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소향 Feb 12. 2022

#12.시절인연(時節因緣)

짤막한 시 쓰기. 

올해에는 좀 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쓰는 글쓰기 활동을 해보려 해요. 마감도 없고, 혼자 쓰는 글쓰기에 이제 점점 지쳐가기도 하고 그래서, 보다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보려고 해요. 

음악 한 곡에 에세이 한편을 전하는 '수요일의 플레이리스트'에 1년간 글쓰기를 함께 하기로 했고, 

스팟성으로 열리는 글쓰기 모임에도 종종 참여하여 

다양한 분들과 서로의 글을 읽고 좋았던 점을 서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아래의 글은 주어진 글감으로 시를 쓰는 모임이었는데, 짤막하게 시를 한번 써봤어요. 

다채로운 글들을 많이 써보는 그런 한해를 만들어 봐야겠어요 :)



키워드 : 여행 

출처 : https://unsplash.com/photos/KMn4VEeEPR8

제목 : 시절인연(時節因緣)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강릉바다인데

오늘 만난 강릉의 바다는 왜 더없이 쓸쓸하게 느껴지는 걸까.  

무엇을 기대하고 난 여기까지 발걸음을 옮겼는가. 

뜻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일까.

지나간 추억을 회상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일까. 

그 무엇도 아니라면 

지난날의 강릉 앞바다의 추억을 홀로 정리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일까. 


하염없이 

그리고 또 하염없이 

걷고 또 걷다 보면 

내게 남겨진 너의 잔상이 

서서히 잊혀져가긴 할까.

너와 나의 시절은 

이미 지나가 버린 후인데 

왜 난 그 시절을 아직 붙잡고 너와의 인연을 놓아주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고통이 기본값인 우리의 현실이 싫어 너를 보내주었는데, 

이제는 슬픔이 기본값인 내 인생이 되어 버렸구나. 

부디 네 세상의 기본값은 행복이 가득하였으면 좋겠다. 


어떠한 기대도, 

헛된 희망도, 

품고 싶지 않아 

이제는 더 이상 강릉 앞바다는 찾지 말아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11.만약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