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고민할 때
무조건 구리다. 당신이 못나서가 아니라, 창업에는 뛰어들기 전에 절대 배우지 못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첫 아이템은 어차피 구릴 거니까, 빠르게 시작하고, 얼마나 구린지 확인하고, 빠르게 버리든지, 빠르게 개선해 가라. 누구도 첫 아이템이 구리다고 당신을 욕하지 않는다. 모두가 다 구리기 때문이다. 자존심을 제일 먼저 버리고, 내가 믿었던 "잘 되는 것"에 대한 기준, 내가 믿었던 "잘 팔릴 아이템"의 기준도 버려라. 나는 창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새롭게 들어오는 인풋만을 가지고,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경험을 쌓아나가야 한다. 참, 아이템이 얼마나 구린지 판단하는 기준은 하나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구린 것은 돈을 못 버는 것이다. 매출만큼 솔직한 것은 없다. 어떤 변화를 주면, 매출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둘 중 하나의 결과가 나올 거다. 매출이 오르는 길이 무엇인지 부지런히 테스트하고, 성공하는 길을 선택해라.
창업에 정의감, 혁신, 멋짐, 공정같은 쓸데없는 의미를 담지 마라. 창업에 어떤 멋져보이는 의미를 갖다붙이게 되면, 그 의미를 핑계로 사용하게 된다. 인간은 다 그렇다. 우리는 사회적 기업이니까, 제품 퀄리티가 조금 낮아도 돼. 우리는 사회공헌을 하는 멋진 기업이니까, 이런 건 이해해줄거야. 이런 것들 말이다. 어떤 사회적 가치를 담는다고 고객들이 거지같은 제품을 이해해줄거라고? 미쳤는가? 좋은 제품에 의미까지 좋으면 +@점수가 제곱으로 붙지만, 나쁜 제품에 의미를 핑계로 사용하면 -@점수가 세제곱으로 붙는다. 커피가 놀랍도록 맛있었는데, 거기에 공정거래라는 의미까지 담겨있어야 +@가 되는 것이지, 맛대가리 없는 커피에 공정거래라는 핑계만 붙여놓으면 공정거래를 지지하려는 사람들도 떠나게 된다. 좋아보이는 의미만 잔뜩 쳐바른 사회적 기업은 돈을 못 번다. 사회공헌 끝내주게 잘 하는 대기업은 있어도, 잘나가는 사회적 기업은 없다. 사회적 기업이 돈을 못 버는 이유는 하나다. 판매하는 서비스나 상품이 구려서다. 진짜 세상에 크게 좋은 일을 하고 싶다면, 정말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많이 팔아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무조건 옳다.
기업은 이익창출을 위한 집단이고, 따라서, 창업의 이유는 한계가 없는 자기성장과, 근로보다 나은 수입을 위해서다. (혹은, 취업시장에서 도태되어 창업 말고는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없든지) 다른 이유는 없다. 회사는 오직 돈을 위해서 움직여야 한다. 기업이 최대한의 이기심을 가지고 높은 매출을 위해 모든 것을 최적화하면, 역설적으로, 소비자의 편익이 증가한다. 좋은 서비스를 좋은 만큼 비싸게 팔거나, 적당한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팔거나 둘 중 하나로 수렴하기 때문이다. 창업을 하려면 소시민적 마인드를 버리고, 공격적으로 야망을 품어라. 크게, 높게, 좋게, 그것도 끝내주게 크게, 끝내주게 높게, 끝내주게 좋게 말이다.
2번에서 말을 좀 강하게 했는데, 이번엔 좀 따뜻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육체적 컨디션이 떨어지는 것보다, 마음의 컨디션이 떨어지는 것이 훨씬 위험하다. 몸은 좋은 음식을 먹고, 영양제를 넣고, 커피를 들이붓고, 약을 넣어서 바로바로 커버할 수 있지만, 정신건강은 그렇지 못하다. 창업을 하게 되면 1인기업이나, 10인 이하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일텐데, 그렇기에 개개인의 퍼포먼스가 정말로 중요하다. 육체적 컨디션이 떨어지면 퍼포먼스가 30%정도 깎이지만, 정신적 컨디션이 떨어지면 일을 시작도 못 하게 될 수도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번아웃과 무기력증, 우울증이다. 개인의 포텐셜을 속박하는 가장 큰 요소는 심리적 상처일 가능성이 매우 높고, 내 경우에도 그랬다. 1인기업을 운영하는 나는, 마음의 상태에 따라 월 매출이 5배까지 왔다갔다 하는 일을 경험했다.
심리상담은 1세션(5~60분)당 10만원 정도에 책정되어 있고, 신경정신과 상담+약물치료는 1회 진료당(상담 30분 이내 기준) 대략 약값 포함 1~2만원 정도의 진료비가 나온다. 신경정신과는 병원이기 떄문에 의료보험 적용이 되어 일반 심리상담보다 저렴하다. 두가지 다 일반적으로 1주일 1회가 기준이니, 여유가 된다면 모두 하는 것도 좋고, 신경정신과 진료+약물치료만 주기적으로 받는 것도 좋다. 현대 사회의 디폴트, 그리고 창업 생활의 디폴트 자체가 마음에 부하를 많이 준다.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이 올 수 있는 건 누구에게나 너무 당연한 일이다. 지친 몸을 위해서 그 비싼 홍삼은 사먹으면서, 지친 마음은 이상하리만치 안 돌보는 한국 사회가 참 이상하다. 일하느라 지친 마음을 돌보는 것을 당당하고 당연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나의 경우는 청소년기 트라우마를 해결하지 못해서 힘들어했었고, 그게 나의 생각을 닫아놓는 큰 장벽이었다. 작년 여름부터 항우울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있는데, 이전과 비교해서, 삶과 일을 대하는 태도와 에너지, 퍼포먼스와 매출이 천양지차로 달라졌다. 참,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물론 좋지만, 스스로에게 잘 하고 있다고, 좋은 결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자주 이야기해주길 바란다. 내 마음을 가장 많이 쓰는 건, 나 자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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