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다섯 해를 함께 한 부모님의 결혼
가장 가까이에서 보아서 나는 누구보다도 날카로운 눈으로 이 부부를 바라보았을 것이다.
여자와 남자는 기막히게 잘 맞거나 이상적인 부부는 아니었다. 때론 격하게 다퉜고, 사소한 것에도 의견이 많이 달랐다. 여자의 눈은 종종 남자를 흘기고 남자는 여자를 공감하지 못한 적이 더 많았다. 사랑보다 미움이 더 많은 게 아닐까 싶었던 그들의 젊은 시절도 보았다.
하지만 이제 갓 삼 년 넘은 결혼 후배의 눈으로 보면 이들의 45년 세월은 경의롭다.
여자는 매번 병마와 싸운 남편을 지극정성 보살펴 살렸고 남자는 어떤 시절에도 살림의 결핍이 없도록 책임을 다했다.
이제야 든 생각은 이 부부만큼만 살아도 참 좋겠다.
마흔다섯 해 세월이 지나 외모가 이렇게나 바뀌어도
서로를 떠나지 않고 곁에서 힘이 되어준 그 사랑 무언가를 지속한 이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