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사진들

by 홍탁


밤이 부쩍 추워졌다. 아이들 방 창문을 틈 없이 꼭꼭 닫고서는 욕실로 향하는데 책장 위에 놓인 무언가가 내 눈길을 끌었다. 가족앨범에 꽂으려고 진작부터 모아놓은 사진 한 무더기. 나도 모르게 거실에 앉아 사진들을 넘기고 있었다. ‘아, 이놈이 이렇게 투실투실했나.’ 저 딴엔 윙크라며 한쪽 눈을 찡그린 둘째의 보름달 같은 얼굴이 떠 있다. 이제 걸음마를 뗀 둘째를 꼬옥 안아주는 첫째, 참 사랑스런 풍경이다. 가슴이 따스해온다. 사진은 타임머신이다. 가장 남기고 싶은 순간을 찍었으니 그 사진들과 함께 과거로 돌아가는 길이 마냥 즐겁다. 10년 전 신혼시절 나와 아내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만다. 아내에게 보여주니 픽 웃는다. 어서 앨범에 꽂아둬야지 하며 일어서는데 사진 한 장이 툭 떨어졌다. 주워 들어보니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릴 적 내가 있다. 집 마당에서 아버지는 나를 품엔 안고 한껏 기쁨에 차보였다. 그런데 왜 갑자기 눈물이 솟구치는지. 나도 알 길이 없다. 사진을 붙들고 한참을 소리 죽여 울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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