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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퍼니머스터드 Nov 24. 2018

왜 요즘 유명 모바일 앱들은 그리 비슷해 보일까?


https://uxdesign.cc/ever-wonder-why-the-most-popular-apps-are-starting-to-look-the-same-it-might-be-a-good-thing-e54aadd50fd5


최근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Ever wonder why the most popular apps are starting to look the same?'이라는 제목의 아티클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작년부터 부쩍 눈에 띄는 트렌드이기도 해서 제안할 때마다 해당 내용을 넣곤 했었는데, 이 기회에 왜 갈수록 대부분의 앱들이 UI가 비슷해지고 있는지에 대해 요약정리라도 해보자 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먼저 위 링크의 아티클에서 얘기하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스타그램, 에어비앤비, 애플뮤직, 트위터, 드롭박스, 리프트 등 유명 모바일앱을 실행하면 그 외형이 너무 비슷해 보인다는 겁니다. 각 서비스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던 브랜드 요소들은 최소한으로 줄어들고, 마치고 같은 디자인 템플릿을 써서 만든 것처럼 비슷한 외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간 디지털 기반 서비스의 UI를 디자인함에 있어 해당 브랜드만의 ‘차별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던 데 반해, 요즘의 추세는 오히려 ‘획일성’이 지배하는 모양새로 느껴지는 상황입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사실 사용자 입장에선 새로운 앱을 설치하거나, 다양한 앱들을 번갈아 쓰면서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익히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지요. 그런 측면에서 이제 디자이너들은 대부분의 모바일 앱들을 사용자가 익숙한 UI 체제로 구현함으로써 사용자들의 시간을 아끼고 삶을 더 편하게 만드는 데에 촛점을 맞추는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장바구니 아이콘을 찾을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스크린 우측 상단으로 시선을 향하는 것처럼, 어느 정도 표준화된 UI는 서비스 사용시 학습이나 오류를 줄이는 역할을 하죠. 기존에 없던 새로운 디자인은 서비스 공급자 측면에서도 리스크를 가질 수밖에 없으며, 일관된 디자인은 사용자들의 혼란을 방지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일견 설득력 있는 흐름이 아닐까요.


브랜딩은 어떻게 보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작동하느냐의 문제

훌륭한 서비스/제품 경험을 만드는 데엔 사용자의 니즈와 의도를 성공적으로 조화시켜 내는 것이 핵심일 것입니다. 오늘날 차별화된 경험이 차별화된 룩앤필(Look & Feel)보다 브랜드 측면에서 무형적이지만 훨씬 가치있다는 것이 정설이니까요.


따라서 앞으로의 디자이너들은 시각적으로 매력있는 인터페이스를 꾸미는 것보다 최종사용자에게 유용하고 가치있는 무언가를 제대로 설계하는 것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모바일앱들의 외형이 유사해질수록 창조성과 혁신이 줄어들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틀린 생각만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표준화된 인터페이스 구현 트렌드를 따른다 하더라도 UI 디자이너들이 여전히 담당해야 할 유의미한 작업들은 존재할 것입니다.


특히 스크린 위주의 인터페이스보다 다양한 사용자의 맥락을 담아낼 수 있는, 클릭이나 터치 액션을 넘어 제스처나 음성 위주의 비시각적 측면의 인터페이스를 설계하고 구현하는 데에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디지털 서비스/제품을 구현하는 업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 있습니다.


인터페이스 없는 인터페이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192360


“The Best Interface is No Interface.” 가장 훌륭한 인터페이스는 인터페이스가 없는 것이라는 선언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그간 스크린 위주로만 서비스를 생각해 오던 사람들에게 사고의 전환을, 디지털 서비스의 질적 전환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디자인은 불필요한 일을 줄인다. 
최고의 컴퓨터는 눈에 드러나지 않는다.
최고의 인터랙션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최고의 인터페이스는 인터페이스가 없는 것이다.  


저자는 디지털 서비스/제품을 만드는 데 있어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면부터 설계하는 대신 우리가 평소에 늘 하는 행동을 먼저 생각해 보자는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들이 모바일과 연동되는 커넥티비티 앱을 출시하면서, 차 문을 열기 위해 모바일폰을 꺼내 화면을 켜고 앱을 찾고 실행한 후 문열림 역할을 하는 아이콘을 터치하기까지 걸리는 일련의 단계를 거치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죠.


기술의 도움을 받아 사용자와 진정으로 연결되어 있는 편리한 서비스로 기능하자면, 사용자와 자동차의 위치를 파악하고 사용자가 차 문을 열고자 하는 의도가 있을 때 자동으로 열리도록 하는, 그래서 사용자는 굳이 복잡한 단계를 거치지 않더라도 목적하는 과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흐름과 맥락을 설계하고 구현할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최근 시범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이마트24’ 무인편의점을 방문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출입을 위해서는 먼저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어야 할 뿐더러 물건을 고른 후 계산하는 과정에 고객이 일일이 수동으로 바코드를 찍어서 인식시킨 후에 결제를 하는 프로세스를 거치면서 무인편의점을 이용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어 씁쓸했었습니다. 굳이 미국에서 시범적으로 도입되고 있다는 ‘Amazon Go’를 떠올리지 않더라도요.


우리는 앞으로 점점 더 다양한 기술적 기반 위의 더 다양한 제품과, 더 다양한 서비스 환경에 놓일 겁니다. 이런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제품을 구현하려면 좀더 사용자의 관점에서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그 해결과정에서 사용자는 더 편리해지고 문제를 좀더 스마트하게 완수하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겠지요.


전통적인 스크린 위주의 사고는 더이상 이상적인 답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지금껏 사람들이 해왔던 자연스러운 행동들에 기반해 다양한 맥락과 시간이라는 축을 서비스/제품에 녹여내야 하는 도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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