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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돌 Nov 01. 2023

초심자의 행운은 삶의 부비트랩

진지한 성공? 우연한 성공?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노력과 성공의 관계에서 노력한 만큼 성공하게 되면 대개 사람은 겸손하고 겸허해진다. 성공한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존중과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된다. 그 자리에 가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고생했는지, 자신도 잘 알기 때문이다.


우연한 운빨 또는 재수로 출세하거나 벼락부자가 되는 경우에 문제가 생긴다. 자신이 들인 노력에 비해 과한 결과를 손에 쥐게 되면 대개 자신이 뭔가 특별한 사람, 특별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자만심과 오만함이 생겨난다.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자기만큼 못 되는 사람을 무시하는 마음도 생겨난다. 성공한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우습게 생각한다. 저거 다 운빨인걸, 뭐.


어떤 성공은 실패만도 못하다. 별다른 노력 없이 행운으로 거머쥔 성공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기 십상이다. 오만과 경솔하게 살다 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자초한다. 대개 스스로 무너지는 자멸의 길을 걷는다.




주식시장에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게 있다. 소액으로 조심스럽게 처음 주식에 투자하는 초심자는 대개 돈을 벌게 되는 행운을 이르는 말이다. 주식투자가 우습게 보이기 시작하고 자신이 투자의 귀재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다음은 다들 아시는 바와 같다. 점점 더 큰 액수를 베팅하기 시작하고. 최고점에서 폭락이 시작되고 수익은 마이너스를 질주하다 깡통계좌로 변해 버린다.


초심자의 행운은 치명적인 불운으로 끌어들이는 인생의 미끼이고 삶의 부비트랩이다. 덥석 물면, 인생 한방에 훅 간다.


노력과 헌신의 시간을 보내고 좌절과 실패를 통과하면서 만들어낸 성공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다. 100의 노력을 들여서 90~110 사이의 성공을 거둔다면 그게 그렇게 기뻐하거나 놀랠 일인가? 그런 성공을 해내는 사람은 담담하고 겸손하다. 이런 분들은 어떤 성공이라도 거기에 걸맞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이치를 안다. 그게 땀이든 노력이든. 청춘의 즐거움이든. 가족의 행복이든. 심지어 때론 자신의 건강을 대가로 내어 놓아야 하기도 한다. 그러니 크게 기뻐할 이유가 별로...


100의 노력으로 1000의 성공을 거둔 사람이 두 팔 번쩍, 환호하고 소리 지르며 기뻐서 날뛰기 마련이다. 축하한다. 당신은 방금 불행으로 가는 인생의 미끼를 물었다. 이런 성공은 곧 삶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하고 실패와 좌절 또는 파멸의 구덩이로 삶을 몰아간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성공한 사람은 성공에 대해 그렇게 우쭐하지 않는다. 그만큼 대가를 치렀거나 치르는 중이거나 치러야 함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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