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민관학의 노력이 계속 되고 있다. 지난 3월 25일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관합동 글로벌 외식기업 협의체’ 회의는 그동안의 사업추진 성과 및 올해 운영계획을 발표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협의체는 외식업계의 해외진출 확대와 지원을 위해 지난 2014년 4월 출범했다. 법률금융 전문가 지원체계 구축, 외식업 정보제공 사이트 운영, 해외진출 전문 인력양성 장기과정, 매뉴얼화, 홍보전략, 현지파트너 역량평가, 특성화고(조리) 활용 등 폭넓은 분야에서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도 소위원회에서 나온 의견을 취합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추진 타당성이 있는 아이디어를 확정했다. 이 아이디어들은 국내 외식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외식’에 대한 한계성을 여실히 드러나게 한 자리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산업과 달리 외식이 ‘복잡하고 오묘하다는 것’이었다.
외식사업은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외에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청 등 부처별 겹치는 업무가 많다. 이외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관광공사, 한식재단과 외식관련 협회 등과의 연계도 필요하다. 부처별 연결고리가 약하다보니 이를 통합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내기업이 해외진출 시 관련 절차 과정을 최소화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외식기업 통합지원센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외식은 공산품과 달리 해외 바이어에게 온라인으로만 제품을 홍보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가장 중요한 맛을 경험해야 본격적인 사업진행이 가능하다. 바이어가 맛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 해도 현지에서의 성공 예측도 비교적 어려운 편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한정된 예산 속에 수치적인 성과를 내야한다는 부담도 있다. 장기적인 사업보다 단기적인 시각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날도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등을 이용한 외식 PPL이 단기간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 내 ‘치맥’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가운데 한류에 편승한 K푸드 진출이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지난달 10일 프랑스 몽펠리에에 국내 외식브랜드 ‘더컵(THE CUP)’ 1호점이 문을 열었다. 더컵은 지난 2014년 3월 농식품부와 aT의 지원으로 해외에 진출한 브랜드다. 프랑스 파리 프랜차이즈 박람회 참가 후 현지 파트너와 협약을 맺고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한 더컵은 이후 현지 시장 조사와 상권 분석, 메뉴 개발 및 현지화 등 치밀한 전략을 수립해 약 3년 만에 프랑스에 론칭할 수 있었다.
관련 전문가들은 국내 외식브랜드가 정부의 지원을 통해 해외에 정착하기까지 빨라야 2~3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더컵의 해외사업은 이제 시작이지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안착한 성공사례로 꼽힌다. 사업 진행 중 현지 기업과 사업성이 맞지 않아 철회한 경우가 오히려 더 많기 때문이다.
정부부처와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승부를 볼 수 없는 ‘외식’에 대한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 단순한 금전적 지원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스템의 체계화에 중점을 두고 탄탄한 기반 아래 사업을 진행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