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수씨일기 (2018.01.10)
동료들이 미팅을 나가서 사무실에 홀로 3시간정도를 있게 되었다.
때마침 촬영할 물건들이 몇 종류 있었고, 점심때 같이 요리한 설거지거리들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나의 오래된 취미들인 사진과 설거지 ㅋ
프로 사진가는 아니고 ㅎ 그럴 마음도 없지만, 사진찍기는 늘 즐겁고 설레인다.
물론-_-) 일로 사진을 찍는것 만큼 사람 마음 쪼들리게 하는것도 없지만, 몇 번이고 다시 찍을 수 있는
제품 사진의 경우는 일이라도 마음이 편하다. (스냅이 일이면-_-) 정말 심장이 쫄깃해질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설거지는 군대 다녀와서부터 커피 좋아하고 주방 집기류가 좋아지기 시작할 때부터 :)
집이 하숙을 하던 시절 설거지거리가 늘 많다보니 효율적으로 한다고 이런저런 방법들을 시도하다가
나만 느끼는 ㅋ 노하우도 생기고, 나름의 설거지 철학도 생겼달까.
여튼 ㅋ 설거지는 다음 차례로 미루고, 촬영을 시작했다.
사무실이 채광이 좋아서 오후의 자연광을 충분히 쓰는게 좋을 것 같아서
배경지도 반사판도 자리를 옮겨서 또 짐을 한가득 만들면서 촬영을 했다.
후다닥 촬영을 마치고 설거지와 청소를 시작!
따뜻한 물로 그릇들을 한번 적시면서 찌꺼기들을 씻어내고,
작은 그릇에 세제를 조금 풀어서 거품을 낸다.
거품이 난 그릇에 수세미를 콕콕찍어서 그릇을 닦고
큰 냄비 안에 작은 집기류를 모아서 물을 받으면서 헹구면 물을 조금이나마 적게 쓸 수 있다.
바로 설거지를 하면 쉽게 닦이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식사후에 바로 할 수 없으면 물만 적셔놓아도 설거지가 편해진다..
추운 겨울인데 히터끄고 창문 열어도 땀날 정도로 했다.
꽤 많은 움직임을 한 것인데도, 오래한 취미들이다보니 즐겁게 할 수 있었다.
하다가 돈과 시간만 쓰고 먼지쌓인 취미들과 경험도 많다.
각자의 삶에는 이야기 잘 통하고 들어주는 친구같은 취미들이 있을 것이다.
그 취미들은 물건이나, 어떤 취향만이 아닌 자기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종종 취미를 위해 돈과 시간을 쓰는것이 보일때가 있지만, 그 뒤에는 그걸 하면서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나의 모습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취미는 나를 만나게 되는 반가운 시간이 된다고 생각한다.
오래된 친구가 절실한 요즘이다.
SNS에는 늘 새로운 사람들, 잘 몰라도 눈에 띄는 사람들의 수많은 일상이 스쳐지나가지만,
안부를 물을 수 있고, 일상을 나눌 친구는 점점 적어지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다.
각자의 가족이 생기고, 사회적으로도 방향이 달라지면서 점점 친구를 만나기는 어려운 요즘에
그나마 나의 오래된 취미들은 고마운 존재들이다.
그림, 사진, 커피, 설거지, 홍시, 음악, 영화, 책, 자전거,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