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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영 Apr 22. 2024

OTT산업, 혹독한 겨울을 맞다

2022-05-25 06:50

출처 : 픽사베이


대표 OTT 넷플릭스, 이대로 무너지나?

해외주식으로 재미를 봤을 때가 있었다. 그중 한 종목이 넷플릭스였다. 팬데믹 상황에서 무료한 삶을 채워준 것이 OTT, 그중에서도 급성장하여 우리에게 다가온 넷플릭스다. 하지만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고 다양한 국내외 OTT가 사업 진출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주당 700달러를 넘보던 아성이 무너지고 180달러를 지키기도 어려워졌으며 하루 만에 시총 76조가 증발했다. 오늘(5/25) 기준으로 최근 1년 최고가는 700.98달러였고, 최저가는 162.71달러. 그리고 지금은 180.26달러로 천국과 지옥을 오가다가 나락에 와있는 셈이다. 게다가 최근 150여 명을 감축했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많은 이들이 넷플릭스의 몰락을 예견하기 시작했다. 콘텐츠의 대왕이 맥없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이다.
넷플릭스의 수익 구조는 '콘텐츠 구독료'에서 나온다. 그 외에는 아무런 수익 구조를 취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량 감소와 경쟁사 등장은 넷플릭스 수익에 굉장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넷플릭스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구독료 상승, 광고를 보여주는 저가 상품, 기존 방관하던 공유 가이드 강화 등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하여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누리던 서비스의 가치가 그대로이지만 단가가 오르거나 광고를 봐야 한다는 수고스러움을 겪어야 하는 이용자는 볼멘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 현재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주주와 이용자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넷플릭스가 처참하게 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업의 메인은 구독이기 때문이지만 이미 통신사, TV와 같은 전자제품 제조사 등과의 제휴를 통해서 PC나 모바일 외 넷플릭스 판매 채널을 구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콘텐츠 사업의 핵심인 '콘텐츠 제작' 능력은 꾸준히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콘텐츠 제작 능력은 콘텐츠 제공사업자(CP)로서 위상이 높다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폐쇄적 콘텐츠 사업에서 개방형 사업으로 확장하며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설 수도 있다. 물론 넷플릭스의 성장에 대해서는 굉장히 회의적이나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견해다.


다른 OTT들은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비단 넷플릭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OTT사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현지 서비스 중단이라든지 글로벌 경제 침체 등이 성장 저해에 한 이유가 되어 다른 OTT사보다 더 두드러지는 감소 추이를 보였다. 그렇다고 다른 OTT사들이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는 상황이기는 하다. 일단 그 어느 때보다 쟁쟁한 경쟁사들이 국내에 진입하고 있다.
국내 CP를 중심으로 티빙, 왓챠, 웨이브와 같은 토종 OTT 브랜드가 꾸준히 성장해오고 있었고, 쿠팡플레이와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역시 커머스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자를 대상으로 OT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강력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월트디즈니, 워너브라더스, 파라마운트뿐 아니라 애플과 KT(seezn) 등 다양한 형태의 OTT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각 사에서 제공하는 콘텐츠가 다르기 때문에 수 개의 OTT를 구독하는 이용자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재 OTT사의 수를 보자면 구독 임계점은 이미 지난 것으로 생각된다. 모든 이용자가 아무리 복수의 OTT를 이용한다고 한들, 구독하거나 이용하지 않는 OTT는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파라마운트와 같이 기존 영화 제작&배급사들의 OTT 참여는 그 경쟁을 치열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콘텐츠 충성도가 높은 이용자라면 해당 OTT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은, 파이를 나눠먹는 시장이 된 것이다.
시장 성숙도로 보자면 OTT 시장은 Maturity에서 Saturation으로 넘어가는 단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OTT 시장은 콘텐츠나 기술적으로 이미 성숙된 시장이다. 이를 넘어서 이용 트렌드의 변화, 국제 정세 및 경쟁자 출현은 과포화 시장으로 넘어가기 충분조건을 가지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가 프리미엄 서비스와 광고가 포함된 저가 서비스를 구분해서 내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 역시 과포화된 상황에서 이용자에게 좀 더 선택권을 부여하되 자사의 수익 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인 셈이다.

