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한국인입니다.
저도 한국을 떠나 해외에 살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분들의 글을 인터넷으로 접하곤 합니다.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 각 나라마다 한국인으로서 자기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분들을 보면 저도 영감을 받게 됩니다. 더 열심히 살아야 겠구나라고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분들의 화려한 삶에 부럽다 라는 생각을 가끔씩 가지기도 합니다.
뉴질랜드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영어를 좀 더 잘하고자 영어권 나라를 선택한 것입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신청까지 다 해놓고 가질 않았고, 캐나다 워킹 홀리데이는 뽑히기 힘들다고 하고, 그나마 뉴질랜드가 비자를 얻기 제일 쉬운 나라였습니다. 영국이나 미국같은 곳은 물가가 비싸서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시골 같은 뉴질랜드에 살다가 유럽이나 다른 나라로 놀러가면 엄청난 대 도시와 역사에 놀라곤 합니다. 런던에 놀러 가니 확실히 큰 도시이긴 하더군요. 우리가 특별 전시를 해야만 볼 수 있는 마그리트나 앤디 워홀의 그림이 미술관 한 벽면에 흔하게 걸려 있고, 런던에서 처음 관람한 뮤지컬은 입이 쩍 벌어질 만큼 웅장하고 신선한 충격이였습니다. 에딘버러는 도시 자체가 역사였습니다.
그에 비하면 뉴질랜드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1800년대 후반에 이민자들이 배를 타고 건너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유럽처럼 눈에 볼 수 있는 역사나 건물들이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그만큼 인간 손에 덜 탄 자연과 천년 쯤 된 나무들을 간혹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일 수 있겠네요.
제가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나라마다 저 마다의 라이프 스타일이 있습니다.
어떤 나라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은 물론, 삶의 방향을 송두리 째 바꿀 수 있는 요소입니다.
뉴질랜드는 마치 '자연이 좋다' TV프로나 청산별곡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좋은 나라입니다. 아이를 키우기에도 좋은, 그래서 이 곳 사람들도 20대에는 큰 도시에서 신나게 놀다가 가정이 생기면 다시 뉴질랜드로 회귀하기도 합니다.
반면, 자신이 성공하고자 하고 큰 야망이 있는 친구가 이 곳에 오고자 한다면 그다지 적합한 나라 선택은 아닙니다. 사람들도 태평하고, 이런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처음에는 여유롭게 지내다가 슬슬 나태해 집니다. 큰 도시를 좋아한다 해도 이 곳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유명한 가수나 그룹, 셀럽들은 호주 시드니까지 왔다가 뉴질랜드는 깔끔하게 무시하고 돌아갈 정도로 뉴질랜드 시장은 매우 작습니다. 게다가 다른 나라들과 거리차이가 너무 나서 문제는 첩첩산중.. 비행 거리도 너무 길고 비싸기도 해서 한번 어디 해외로 놀러가려고 한다면 마음을 굳게 먹고 나가야 할 정도입니다.
이런 곳에 있다보니 제가 놀러가고 싶어 하는 나라들은 휴양지가 아닌 대 도시에 역사가 오래된 나라들입니다. 마치 가수 이효리씨가 "자연이 지겨워! 도시! 도시에 가고 싶어!" 라고 외치는 것 처럼 말입니다. 저는 다른 나라에 가면 보타닉 가든(Botanic Garden)은 안 갑니다. 자연은 뉴질랜드에서 지겹게 보니까요.
가끔씩 아무런 변화가 없는 삶에 지루함을 느끼다가도 창 밖에 보이는 노을을 보고 있으면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에 마음이 벅차 오르곤 합니다. 네, 저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분들께서도 잘 지내셨으면 하는 저의 바람입니다.
위의 글은 올해 발간 된 책 <나는 뉴질랜드에서 일한다>에서 발췌, 편집하고 수정한 글입니다.
책에서 발췌 된 글로는 이번 회로 마무리 합니다. 그동안 매거진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매거진으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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