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도 차면 기울기 마련이다. 삼라만상은 순환하고 생겨나서 번성하다가 쇠퇴하고 소멸한다. 이 흐름을 벗어나는 건 없다. 우주와 자연이 그렇고 인간사도 마찬가지.
요 며칠 사이 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경기가 빠르게 식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에 더해서 인텔의 저조한 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큰 조정을 받았고 한국, 일본, 대만의 증시는 더 큰 조정을 받았다. 다음날 기술적인 반등을 하긴 했지만 오늘은 다시 하락하고 있다.
자, 앞으로 주식시장은 어떻게 될까?
누구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 미국시장은 과열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 시절 엄청나게 찍어낸 조 단위 달러의 유동성과 낮은 금리를 바탕으로 비정상적으로 오버슈팅되었던 주가 고점 근처를 이미 도달해 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아마도 신기술 성장주에 대한 환상과 테마를 동력으로 시장이 너무 과열되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오버슈팅의 동력은 챗GPT가 촉발한 AI 광풍이 그 추동력이었다. 하지만 과연?
이번 폭락이 오기 4주 전 지난 7월 10일 날 브런치에 올린 AI 버블이 터질 걸, 경고했던 글이다. 말미에 엔비디아 주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게 현실이 되었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주가에 대한 예측은 챗GPT가 아니라 챗GPT 할아버지가 와도 못 맞춘다. 왜 그럴까? 모든 AI는 데이터로 학습하고 데이터는 태생적으로 미래의 것이 아니라 과거의 데이터이다. 당신은 AI가 과거의 데이터 속에 숨어 있는(?) 또는 숨어 있을지도 모를(?) 그 무언가의 패턴을 찾아내고 그 패턴을 미래로 투사해서 정확히 예측할 것이라고 믿는가? 믿으신다면 순진한 것이고 확률론부터 다시 공부해 보셔야 한다. 결론은 이벤트의 특성상 맞을 수가 없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데 앞을 보면서 운전하는 게 아니고 백미러를 보면서 운전하는 데, 어떻게 운전을 잘할 수 있겠는가? 길이 어떻게 휘어질지 또는 도로에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데.
오히려 챗GPT보다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주식시장의 부침은 더 잘 예견할 수 있다. 물론 주식시장에서 돈을 버느냐, 잃느냐는 예측과는 완전 별개지만. 무슨 말인지 아시는 분들, 많으시죠. ㅋ 달도 차면 기울고 주가는 올라가면 내려오기 마련이다. 지금은 조정받을 시기이고 조정받아야 할 시기이다. 미국시장은 대략 20~30%는 조정을 받아야 된다. AI 버블이 터져야 하고 이 과정에서 기술주 조정이 빠르게 일어날 것이다.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하니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도 나와야 한다. 결국엔 미국의 실물경기 하강을 확인한 뒤 연준이 금리를 낮춰야 한다. 금리가 내려오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조정이 마무리되고 재상승 분위기로 시장이 바뀔 것이다.
이게 언제쯤일까? 아마도 내년 상반기는 되어야 할 것이다. 하반기에 연준이 금리를 낮추기 시작하더라도 효과는 내년 상반기에나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그때까지 미국시장은 조정받을 확률이 높고 한국시장은 덩달아 지지부진할 것이다. 우리 코스피는 미국 나스닥처럼 코로나 정점까지 가보지도 못했는데 억울하긴 하다.투자하시는 분들은 미련을 버리시고 배당주, 채권,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하는 타이밍이다. 당분간은.
추가) 이 글은 주식투자에 대한 권유나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의 생각과 판단으로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