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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돌 Nov 07. 2023

독자보다 작가가 더 많아진 느낌

좋은 건가, 나쁜 건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 안 사고 안 읽기로는 유명하다.


성인 40%가 일 년 동안 책 한 권을 안 읽는다. 그래서 평균으로 보면 일 년에 한 내외다. 일 년에 4권 이상을 자랑하는 일본에 비해 한참 뒤처진 게 현실이다. 혹자는 책을 안 읽는 거지, 다른 매체(페이스북, 인터넷블로그 등)는 많이 보는 거 아니겠냐고 하기도... 아님 다른 매체의 활자를 많이 보기에 책을 안 본다고도...


반면 최근 단행본 발간은 오히려 늘고 있다. 아마 전자책이나 pdf형태 출간까지 감안하면 훨씬 더 많을터이다. 독립서점도 늘어 가고 있다.


이런 아이러니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남이 쓴 글은 안 읽으면서 내가 쓴 글은 읽어달라는 이다. 수요는 줄어드는데 공급은 오히려 늘어나는 기이한 시장. 출판시장이 고전해 온지는 벌써 이십 년도 넘는다. 몇몇 대박 출판사를 제외하고...




난 이 괴이한 현상이 오히려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지식과 정보를 일방적으로 수용해야 했다. 전문가나 등단한 작가 정도 되어야 책을 낼 수 있었다. 그래서 책들이 재미가 별로...


하지만 이젠 변했다.


한국인들의 평균적인 발화력(發話力)이 강력해지고 있다.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개진하는 근력과 기교가 점점 더 강해지고 현란해지는 느낌이다. 이젠 사람들이 가만히 듣고 있지 않는다.


의견을 이야기하고 삼삼오오 모여 책을 내기도 하고 때론 혼자 독자적으로 책을 낸다. 자신의 생각을 사회에 던지고 세상에 외친다. 그런 한국인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인은 원래 발화력이 좋은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구전동화나 판소리, 옛날이야기를 보면 깊이가 있고 해학이 있다. 반전과 통찰, 재미가 넘친다. 우린 원래 한 말발하는 민족인 것이다.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 - 말 잘하면 빨갱이, 독재시대 언론탄압 등 - 로 입을 다물고 살아온 것뿐이다. 이제 입말이 폭발하고 글말도 폭발 중이다. 브런치만 봐도 매일매일 엄청나게 많은 게다가 심지어 훌륭한 글이 올라온다.


명리학에서 창작과 글쓰기는 식신(食神)을 강화하는 용신술이다. 명리에서 유명한 것 중의 하나가 식신생재(食神生財)다. 식신을 강화되면 돈이 들어온다는 이야기다. 웬 명리이야기...?


이런 국민적인 글쓰기, 책 쓰기 열풍이 K-콘텐츠로 발전해서 우리나라가 큰돈을 버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느낌이다.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작가가 되어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은 좋은 일이다. 쓰다 보면 읽게도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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