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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직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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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ma Jul 16. 2024

당연하지 않다.

나는 내가 꽤나 열린 사고를 갖고 있다고 믿었다.

남들보다 편견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고...

그러나 현재 직업으로 일하면서

사실 꽤나 편협했고 편견에 갇혀있었구나 느낀다.


나는 부모님의 친자로 자라났다.

편부모인 지인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아빠와 엄마로 구성된

혈연관계의 '부모님'이라는 게

왜 당연하다고 생각했을까

부모님이 있어도 꼭 혈연이 아닐 수도 있다.


입사 후 오며 가며 본 아이들만 꽤 많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입양을 간다.

그만큼 입양부모님, 입양가족도 많다.

의외로 입양 대기자도 엄청 많다.

입양이 출산 이상의 기다림이 걸린다는 게

그런 이유에서다.


아기는 생물학적 부모님 밑에서 자란다는 걸

너무 당연히 기본 전제로 생각하고 살았다.


입양은 뭔가 특별한, 대단한,

막연한 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입양가족도 보면 똑같다.

늘 숭고하고 엄청 고귀한 것도 아니다.

입양했어요. 하면

다들 대단하다. 하는데

분명 남의 자식 키우는 거 대단하다는 마음이 전제겠지.

적어도 내가 본 부모님들은

'남의'자식 아니라 '내' 자식으로 키우고 있었다.

희생에 의한 관계가 아니다.


안 먹겠다 떼 부리는 아기와 절절매는 아빠

사춘기 딸과 언성 높여 갈등하는 엄마

똑같은 과정을 겪는 가족이다.

그래서 나도 일하면 이 아이들은

엄마아빠를 기다리며 '맡겨진'아이들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집이 끝날 때

아이들이 부모님 손을 잡고 하원하듯

그냥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이지

부모가 '없는'아이들은 아니다.


또 다른 편견은 비 장애인에 대한 것

우리는 장애가 없어도 장애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후천적으로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선천적 장애 아동들을 만나게 되면서

비장애인으로 태어난 것도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배운다.

생각보다 장애가 흔하다.

그런데 주변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고

왜 없다고, 비 장애는 당연하다 생각하며 살았을까?


그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고민하면서

어쩌면 누군가의 소외감을 무시하고

배려 없고 무지하게 살고 있었구나

그런 스스로를 깨닫고, 부끄럽게 알게 된다.


내가 이걸 알았다고 해서

함부로 동정하거나 그들을 통해 위안을 받거나

그런 건 아니다.

그저 그런 나를 알고, 인정할 뿐이다.

나 아무것도 모르는 편견 덩어리였네


사실 우리 삶은 우리가 모르는 것 투성이이며,

우리의 당연함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그러기에 계속 배워나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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