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2] 김해의 한글 이름은 '금바다'라고 한다
태양이 엄청 뜨겁다. 일찌감치 시원한 밀면 육수로 체력을 보충했지만 또 금새 더위에 스태프들은 지쳐간다. 잠시 쉬는시간도 가질겸 수로왕릉앞 편의점으로 들어가 얼음 음료로 목을 축였다. 편의점안에 나오는 에어컨 바람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시민들과 이야기 나누고 선물도 나눠주는 이 프로젝트가 너무 재미있다. 하지만 촬영이 힘든건 별개의 문제다. 더위와 싸워가며 무거운 짐을 들고 만보가 훌쩍 넘도록 하루 종일을 걸어 다녀야 하기에 촬영 당일 저녁에 되면 모든 스태프들은 녹초가 된다.
그래도 혼자가 아닌 팀이기에 다시 일어선다. 잠깐동안의 휴식시간을 끝내고 또 시민들을 만나러 길을 나선다. 수로왕릉 입구 광장에는 비둘기 선생님들이 엄청 많이 있었다. 이 선생님들도 더운걸 아는지 그늘에만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촬영 당일은 일요일. 수로왕릉에는 오랜만에 주말 날씨가 좋아서인지 나들이 나온 시민분들이 많았다. 왕릉을 바라보며 작년에 배웠던 수로왕릉과 왕비릉이 따로 있는 이유에 대해서 카메라에 대고 이야기하는데 우리의 이야기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한 시민분을 만났다. 만나고보니 김해시민이 아니라 서울시민이었다.
김바다 : 서울사는 28살 김바다라고 합니다.
큰당신 : 김바다씨 반갑습니다. 서울에서 멀리까지 오셨네요? 어쩐 일로 서울에서 김해까지 오셨습니까?
김바다 : 제가 김해 김씨인데 28년 동안 살면서 시조 할아버지를 뵈러 찾아오지 못한게 예의에 어긋난 것 같아 근처에 온김에 들렀습니다.
큰당신 : 나의 뿌리를 찾아서 이렇게 오신거네요. 김해는 여행으로 생각보다 많이 안오시거든요. 김해에서 여행객을 만나니 신기해서 말을 걸었습니다. 주말인데 일하러 오셨나요?
김바다 : 어제 부산에 일이 있어서 왔다가, 김해가 부산하고 멀지 않잖아요. '부산에 온 김에 김해에 가보자' 해서 숙소에서 차타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어요.
큰당신 : 여행이나 이런거로 김해에 와보신건 처음이시네요?
김바다 : 그렇죠. 김해는 처음이에요.
작은당신 : 그럼 김해 어디를 다녀 오신건지 여쭤봐도 되나요?
김바다 : 12시즘 도착해서 시장 안에 칼국수 집이 있더라구요. 가격도 4천원이고 손님도 많다는 것은 맛이 보장된다는 거니까. 점심으로 먹었는데 맛도 훌륭했고요. 칼국수 먹고 여기로 바로 왔습니다.
큰당신 : 동상동 칼국수 타운을 가신건 아니네요?
김바다 : 무슨 동인지는 모르겠는데 무슨 우물 있던데 류공정 우물? 그 근처였어요.
큰당신 : 칼국수 집만 여러 곳 있는 거기 가셨나요?
김바다 : 칼국수 집은 거기 하나 있던데요.
큰당신 : 가게에 가서 드셨군요. 동상시장 안에 보면 동상동 칼국수 타운이라고 해서, 노점은 아닌데 시장 안에 칼국수 집만 열 몇 개 붙어 있는 구역이 있거든요. 다음에 오시면 거기도 유명하니까 한번 가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여행객의 모드로 김해를 처음 방문하셨고, 다녀보니 교통편이라던지 여행객으로 김해, 다닐만 하던가요?
김바다 : 괜찮던데요? 부산 여행했다가 하루 정도는 뭐. 김해는 부산이랑 느낌이 다르잖아요. 부산은 큰 도시고 김해같은 경우는 거기보단 작지만 역사와 여행을 잘 결합하면 얻어가는 것도 있고 재밌을 것 같아요. 여기도 나름의 맛집이 있을거잖아요. 부산과는 다른.
큰당신 : 제가 보장합니다. 김해는 다른거보다 맛집 천국입니다.
작은당신 : 맛집이 진짜 많아요.
큰당신 : 가격 저렴하고 맛있는 식당들이 엄청 많기 때문에 충분히 경험하고 가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은 코스는 어떻게 계획하고 계신가요?
김바다 : 저는 계획을 짜는 스타일은 아닌데요. 와서 밥먹고 김수로 왕릉 보고 이후에 시간되면 봉화마을을 갈까? 아니면 옆에 수로왕비릉도 있으니까 가보면 어떨까? 생각 중이에요.
작은당신 : 보통 김해시에서 원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부산 여행 오시는 분들이 김해에도 한번 와서 즐기고 가는, 이런거를 원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매력이 형성되었다고는 보기는 힘들거든요. 외부인이 봤을 때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김바다 : 어제도 보니까 해운대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더라구요.
큰당신 : 해운대는 전국적으로 여행을 많이 오니까요.
김바다 : 부산시하고 김해시하고 협약을 맺어서 부산에서 온 관광객들이 김해에도 와서 맛있는거 사먹고 특산품 사가고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들거든요.
큰당신 : 요새 도시에 보면 시티투어 같은거 있잖아요. 부산에도 시티투어가 있고, 김해에도 시티투어가 있긴 있는데 김해 안에만 도니까 주면 도시들하고 같이 협약해서 같이 셔틀버스 한 개 타면 부산과 김해까지 다 도는, 이렇게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이시죠?
김바다 : 네 맞아요.
큰당신 : 관광을 김해로 와주시니까 제가 김해의 대표는 아니지만 김해시민을 대신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운명같은 만남이었다. 자신의 뿌리를 찾아서 김해 수로왕릉을 찾은 서울시민. 그런데 이름이 김해의 한글 이름과 똑같은 김바다씨라니. 정말 신기하도고 신기한 일이다. 일부러 이렇게 시민분들을 맞춰서 섭외를 하려고 해도 어려운 일이었을것이다. 그런데 이런일이 의도치 않았는데 우연히도 일어났다.
모쪼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김해 여행의 소중한 추억이 만들어졌길 바라며, 다음번에는 김바다씨가 다른 서울 친구들과 함께 또 한번 김해를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본편은 아래 동영상으로 시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