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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푸레 Jul 22. 2021

강릉과 양양 사이

해파랑길 40코스

이번 길은 강릉의 사천진 해변에서 시작한다. 부산에서 출발해 여기까지 약 500Km 거리를 걸었다. 지나온 길에는 제법 높고 가파른 구간도 포함돼 있어서 이번 40코스처럼 바다를 끼고 걷는 평탄한 길은 마음이 가볍다. 선착장 앞 식당에서 걸쭉한 미역국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길을 떠난다. 해변의 모래사장과 그 너머 바다에 그리고 뒤집어쓴 판초우의로 토닥토닥 빗방울이 떨어진다. 한여름의 길 위로 끓는 태양보다는 적당한 비가 낫다. 사천진 해변에 늘어선 번듯한 카페들을 지나 연곡해수욕장을 지나 영진리 고분군을 품은 작은 산과 숲을 지난다. 걷는 내내 비는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여 우리는 우의를 입었다 벗기를 되풀이한다. 영진해변을 지나 드라마 <도깨비>를 찍었다는 방파제를 지나면 주문진 수산시장에서 갖은 해산물 요리에 주문진 동동주를 곁들일 차례다. 점심 식사 후 복잡한 주문진 시내를 지나 BTS 영상에 등장한 향호 해변의 버스정류장을 지난다. 해파랑길 40코스는 여기 까지지만 우리는 내쳐 걷는다.  저수지 향호를 한 바퀴 돌아 지경리와 원포리 해수욕장을 지나면 우리가 묵을 남애해수욕장이다. 강릉을 거쳐 양양이다. 남애의 앞바다는 서퍼들의 젊음과 열기로 화려한 반면 그 뒷골목은 여느 어촌의 마을처럼 소박하다. 다음날 아침 골목을 산책하다 허물어진 담장 너머 바라본 집을 그림으로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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