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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돌 Oct 30. 2023

직장에서 결국 성공하는 사람

반짝 왔다 사라지는 사람, 말고

30년 직장 생활하면서 많은 사람을 겪기도 하고 보기도 하였다.


꾸준히 성장하는 사람도 보았고, 그냥저냥 지내다 사라지는 사람도 보았다. 반짝 떴다가 퇴장하는 사람도 보았고 무너졌다가 다시 튀어 올라 승승장구하는 사람도 보았다. 개개인의 성향과 스타일이 다르듯 인생을 살아내는 모양과 형태 또한 제각각이었다.


조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재능이 필요하다.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과 실력을 갖춰야 하고, 정직하고 성실해야 한다. 상황에 맞게 조직을 잘 이끌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리더십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사람들이 모두 고위임원이나 대표이사가 되지는 못한다.


조직의 정점인 대표이사가 되려면 실력도 중요하지만 타이밍도 중요하다. 현재의 대표이사와 같이 회사를 키워온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승계할 수 있을까? 실력과 인품, 리더십 모두 갖췄다 하더라도 대표이사와 한두 살 차이면 어려울 수 있다. 나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음 대표이사는 임기를 감안해서 3~5년 정도 어린 후보 가운데에서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 현 대표이사와 같이 회사를 키워온 연배가 비슷한 전무, 부사장들은? 아쉽지만 대부분 거기까지인 경우가 많다. 이건 실력과 무관하게 운이 지배하는 경우의 수다. 그래서 직장생활에서 의외로 운이 매우 중요하다. 대표이사뿐 아니라 팀장급 조차 운빨이 중요하다. 팀장이 갑자기 회사를 그만둬서 팀장으로 승진하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30년 동안 직장 생활하면서 발견한 성공한 사람 - 조직에서 고위임원이나 대표까지 이른 사람 - 에게서 발견한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복 짓는 버릇이 있다. 이 무슨 ChatGPT가 귀신 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흠...


복을 짓는다는 게 무엇일까? 적선(積善), 적복(積福)은 대가를 바라지 않고 틈날 때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주변을 성의껏 도와주는 것이다. 회사가 잘되도록 하는 일에 힘을 보태는 사람이다. 쉽게 말해 내 일이 아니더라도 남이 잘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알게 모르게. 모르게 하면 복이 더 크게 쌓인다. 내부경쟁이 치열한 직장이라는 정글에서 의외로 타인의 업무, 남의 프로젝트가 성공하길 바라며 진심으로 도와주는 사람, 흔치 않다. 이런 사람은 자연스럽게 복을 짓게 된다. 주변의 평판과 인정은 덤이다.


둘째는 어렵더라도 회사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면 욕먹을 각오를 하고 해내는 사람이다.


밑져야 본전인 과제, 성공하기 어려워 보이는 프로젝트, 사고쳐서 엉망이 된 소송이나 분쟁. 누군가는 해결하고 정리해야 한다. 이런 일에 두 손, 두 팔 걷고 구정물에 손 담그고 설거지해내는 사람이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내 손에 뭐 묻을까 싶어 얼른 뒤로 숨어 버린다. 잘해봐야 본전인 개고생을 하고 싶은 사람은 드물다. 호명되더라도 어떻게든 핑계를 대고 빠져나가려 한다. 하지만 대표까지 오른 리더들은 팀원이거나 팀장일 때도 이런 일을 잘 수습하고 해결해 낸다. 그런 와중에 주변에서는 바보 같은 놈이라고 비웃고 심지어 욕을 기도 한다. 욕먹으면 오래 산다는 말이 있다. 이 말에는 앞의 말이 생략되어 있다. 좋은 일, 착한 일하면서 욕먹으면 진짜 오래 사는 복을 받는다. 수명이 길어지는 복을 받는 수준이니 대표이사 포지션 정도야....


이 두 가지만 잘해도 고위임원, 대표이사까지 갈 수 있다. 복을 지어 사다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조직은 결국 집단지능의 집합체다. 개인보다 훨씬 다양한 각도에서 사람을 판별해 낸다. 한때 잠깐은 주변을 속일 수 있지만 긴 시간 동안 모두를 속일 수는 없다.


고위임원이나 대표이사를 오래 한 사람들은 이 두 가지를 본능적으로 타고났거나 성장하면서 내면화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성공하려면 이 두 가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장담하건대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 두가지 질을 갖춘 사람은 결국 조직에서 성공한다. 30년 동안의 경험과 관찰을 통해 내린 결론이다. 물론 반짝 영입돼서 왔다가 빠르게 사라지는 이상한 임원이나 대표도 있긴 하다. 그런 사람들은 예외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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