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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훈 Jan 23. 2017

동남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2

성공적인 인도네시아 진출 방안 6

지난 번 ‘성공적인 인도네시아 진출 방안 5’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이커머스 시장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이커머스 시장이 어떻게 주목받고 있는지, 어떠한 특징으로 시장이 발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분석해 보았습니다. 지난 회의 결론은 인도네시아의 이커머스 시장은 소비자 보다는 자본에 의해 견인되고 있는 시장이고, 특히 마켓플레이스 간의 경쟁은 더욱 더 심해 질 것이라고 예상을 드렸습니다. 오늘은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시장의 특징 중에서 외부적인 특징이 아닌 이커머스 시장내에서 인도네시아 판매자와 소비자의 특징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특히 이 부분은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이 발달되어 왔던 부분과 많은 부분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부분이라,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시장에 관심있는 분들은 이 글 뿐 아니라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 심도 깊은 시장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라 판단됩니다. 본격적으로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시장만의 내부적인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https://brunch.co.kr/@sanghoonpak/39

1편을 확인하지 못하신 분은 1편을 먼저 확인하고 2편을 읽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인도네시아 이커머스만의 특징 


2. 개인간 직거래 비중이 여전히 높은 시장 

http://www.webretailer.com/lean-commerce/emerging-markets-ecommerce/ 에서 참조


위의 표를 참고해 보면 실제 인도네시아의 이커머스는 공식적인 에스크로를 제공하고 있는 마켓플레이스 또는 인터넷쇼핑몰의 판매 비중이 20%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사실 이런 조사는 통계적인 자료를 확보하기 힘든 인도네시아의 시장 특징 상 100% 신뢰할 수 있는 자료는 아닐 것입니다. 현실 시장에서 수치의 차이야 분명히 있겠지만 위와 같은 경향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실제 전자상거래의 플랫폼인 마켓플레이스의 가장 근원적인 기능은 에스크로입니다.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해야 하는 마켓플레이스의 특징상 에스크로는 가장 중요한 기능이며, 마켓플레이스의 존재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남아의 가장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시장인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는 여전히 에스크로가 되지 않는 일대일 거래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중고나라와 같은 서비스인 OLX나 Kaskus를 통한 일대일 거래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 또는 BBM(블랙베리메신저), Line등의 메신저를 통한 일대일 거래가 상당한 거래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런 거래의 특징상 정확한 시장규모가 얼마인지를 파악해 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부분이겠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해 봤을 때 여전히 전체 시장의 50%를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실제 이러한 개인 간의 거래는 Tokopedia나 Bukalapak의 마켓플레이스 수수료 0% 정책에 의해 상당 부분 정규 마켓플레이스 내의 거래로 변환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개인 간 거래는 인도네시아의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왜 인도네시아는 대규모 투자를 받은 쇼핑몰과 마켓플레이스가 많은 데도 여전히 개인 간 거래와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그 첫번째 이유는 마켓플레이스에 대한 셀러들의 이해부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실제 많은 마켓플레이스가 생겨났지만, 이 마켓플레이스에 등록을 하고 정형화된 형태로 물건의 컨텐츠를 올리고, 마켓플레이스의 지시에 따라 배송을 하는 시스템이 인도네시아에 셀러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었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직거래가 주는 편의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대부분의 직거래는 어느 정도의 신뢰관계가 생기기 전까지는 대부분 COD(Cash on Delivery)를 선호합니다. COD란 판매자가 직접 물건을 가져다 준 후 구매자에게 돈을 받는 판매방식을 말합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OLX의 거래가 일반 오픈마켓과 달리 많은 부분 COD로 진행되며, 한국의 경우 중고나라의 직거래가 COD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피자나 중국집의 배달 서비스 역시 COD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직거래가 주는 편의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직거래의 가장 큰 편의성은 즉시성입니다. 온라인에 주문을 넣고 몇 일을 기다려서 택배를 받는 경우보다, 최대한 근거리의 판매자를 찾는 수고만 곁들이면 몇 시간 이내에 물건을 직접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판매자가 직접 방문하거나 서로 만나서 거래를 함으로, 물건이 하자가 있는지 바로 체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대부분 마켓플레이스들이 상품의 불량에 대한 반송이나 제품 교환에 대해서 소극적인 대응을 보이기 때문에, 직접 물건을 확인한다는 것은 인도네시아 소비자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또한 판매자 입장에서는 2~4주 정도 소요되는 마켓플레이스의 결제를 기다릴 필요없이 소비자에게 바로 현금으로 물건 값을 받을 수 있음으로, 결제의 기간도 줄일 수 있고 현금거래의 특징인 세금에 대한 부분도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마켓플레이스와 온라인 쇼핑몰은 자신의 카테고리 안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보다, 동남아 시장만의 특징인 개인 간 직거래 시장을 얼마나 공식적인 시장으로 가져올 수 있을까 라는 문제를 푸는 것에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을 생각하는 업체에서는 이 비공식적인 채널을 염두에 두어야 정확한 시장 내 경쟁구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 해외 시장 진출은 예상되지 못한 변수와의 싸움입니다. 예상되지 못한 변수를 얼마나 더 예상 가능한 변수로 바꿀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가 될 것 입니다. 


