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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한나무 Feb 07. 2021

마시멜로 챌린지

<4인 가족, 40대 아빠의 창업 도전기> #24

© Pexels, 출처 Pixabay


어떤 경우라도 용납할 수 있다. 

끝내 그 길을 걷고자 애쓰고 포기하지 않으며 꿈꾸는 것이라면...




지난 12월 중순부터 학교에 보내지 못하고 있는 딸과, 누나와 함께 있을 수 있기에 따로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은 아들을 돌보고 있다. 이로 인해 단기간 알바의 일을 아내가 하고 있다. 올해 9년차에 들어선 결혼생활 중 하루 이틀이 아닌 한 달 이상 서로의 역할이 바꾸어 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그간 서로의 위치에 대해 적잖이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생겼다. 그동안의 아내의 경험과 느낌을 내 언어로 정확히 전달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육아담당의 하루는 이렇다. 


- 집에서 자녀를 돌보는 자여도 계획을 잘 세우면 개인의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고 참 많이 어렵고 힘겨운 일이었다. 더구나 코로나로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있다는 건, 아무리 두 자녀가 둘이서 함께 잘 놀아도 부모가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기에 계속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없는 살림이어도 조금만 노력하면 알뜰히 경제생활을 잘 꾸려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크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집안일은 생각보다 많았고 그로 인해 어떤 계획을 세운다는 자체가 매우 피곤하며 여력이 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 크게 어렵지 않은 일이고, 시간이 많이 여유로운 단기간 알바의 일이니 수월하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해야 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버거운 일임을 이미 지난 8년간 경험했던 것이 생각났다. 


- 집안일은 정해져 있는 것이라 생각했기에 루틴처럼 착착 해내면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실제로 어렵지는 않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으며, 자녀들의 한 끼 식사를 챙겨 먹이는 일이 육적으로 또 심적으로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 별로 한 것이 없는데 하루는 금방 지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한 아내가 단 5분이라도 일찍 오기를 바라는 마음과 차려놓은 식사를 제때 할 수 있는 것이 여러모로 편하고 기분 좋은 일이라는 것이다. 


- 그동안, 퇴근하고 들어오면 이젠 집에 왔으니 지금부터는 내가 육아 담당이라고 떠 맡기려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도 놀다 들어오는 게 아닌데 하는 생각에 조금은 부담스러웠었다. 그러나 내가 지금 자연스럽게 그러고 있다. 


이외에도 순간의 감정과 생각이야 많았을 것이나 기록으로 남기기엔 내가 많이 게을렀다 생각한다. 

이 돌봄과 양육의 생활은 대략 3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역할이 바뀌어 있는 나와 아내는 집안의 가장인 남편의 창업 도전과 함께 시작된 많은 변화와 시도의 과정에서 부모로서의 역할뿐만이 아닌 우리 가정의 경제적, 지적, 정서적 성장을 위한 과도기를 거치고 있다. 남편인 나 스스로의 변화와 그 과정이 녹록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남편 못지않았던 아내에게 변화의 균열은 좀처럼 생기지 않았었다. 아직 갈 길이 꽤 멀다. 그러나 분명한 건 아내 또한 변화의 시작 단계에 있다는 것이고 우리 부부와 가정에 다가온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는 것이다. 


힘겹게 시작했던 유튜브와 한 번의 방향 전환, 스마트 스토어 시작을 위한 강의 수강과 출발, 약 2개월 뒤 시작될 새로운 일에 대한 준비의 과정, 그 외 주체 못 할 생각의 폭발과 바쁘기만 한 머리를 매 순간 혼란 속에서 정리하고 다듬는다. 


그 과정에서 책, 강의 등 유무형의 멘토들을 통한 자체 점검의 시간을 많이 가지게 된다. 재능과 돈과 내세울 만한 실력이 없는 와중에 장거리 트랙에 올라 페이스를 맞춰 뛰어야 했던 나를 단거리 트랙에 세워두고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는 결승선을 바라보며 발만 동동거리는 시간을 꽤 많이 가졌다. 


장거리 트랙에서 나 자신과 싸워야 하는 고독한 경주, 그 경주에서 뛰는 동안 자주 멈춰 서거나 트랙 바깥을 바라보거나 다시 시작점에 서서 신발 끈을 다시 매는 일을 반복할지도 모른다. 경주하는 법을 몰랐고, 잘 몰랐고, 배울수록 더 모르겠던 지난날이 있다. 


그러나 어차피 고독한 싸움임을 알고 시작했으며 그걸 간절히 이겨내고 싶은 건 여전하다.


경주의 과정 중에 때마다 생겨나는 장벽을 넘어뜨리고 도미노처럼 다음 장벽을 넘어뜨리는 점차적 성장을 내 앞에 두고 있다. 곧 손을 내밀어 움켜쥘 것이다. 


그렇기에 어떤 경우라도 용납할 수 있다. 

몇 번의 방향 전환과 계획 수정이 있더라도 끝내 그 길을 걷고자 애쓰고, 포기하지 않으며 꿈꾸는 것이라면...


"꿈을 꼭 이루겠다는 당신의 결의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라"  - 에이브러햄 링컨



마시멜로 챌린지 : https://www.instagram.com/p/CKu8wXNFfMY/?utm_source=ig_web_copy_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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