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기업 대표가 이력서를 쓴다구요?
1인기업 대표로 지내면서, 내게 가장 부족한 인풋은 객관적인 기준을 통한 자기평가다. 업무를 같이 진행하는 파트너들로부터 여러 피드백을 받기도 하지만, Am I Qualified?이라는 질문에 대한 상세한 답변을 받기에 충분하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원티드를 통해 힙한 요즘 회사들에 이력서를 보내는 일을 시작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어떤 포지션과 JD 레벨에 서류 통과가 되는지, 어느정도 레벨의 회사와 인터뷰를 통과하는지를 보는 것. 그것을 통해 내 역량을 유추할 수 있다. 연락도 안 오는 회사도 있을 것이고, 재빠르게 연락이 오는 회사도 있겠지. 그것을 통해, 나에게 욕심을 내는 회사의 포지션 특성과, 그렇지 않은 회사를 찾는 빅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 내가 기업의 구성원이라면, 인턴인지, 대리인지, 사원인지, 팀장인지, 내 실력을 재어보는 것. 그것이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 이유는, 이직, Why not? 이다. 1인기업 대표로서 시공간의 자유를 비교적 더 누리는 것은 장점이긴 하다만, 퇴사 이후로 내내 복작거리고, 사람들과 바쁘게 부대끼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스타트업 생활이 그리웠다.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영역을 넓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삶에는,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필연적으로 그 자리에 빨려들어가는 일이 꼭 생기기 마련이었다. 이렇게 여러 곳에 이력서를 토스하다 매력적인 포지션에 붙으면, 그건 날 빨아들이는 필연이라고 믿을 생각이다. 학교를 미룬 나에겐, 실무 이력에 멋진 회사 이름을 넣는 게 굉장히 중요하기도 하고 말이다.
진부한 칸 채우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양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나를 소개하는 글로 시작하는 구성을 취했다. 경력사항과 각 경력별 성과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기 전에 내가 누구인지, 어떤 재주가 있는지를 먼저 전달하는 구성이다.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소개가 선행되어야만, 내 경력들을 한 줄의 타임라인으로 이어서 이해하기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포트폴리오는 보여주어야 하는 매체에 따라서 구성을 달리했다. 영상을 보여줘야 하는 부분은 16:9비율로 여러 썸네일이나 단일 썸네일을 보여주고, 하단에 영상 링크를 첨부했다. 웹개발 레퍼런스를 보여줘야 하는 부분은 웹페이지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웹페이지 스크린샷을 세로로 길게 배치했다. 우상단에는 타이틀을, 우하단에는 웹페이지 링크와, 웹페이지에 추가한 기능과 기술들을 첨부했다.
현재 열 개가 넘는 포지션에 이력서를 넣었고, 인터뷰를 진행한 회사가 하나 있었다. 집에서도 가깝고, 바이오테크를 다루는 스타트업이라,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도 큰 회사다. 데이팅 앱 글램에서도 티타임 제안이 왔다. 나머지는 아직 모르겠다. 이 글을 쓰는 일요일을 기준으로, 이틀 전인 금요일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이력서를 넣었으니까. Never Know what will happen. 세상에 띄운 내 이력서를 통해 스스로를 재평가하고, 또,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혹시 저와 함께 일해보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johnny@dreamstorysnap.com으로 메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