그에 비하면 다른 OTT 사들의 사정은 그나마 낫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의 성장에 따른 무한 확장 그리고 시대 변화에 따른 빠른 몰락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기존과 다른 정책으로의 피벗이 유연하게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Top tier에 속하는 토종 OTT 들은 국내 방송사 CP를 보유하거나 다양한 제휴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익 구조의 다양화를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안정세를 가져간 상황에서 최근 K-콘텐츠의 성공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을 꾀하고 있기도 하다. 다시 말해 이미 모든 것을 가졌던 넷플릭스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성장 중이던 OTT 들은 기회요소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OTT 산업 자체가 과거보다는 쉽지 않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도 OTT 사들은 자신들만의 기회를 찾아내고 있다.


앞으로 OTT 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언제나 두렵고 어렵다. 주식 투자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나는 개인적으로 주식 투자를 할 때 산업을 많이 보는 편이다. 전반적인 산업이 성장할 것인가를 먼저 판단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산업에서 높은 인지도와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진 기업을 선정하여 투자한다. OTT 산업은 근본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플러스 등 한 두 개의 사업체를 보면 '위기'라는 생각이 들지 모른다. 하지만 OTT 산업의 근본은 '콘텐츠'에 있다. OTT를 이용하는 사람은 우습게도 각 업체에 대한 대단한 로열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로열티가 있는 것이다. 만약 내가 넷플릭스를 구독하다가, 마블을 중심으로 한 디즈니 플러스가 출시되면서 OTT사를 바꿨다고 가정하자. 이는 디즈니 플러스가 좋아서보다는 디즈니 플러스에서 제공하는 마블 시리즈라든지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보고 싶어서 일 것이다. 산업의 근본적인 특성이 '콘텐츠'라는 것은 '콘텐츠'의 성패가 OTT사의 성장과 쇠퇴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역시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정책 변화가 있고, 이에 따른 이용자의 불편함이 제기되고 있지만 오징어게임과 같은 역대급 글로벌 콘텐츠가 제작 출시된다면 비싼 들 어떠하리. 다시 한번 이용자는 급증할 것이다. 시장이, 산업이 과포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지만 콘텐츠라는 특성으로 말미암아 여전히 OTT 산업의 미래는 밝다고 예측해 본다.
그리고, 광고 마케팅적으로 판단하건대 향후에는 넷플릭스가 '광고'가 붙는 저가 라인업을 만드는 것처럼 향후 OTT 시장에 광고의 영역은 확장되리라 생각한다. OTT(Over The Top)는 콘텐츠를 전파, 케이블이 아닌 '인터넷망'으로 이용하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콘텐츠를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지, 기존 지상파나 케이블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원리는 동일하다. 때문에 OTT 서비스보다 긴 역사를 가진 방송 산업에 수렴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매체가 SMR(smart media rep)이다.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 채널에 영상광고를 노출하는 대표적인 영상 매체로 SMR은 자사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네트워크 중계 매체다. 방송 광고의 코바코나 SBS M&C와 같이 미디어렙으로서 역할을 하고 수수료를 취하는 수익 구조를 가진다. SMR에는 국내 OTT 광고를 묶어서 판매하는 상품도 존재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글로벌 OTT 역시 그 맥을 함께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마지막 한 가지 더. 앞 서 말했듯이 OTT는 인터넷망을 통해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공급한다.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를 위해 활용하는 인터넷망이 KT, SKT, LGT의 3사의 망이다. 물론 대표 OTT사인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에 대하여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 항소심 2차 변론에서도 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넷플릭스 자체 콘텐츠전송망(CDN)인 오픈커넥트(OCA)를 통해 무정산 방식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SK브로드밴드와 같인 ISP(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에 이용대가를 낼 법적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각 사의 의견이 대립되고 있어 결과에 따라 앞 서 이야기한 과포화 시장과 광고 콘텐츠 확장 등 OTT 변화가 가속화될지 모른다는 의견을 덧붙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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