경을 바라보거나 셀카를 찍는 체험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단,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해당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ㅎㅎ '아, 린짱이 내 옆에서 함께 노을을 보다니' 이런 감수성이 좀 필요하죠.   


https://youtu.be/u3mBsTGhCo0

      

함께 캠핑하는 캐릭터 시마 린. '아, 린 짱이 내 옆에 있다니'라는 포인트로 즐길 수 있습니다.  
난 친구 같은 거 필요 없어. 린짱이 있으니까
체험자 역시 만화 속 캐릭터가 되는 설정이라, 사진도 이렇게 나옵니다.



VR로 가상 시공간 여행을 한다면?


가상현실의 장점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달리 시간과 공간에 제약이 없다는 것이겠죠. 때문에 가상현실 여행은 과거나 미래로 갈 수도 있고, 바다 속이나 우주로 갈 수도 있습니다. 혹은 100% 상상으로만 이루어진 시공간에 가볼 수도 있겠죠. 만약, 누군가 사후세계를 미리 여행해 보고 싶다면 어떨까요? 사실 우리가 살아 있는 한은 불가능한 이야기겠지만, VR에서는 다양한 사후세계를 경험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앱은 아직 못 본 거 같은데 누군가 만들어 줬으면 좋겠네요ㅋ)


▶ 쥐라기 월드 VR  

백악기 공룡을 실감 나게 구현한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1993년에 개봉된 영화, <쥬라기 공원 (Jurassic world)>죠.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 어느새 기술은 발달하여 이제 우리는 가상현실에 구현된 이슬라 누블라 섬을 방문해볼 수 있습니다. VR ‘쥐라기 월드 (Jurassic world)’앱인데요, 이 앱 속에서는 신비한 원시 자연림에 들어가 아파토 사우러스나 벨로키랍토르를 코 앞에서 마주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j5HZWpuJIJw



▶우주 탐험가: 국제 우주정거장 경험(Space Explorers: The ISS Experience)

국제 우주정거장 (ISS)에 파견된 실제 NASA 직원들이 직접 촬영해 전송한 다큐멘터리 영상들입니다. 큐폴라(Cupola)라고 불리는 ISS 전망 공간 우주선 안에서 지구를 조망해볼 수 있게 만들어진 체험도 가능합니다.

https://youtu.be/KfH_ZGdm-T8


▶미션 ISS (mission:ISS)

국제 우주정거장 (ISS)에서의 하루를 체험해볼 수 있는 앱입니다. 컨트롤러를 이용해 우주캡슐을 도킹하는 작업을 해보거나, 무중력 상태에서 유영을 해볼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VDy0B_X-fo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 가상현실 여행  


지금까지 소개한 VR 여행은 주로 체험자가 특정 장소에 방문하는 형태였는데요, 그렇다면 체험자인 ‘나’가 형태를 바꾸는 여행은 어떨까요? VR의 아버지 재런 러니어는 이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고양이처럼 움직이면 고양이처럼 생각하게 된다.’ VR에서 새로운 몸을 얻으면 우리의 뇌도 그 형태로 확장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내가 고양이가 되어 일상의 공간을 탐험하면 어떨까요? 그것도 분명 흥미진진한 모험이 되겠죠. 이렇게 앞으로의 가상현실 여행은 우리의 경험뿐 아니라 인식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상공간에 저 모습으로 출연하셔서 VR의 미래를 진지하게 논하셨던 재런 러니어


그럼에도 이거 할 시간에 진짜 여행을 하지, 왜 굳이 가상현실 여행을 하냐고 하실 분들도 계시겠죠. 하지만 저는 이 가상현실 여행이 우리 삶의 질을 높여줄 거라고 믿습니다. 최근 지체장애로 인해 여행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분을 만나 뵐 기회가 있었는데요, 만약 그분이 VR로 여행을 하면 어떨까요? 비록 현실에서는 걷기 힘들지만, VR을 통한 가상여행에서는 그분도 남극에 가보거나, 행글라이더를 타고 협곡 위를 날아볼 수 있습니다. 그분뿐 아니라 80대 할아버지도 에베레스트에 오를 수 있죠. 마찬가지로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뉴욕을 방문해 좋아하는 브로드웨이 공연을 눈앞에서 볼 수도 있고요.  우리가 지금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의 수려한 소와 우수한 문화공연을 접할 수 있듯이 (저는 주로 전 세계의 귀여운 고양이 영상을 봅니다만..) VR을 통한 가상여행 역시 모든 사람에게 여행하는 기쁨을 누리게 해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라도, 여행할 수 있는 세상.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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