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의 그날을 기다리며, 나는 나를 응원한다. #팬이야
가끔.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나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차라리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아예 나는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이러한 상상은 약간의 짜릿함을 선사하지만 결국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상상 속 자유로운 도피와 탈출, 이러한 것들을 꾸게 만드는 이 세상은 우리에게 참 많은 것들을 요구하고, 나는 아무것도 충족시키는 게 없는 것만 같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할까?'로부터 시작되는 생각은 나의 자존감을 조금씩, 조금씩 갉아먹어버립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을 안고 살고 있지만, 결코 그 무게가 가볍지는 않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 부족해질 때, 자우림의 '팬이야'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애써 웃음 지어 보여도
나는 알고 있어 때로 너는 남들 몰래 울곤 하겠지
특별할 것 없는 나에게도 마법 같은 사건이 필요해
울지 않고 매일 꿈꾸기 위해서
언젠가의 그날이 오면
Oh let me smile again in the sun
내보일 것 하나 없는 나의 인생에도 용기는 필요해
지지 않고 매일 살아남아 내일 다시 걷기 위해서
나는 알고 있어 너도 나와 똑같다는 것을
주저앉지 않기 위해 너도 하늘을 보잖아
언젠가의 그날을 향해,
I see the light shining in your eyes.
I'm my fan
I'm mad about me.
I love myself
매일 거울 안의 내게 말하곤 해
I'm my fan
I'm mad about me.
I love myself
매일 거울 안의 내게 말하곤 해
어디론가 남들 몰래 사라져 버릴 수만 있다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은 없었던 사람인 것처럼
내보일 것 하나 없는 나의 인생에도 용기는 필요해
지지 않고 매일 살아남아 내일도, 내일도
언젠가는 그날이 올까. 아직 어둡게 가려진 그날
I'm my fan
I'm mad about me.
I love myself
Day after Day I'm saying same prayer for me
I'm my fan
I'm mad about me.
I love myself
Day after Day I'm saying same prayer for me
I see the light shining in my eyes
I see the light shining in my eyes
I see the light shining
I see the light shining
I see the light shining in my eyes
이 노래는 자우림 4집 'JAURIM'에 수록된 노래입니다. 자우림-하면 대표곡 'Hey Hey Hey', '매직카펫 라이드', '일탈' 등 밝고 경쾌한 이미지를 떠올리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낙화'와 같이 몇몇 심오한 의미(?)를 지닌 노래들 덕에 어두운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첫 번째로 포스팅하게 된 '팬이야'의 경우 역시 밝은 분위기의 노래에 속합니다. 경쾌한 기타 사운드를 시작으로, 보컬 김윤아는 '너'를 위로하는 동시에 '나'를 위로합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와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통해 공감을 하며 마음의 어떠한 치유를 느껴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공감은 곧 나눔입니다. '나'는 '너'와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꺼냅니다. 사람들 앞에서는 늘 웃고 있지만 혼자 있으면 울기 일쑤인 생활, 울지 않고 또 주저앉지 않고 싶은 마음, 간절히 바라는 '언젠가의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 '나'는 어쩌면 조언을 해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힘이 들 때마다 일어설 수 있는 특별한 비결, 바로 '자신을 사랑하기'를 말입니다. 노래 제목에서 말하는 '팬'은 바로 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나는 나의 팬이고, 나는 나에게 미쳤고, 나는 나를 사랑한다. 매일 거울을 통해 내 얼굴을 보며 이러한 애정의 말들을 한다고 상상해보세요. 사실 조금은 부끄럽고 꺼려지는 게 사실입니다. 저의 경우에도 화장하기 전 맨얼굴 상태에서 거울을 보면 애정은커녕 한숨부터 나오니까요. 그렇다고 화장을 한 후에 거울을 보면 기분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거울을 통해 제 얼굴을 바라보기 보다는 부분 부분을 보며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을 찾기 바쁩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울 속 나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에 대해 어딘가 모를 낯섦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거기에 대고 사랑한다는 말이라니요. 하지만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우리는 가끔 나보다도 남을 우선시하는 나머지, 나를 잊어버린 채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남에 맞추어 생활하는 삶으로부터 돌아오는 건 남에 대한 집착과 나에 대한 자책, 그리고 불만입니다.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그들에게는 관대하면서 나에게는 냉정하게 대하는 태도. 물론 그 반대의 경우(자기 본위적 편향)도 있지만, 이렇듯 나에게 차가워지는 게 심해지면 우리는 한없이 밑으로 추락하게 됩니다. 내가 나를 가둔 채, 자책과 후회의 파티를 여는 것이죠. 심하면 자존감이 낮아져 매사에 의욕을 잃게 되고 자신감도 낼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나 자신을 자주 돌아보되 너무 혼내진 말아야 합니다. 나도 사람이니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완전하지 못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랑해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팬이 되어 응원하는 스타들도 늘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매일 거울 앞에 서서, 아니면 나 자신을 가만히 쓰다듬으며 사랑한다며, 너의 팬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해보는 시간을 자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가장 소중한 사람은, 다른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입니다.
저에게도 꼭 이루고자 하는 '언젠가의 그날'이 있습니다. 그날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수없는 일을 겪을 것이고 그 속에 좋은 일들이 많을 것이며 나쁜 일이 적을 것이라고 절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더 많은 상처를 얻을 것이며 물론 더 많은 기쁨도 얻을 것입니다. 채워지지 않은 마음으로 찢어야 할 달력이 수없이 많습니다. 긴 시간을 버티는 동안, 가장 수고할 나 자신을 늘 응원하고 격려하며 이겨낼 용기를 얻을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