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선화 May 02. 2016

0. 잔잔함 속에서 흔들림을 찾기

그 수고로움에 대하여

왜 굳이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너는 참 인생을 피곤하게 사는구나.


나를 가까이서 지켜봐온 여러 명의 사람들이 자주, 정말 자주 했던 말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란  무엇일까?' '왜 나는 이러하지?' '과연 저런 게 옳은 걸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또는 누군가에게 자주 던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즉 누군가에게는 잔잔하게만 보이는 물가가, 내 눈에는 어지럽게 보이는 것이다. 언뜻 보면 철학을 좋아하는 멋진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만, 내가 '멋지다' 대신 '피곤하다'라는 평을 듣는 이유는 아마도, 내 이러한 생각들을 뒷받침해줄 논리적인 근거와 관련 이론이 부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지식이 부족한 사람이다. 더군다나 책을 읽는 걸 아주 좋아하지 않는다. 셀 수 없는 고민들은 빙글빙글 돌며 끊이지 않는 소용돌이를 만들어낸다. 아는 것도 없는데 떠오르는 생각들만 많고 공감하고 이해해줄 사람은 적으니 답답하고 안타까운 적이 많다. 그러나 성격이 게으르고 당장 암기 위주의 학업에 치이고 있는 나는 아마도 이 상태로 머물 것이다. 나름대로 내린 결론에 따르면, 내 생각에 대한 답을 어차피 찾아본다 한들 누군가의 이론일 뿐이며 그 종류도 다양하므로 결국 속 시원한 답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가령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정확한 답이 달릴 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논리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나만의 순수하고도 어지러운 생각들을 이 공간에 풀어놓고자 한다. 내 머릿속에서 솔솔 피어났기에 순수하고, 답이 나오지 않기에 어지럽다. 나는 글쓰기의 위대한 힘을 믿는다. 글쓰기를 거치면, 마음이 정리되는 걸 몸소 경험한다. 형체 없이 춤을 추던 생각들이 글자 속에 갇힌 채, 정갈한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하는 걸 보면서 희열을 느낀다. 또한 안정을 느낀다.

이 글을 시작으로, 정리하지 못 한 생각 괴물들을 글자라는 틀에 차곡차곡 집어넣어보고자 한다. 그래야 내가 편하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