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버킷리스트
사각사각, 종이에 무언가를 끄적이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곤 했다.
서점에 가면 에세이와 그림책 코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던 사람이었다.
언젠가 내가 쓴 글이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던 사람이 어느 날 진짜 작가가 되었다.
9명의 엄마가 함께 쓴 [별별 수다] 공저 책이 며칠 후면 세상에 나올 예정이라 지금이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기 좋은 순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2022년 8월 30일 오후 4시 37분, 뜨거운 여름이 가기 전 이 도전을 미루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아이의 낮잠시간에 함께 누워 쉬는 대신 컴퓨터를 켜고 브런치 작가 지원서를 작성했다.
타닥타닥 키보드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며 가슴이 벅찼다.
신청을 할 때의 두근거림은 신청 완료 문구를 보자 묘한 긴장감으로 변했다.
다음날, 아이와 함께 신나게 그림책을 읽고 있는데 브런치로부터 알람이 울렸다.
신청 결과는 5일 이내에 안내된다는 안내글을 본터라 이 알람은 '낙방' 또는 다른 소식의 알람일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아이와의 책 읽기에 마음을 쏟았다.
그렇게 하루가 더 흘렀다. 9월이 되자 날씨가 제법 더 가을스러워졌다. 바람도 하늘도 내가 좋아하는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브런치의 알람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핸드폰의 브런치 앱을 클릭했다.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글 발행에 앞서 프로필에서 '작가 소개'를 추가해 주세요!"
문장만으로는 '설마' 하는 마음이 들었다.
'신청한 지 하루도 안돼서? 합격소식이라고?' 작가가 되었다는 소식은 눈이 휘둥그레지기 충분했다.
들뜬 마음을 살며시 누른 채 메일을 확인했다.
"와! 진짜다!!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된 거야!!"
8월의 나의 도전은 8월이 채 가기 전 뛸 듯이 기쁜 결과로 되돌아왔다.
만약 그날 내가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지 않고 생각만 했었더라면, 이 기쁨도 없었겠지.
그리고 브런치 작가의 합격 소식과 함께 9월 1일 공저로 쓴 책도 세상에 나왔다.
그렇게 나는 내가 꿈에 그리던 작가가 되었다.
올해의 버킷리스트였던 책을 내고 브런치에 첫 번째 글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