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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미 Jul 03. 2018

스타트업 투자 이야기

초기 스타트업 투자 검토 시 고려하는 사항(분야별)


안녕하세요. 그동안 매쉬업엔젤스에서 초기투자 일을 해오며 늘 브런치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내일 미루다가 드디어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비가 오니까요. 비가 올 때는 글이 잘 써지기 때문입니다.

첫 스타트를 무슨 주제로 할까 한참을 고민하였는데, 최근 매쉬업엔젤스에서 팀을 발굴할 때 매출만 본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해를 풀고자 ‘초기 스타트업 투자 검토 시 고려하는 사항(분야별)’에 대한 글을 써보려 합니다. 참고로 이 글은 모든 초기투자자를 대변하는 글도 아니고 매쉬업엔젤스의 기준도 아니고 지극히 저의 주관적인 의견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 검토 시 고려하는 사항


먼저 모든 분야를 통틀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팀’입니다. 왜 팀을 보느냐? 초기 투자를 검토할 때는 팀 외에는 볼 것이 별로 없어서기도 하지만 그동안 많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지켜보면서 팀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것을 매번 느낍니다.
물론 뛰어난 대표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대표는 마블시리즈에 나오는 히어로가 아닙니다. (마블 시리즈에 나오는 히어로들도 어벤저스라는 팀을 꾸렸다는 거…) 사업을 하다 보면 리더십 외에도 제품(서비스) 개발, 디자인, 마케팅, CS, 재무 등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무진장 많습니다. 이걸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회사가 커질수록 가장 필요한 대표의 자질 중에 하나는 ‘적재적소에 딱 맞는 인재를 꼬셔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우리 서비스의 프로토타입 정도는 외주 없이 팀 내에서 개발할 수 있을 정도의 구성원과 환상의 팀워크를 갖춘 회사라면 ‘여기 한번 미팅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마구마구 듭니다.

자 그럼 이제 분야별로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 커머스(플랫폼)
커머스는 분야가 넓어 두 가지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중 커머스 플랫폼의 경우에는 '어떤(많은) 입점사들이 입점해있나. 고객 재구매율은 얼마나 되는가. 거래액은 얼마나 되는가.' 등의 수치적인 부분을 주로 묻곤 합니다. 커머스 플랫폼 사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이 바로 ‘숫자를 얼마나 잘 관리하는가’라고 생각합니다. 숫자가 많고 적음을 떠나 사소한 수치라도 분석하고 고민하여 매출과 연결시키고 또 단계별로 알맞은 매출 목표를 세우고 달성해 나간다면 사업 성공확률은 자연스럽게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커머스(제품개발)
커머스 중에서도 제품을 직접 개발하여 판매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판매 중인 제품이 고객의 니즈를 얼마나 잘 파고들었는가’를 위주로 봅니다. 그리고 그 제품의 카테고리 내에서 확장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가(시장크기)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면 우선 검토, 그 외에도 브랜딩, 마케팅 등의 강점이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요.

@ 서비스
대표 포함 구성원들이 얼마나 해당 서비스에 대한 지식과 열정이 있는가와 이 서비스에 열광하는 팬(고객) 층이 있는가를 위주로 봅니다. 미팅 후에 ‘오 나도 어서 이거 써봐야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최고!

@ 콘텐츠
콘텐츠를 볼 때는 과연 이 콘텐츠를 위해 고객이 지갑을 열 것인가를 우선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타겟이 누구인지와 뷰, 공유, 댓글 등의 바이럴 숫자를 위주로 봅니다.

@ O2O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와 이용하는 자의 '수요와 공급이 잘 맞아떨어지는가'와 '서비스 퀄리티 컨트롤이 잘 되고 있는가' 또 얼마나 확장이 가능한지 시장 크기를 우선으로 봅니다. 그리고 O2O는 초기 자본 싸움으로 이어질 경우가 많아서 대표님의 비전과 피칭 능력(의견 전달력)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 광고
광고 분야의 경우 특히나 경험을 중요시합니다. 관련 분야에서 경험이 충분한지를 우선적으로 봅니다.

@ 기술
해당 제품(서비스) 개발과 관련된 이력과 경력이 얼마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석박사급의 관련 전공자가 있다면 good!

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에서의 직장 경력이 있다면 very good!

@ 블록체인
아직 블록체인에 투자한 경험은 없지만 지금의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는 블록체인 분야의 인플루언서를 얼마나 확보하였는지가 우선으로 보입니다.



사실 위 내용들도 중요하지만 매쉬업 엔젤스에서 검토 중인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들이 위와 같은 지표조차 없는 경우가 많아 아무래도 ‘감’이 가장 중요한 것 같긴 합니다…만 결국 '고객이 꼭 필요로 하는지, 고객이 열광하는지,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투자자와의 미팅 전에 참고할만한 한 가지 Tip을 드리자면, 미팅 전에 우리 회사가 가진 specialty가 무엇인지를 고민하여 세 가지 정도로 추린 다음 그 부분을 미팅(또는 IR자료)에서 충분히 어필하는 것입니다.


가끔은 첫 미팅 후에 스타트업이 어떻게 성장 해나갈지에 대한 그림이 쭉쭉 그려지는 곳들이 있는데 그런 회사를 만나면 제 영혼을 팔아서라도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

초기 스타트업 대부분이 투자 미팅을 하자고 하면 엄청 긴장하며 오시곤 하지만 만약 그 대상이 저라면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오셔도 됩니다. 저는 언제나 대표님의 말씀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있답니다. 편하게 이야기해 주세요.


두서없고 지루한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연구하고 가다듬어 더욱 멋진 글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씨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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