3. 인도네시아 이커머스의 잠재적인 문제점 


인도네시아 이커머스를 이야기 할 때 빠질 수 없는 환경적인 문제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17,00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국가라 인프라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은 나라입니다. 또한 법적인 것은 물론 정치적으로도 여전히 후진국형 제도와 시스템 때문에 많은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입니다. 물론 이 모든 악재는 이커머스에 위협적인 요소로만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상황들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인도네시아는 17,000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기본적으로 인프라를 구성하기가 어려운 국가이기 때문에 이커머스의 가장 근간이 되는 인터넷 라인에서부터 물류시스템까지 어느 것 하나 쉽게 구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세부적으로 문제를 들여다보면 다른 해석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인도네시아는 많은 섬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커머스 매출의 대부분이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발생되고 있으며, 주요 섬의 주요도시에서만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지속될 것이기에, 향후 몇 년간은 기본적인 인프라에 대량 확충보다는, 주요 도시에 대해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지리적인 특성으로 인해 유행이 한국만큼은 민감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국의 경우 신제품이나 특별한 제품에 대해서 일시적으로 강한 유행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으로 자연스럽게 유행이 흐르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도네시아에서는 베스트셀러를 만들겠다는 접근보다는 스테디셀러를 만들겠다는 접근이 더욱 유의미해 보입니다. 인도네시아의 대표 홈쇼핑인 ‘레젤’의 최대 히트 상품인 한국의 ‘해피콜 양면팬’의 경우 초기 런칭 후 3개월 동안 100개 이하의 판매고를 올렸으나, 현재 8년 이상의 꾸준한 시간 동안 100만 개 이상의 판매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를 표현하는 이야기 중 인상 깊은 이야기 하나가 있습니다. ‘법은 있으나 법대로 되지 않는 나라’, 열대국가 특유의 여유 있는 국민성과 관리들의 후진적인 시스템은 이커머스로 접근하는 회사 외에도 인도네시아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모든 회사들이 항상 유념해서 대응해야 할 부분이 될 것입니다. 실제 비즈니스는 영속성이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비즈니스의 영속성을 망치는 가장 큰 변수는 법과 제도적인 부분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정상적으로 진행되어 가고 있던 사업이 불법이 될 수도 있고, 이제까지는 별 무리없이 진행되었던 통관이 불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런 제도적인 부분은 선진국에 비해서 후진국이 훨씬 더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출범 3년을 맞이하고 있는 조코위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인도네시아의 이커머스 사업 육성에 기준을 두고, 다양한 장벽 철폐와 이커머스 사업 지원 정책을 내어 놓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특히 시스템이 아직 발달하지 못한 동남아에서는 정부의 발표가 곧 법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정부의 발표와는 무관하게 여전히 공무원들은 당신의 사업을 방해하는 지뢰가 되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정확한 답을 찾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최대한 모든 것을 합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원칙에 두고, 만일 돌아 갈 수 있는 길이 있더라도 그 선택과 무관하게 합법적인 길이 무엇인지는 알고 준비해 두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이야기 드리고 싶습니다. 이 부분은 성공과 실패의 문제가 아닌 사업의 존폐와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성공적인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시장 진출을 위하여 


이커머스의 기본은 결제와 물류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이커머스 시장은 한국에서는 CBT(Cross border Trade) 시장으로 접근해야 할 부분이기에 결제와 물류의 중요성은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결제의 문제는 기술적인 발전에 따라 해당 국가의 PG와의 협업을 통해서 어렵지 않게 해결 할 방법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동남아 시장이 근원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인 결제 수단의 부족 역시 경제사정의 발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결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CBT 전자상거래에서 여전히 장벽으로 남아 있는 부분은 환전에 대한 부담과 국가별로 다른 송금 정책에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결제의 기술적인 문제는 현재의 문제일 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나, 국가별 정책에 대한 부분은 국가별로 정확히 확인하고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결제와는 다르게 CBT 전자상거래에서 물류의 문제는 그 해답을 결코 쉽게 찾기가 어렵습니다. CBT 전자상거래에서 물류가 의미하는 것은 통관을 포함한 국제운송 과정에서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제품을 안전하고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배송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CBT 물류의 경우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장 경제적으로 정해진 시간 내에 배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부분 이외에도 CBT 물류에서 그 중요성이 가장 높은 부분으로는 ‘통관(Custom Clearance)’을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인 CBT 전자상거래에 대응하는 정확한 법률이나 시행령이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직도 정확히 지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향후 이 부분은 비즈니스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법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제까지 인도네시아의 이커머스 특징과 그 대응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시장은 현재의 시장인가?’라는 질문을 하신다면 저는 ‘아니오’라고 대답해 드릴 것 같습니다. 아직은 전체적인 시장의 소비자들이 이커머스를 받아들이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많은 시장입니다. 하지만 소비자에 의해서 견인이 되던, VC에 의해서 견인이 되던 억지로라도 시장을 키워 놓으면 그 시장이 다시 작아지는 경우보다 유지하고 더 커지는 것이 시장의 특징입니다. 시장에서의 선점을 생각하신다면, 내일이 아닌 오늘의 시장으로 인도네시아의 이커머스 시장을 보셔야 합니다. 마켓플레이스와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플렛폼 비즈니스를 넘어서 생각하신다면, 아직도 기회가 많은 시장이고, 가야 할 길도 많이 남은 시장입니다.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시장에서 더욱 많은 한국의 업체들이 성공사례로 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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