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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ma Sep 10. 2024

판타지 입양과 현실 입양의 괴리

얼마 전 집에서 물 마시며 티비 앞을 지나는데

드라마에 이런 대사가 나왔다.

"너 입양아잖아! 근본도 모르는 게!"

너무 놀라서 물을 뿜지는 않았는데 사레가 들릴 뻔했다.


또 다른 드라마엔 이런 게 나온다.

"우리 엄마 너무 천사라 애들 위탁만 하느라 친딸인 나는 돌봐주지도 않았어."

"엄마 아빠 나 이렇게만 살고 싶어."

띠용

이건 또 무슨 말인가.


또 영화나 드라마에 이런 장면도 심심찮게 나온다.

보육원에 가서 "이 아이로 할게요."

아이를 점찍어서 손 잡고 그 길로 나온다.


이런 것들을 볼 때마다

자문 구하는 데에 입양 쪽은 없나?

현실고증을 전혀 안 하는가

황당하다.


입양아라고 근본을 모르지 않는다.

물론 베이비박스 아동은 누가 놓고 갔는지를 모르니 모른다.

그런데 그 외의 아이들은 친생부모의 동의를 받고 아동을 인계한다.

친생부모와 면담도 한다.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까지 병력이나 특이사항들을 기록해 두고 입양가게 되는 양부모님들께 정보를 드린다.

고로 근본도 모르고 양부모님이 랜덤게임처럼 아동을 뽑기 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아는 한 아동의 정보 제공해 드린다.


무슨 위탁시설도 아니고 일반 가정에서 많은 아동을 위탁할 수 없다.

특히나 친자녀와 위탁 아동의 나이차가 적을 경우, 자녀가 어릴 때는 지금은 친자녀에게 충분히 관심과 사랑을 쏟으셔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어느 정도 자녀가 성장한 이후 위탁을 권장한다.

즉 일반 가정집에서 위탁아동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친자녀도 관심이 필요한 나이에 찬밥으로 지낼 일은 없다.


보육원 아동들도 입양 지정 기관을 통해서 입양이 가능하며 바로 데리고 나가는 과정은 없다.

더군다나 현재는 아동을 지정해서 입양하고 있지 않다.

입양을 목적으로 한 사람은 아동들을 봉사로도 만나게 하지 않는 추세이다.


드라마에선 자극적인 소재로 쓰기 위해 흔히 '입양'이나 '출생의 비밀'을 쓴다.

안다. 모르는 입장에서 재밌을 거다.

문제는 이게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입양의 프레임이자 현실이 되어버리는 점이다.

실제로 문의하는 분들 중 저런 생각 갖고 계신 분들 있다.

이게 미디어의 영향력인가 싶다.

주인공이 입양아이면 적어도 사전 조사를 통해 입양 현실이 어떤지는 알아봐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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