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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CO김 Sep 09. 2020

나는 지금 한식이 당긴다

유럽 속의 한식당

2014년 여름, 유럽에 첫발을 디뎠다. 낯선 장소, 낯선 사람 그중 날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낯선 음식이다. 완전 토종파 입맛을 가진 나에게는 그 흔한 파스타, 피자마저도 입맛에 맞지 않았다. 물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해 온 난 데 물마저도 특유의 비린맛이 났다. 3주 동안 여행을 마치고 9kg이 빠졌다. 먹지를 못하니 힘이 없었고 먹지 못해 빠져 버린 내 모습은 볼품없었다. 살기 위해서 나는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살기 위해 먹던 비싸디 비싼 식사들은 점점 가성비 좋은 곳 , 그 후론 다른 음식을 먹게 되며 한 번 먹을 거 고퀄리티를 찾게 되었다.



출처:http://chefmomo.egloos.com/v/3344138

Ninniku Soho ( 26 Romilly St, Soho, London W1D 5AJ 영국)


내가 가장 많이 먹었던 식당이다. 런던의 소호거리에 있는데 런던에선 절대적으로 빠질 수 없는 곳이다. 가격은 약 15파운드다. 한국돈으로 하면 2만 원이 넘는 금액이지만 런던 물가를 고려하면 충분한 금액이라 생각된다. 이 식당의 주요 메뉴는 사진에 보이듯 짬뽕이다. 짬뽕은 라면 면과 가락국수 면으로 고를 수 있는데 기호에 맞게 고르면 된다. 특히 런던은 비가 올 때가 많은데 비가 오고 추운 날에 들어가서 이 짬뽕 한 그릇이면 아주 만족스럽다. 늘 먹기도 하고 때론 손님들을 데리고 가기도 했었는데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먹기 전부터 맛있다는 이야기를 잘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 집을 데리고갈 때면 사람들에게 늘 기대를 시킨다. 그 기대가 실망이 되어 돌아오진 않는다. 성인 남자가 먹기에도 충분한 양이고 밥을 시켜서 말아먹을 수도 있다. 이 짬뽕은 국물이 바닥을 보일 때까지 각종 채소와 해산물이 계속 나온다. 가성비가 아주 높은 식당이다. 


나의 평 :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맛

손님의 평 : - "여기 짬뽕보다 맛있는 집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 " , "유럽여행을 떠올리면 짬뽕 맛부터 기억이 난다"



출처 : https://www.tripadvisor.co.kr/

GAMJATANG(AKASAKA) (11 Bis Rue Beaugrenelle, 75015 Paris, 프랑스)


파리에 사는 지인덕에 알게 된 가게다. 한인민박이 많이 있는 곳에 있던 식당인데 한인들 사이에선 감자탕 맛집으로 통했었다. 검색을 해보니 이름 자체가 감자탕으로 바뀌어져 있다. 정말이지 한국에서도 감자탕 및 해장국류를 좋아하는데 한국 맛을 그대로 재현하는 곳은 여기가 유일하다. 우선 가게 내부가 굉장히 협소하다. 옆 테이블과는 거의 합석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도 여기서 먹다가 옆 테이블과 안주를 서로 나눠먹으며 합석을 한 경험이 몇 번 있다. 다들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며 이야기를 나눴었다. 여기에선 감자탕뿐 아니라 닭 연골로 만든 요리, 전 요리 등이 맛있다. 그리고 소주는 필수다. 소주는 한국돈으로 8천 원 정도 하는데 한국에서 프랑스 식당 가서 와인 먹는 것에 비하면 싸게 느껴진다. 파리에서 우버를 알게 된 이후부터는 소주를 양껏 마셨다. 안주가 좋아서 그런지 여기서 먹은 술은 항상 뒤끝이 없었다. 소주에 취해 5분 정도만 걸어 나오면 에펠탑이 반짝이고 있었다. 


나의 평 : 소주를 부르는 맛. 프랑스인을 절대 고려하지 않은 오직 한인들만을 위한 식당
손님의 평 : "한국에 온 것 같아요" ,  "밥을 볶지 못하는 것이 유일한 흠"


출처 : https://www.tripadvisor.co.kr/

Ristorante Coreano gainn (Via dei Mille, 18, 00185 Roma RM, 이탈리아)


로마에서 자주 쓰던 숙소 근처에 있던 식당이다. 이 곳은 하도 많이 다녀서 사장님과 종업원과도 막역한 사이가 되었다. 몇 년 전까지 로마에서 야간열차를 타는 일정이었는데 이 곳에서 야간열차에서 먹을 것을 사 갔었다. 한 번은 다들 식사시간이 급해 여기에 연락을 하니 급하게 한상차림을 만들어 준 적도 있었다. 문도 열지 않은 시간이었다. 나에겐 참 정이 많이 느껴지는 곳이다. 이 식당은 고기 요리를 특히 잘한다. 삼겹살, 보쌈 류도 맛있고 비빔밥이나 찌개류도 맛있다. 꽤 높으신 분들도 많이 오가는 것 같았다. 또 하나의 큰 장점은 반찬이 좋다. 찬 종류도 많고 반찬 역시도 직접 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게다가 종업원 형님 하고도 친하니 반찬 리플은 물론이다. 보통의 식당에선 반찬 리필 시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게다가 이탈리아 맥주는 소맥에도 아주 적합하다. 비싼 소주와 찰떡궁합이니 술값은 많이 절약된다. 이 식당에 가면 배도 채우고 마음도 채우고 온다.


나의 평 : 친척집에서 맛있는 밥 한 그릇 먹는 기분

손님의 평 : "한국에서 이맛을 내도 대박 날 것 같아요" , "한식이 적절히 현지화돼서 왜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지 알 것 같아요"


출처 : https://www.tripadvisor.co.kr/

Zubang (V Kotcích 522/5, 110 00 Staré Město, 체코)

나의 사랑 프라하에는 한인들이 많이 산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많이 들어와 있어서 그렇기도 하고 관광객도 많이 찾는데 그중 프라하의 매력에 빠져 한 달 살기를 하는 분들도 많다. 체코는 90년대 초반 많은 아시아인들을 받음으로써 성장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시아 푸드가 많이 보인다. 특히 베트남, 중국 쪽 음식이 많고 일식도 많다. 그만큼 다양한 한식도 있는데 여기에 사는 친구의 말을 빌렸을 때 점심으로 본죽을 시켜먹는다고 했다. 거의 한국에 가깝다. 또 이전에 술자리가 있었는데 차를 들고 온 친구가 술을 먹어 걱정했더니 대리기사를 불러서 갔다. 정장 차림의 대리기사는 술 취한 친구를 위해 뛰어왔다. 그 대리회사의 사장님은 한국인이었다. 여하튼 이 주방이라는 식당은 한국식 중국집이다. 중국식당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굉장히 반가운 곳이다. 여기 메뉴는 짜장면이 특히 맛있다. 짜장면, 짬뽕, 탕수육 등 한국식 중국집을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 게다가 세련된 인테리어는 맛을 더한다. 찾을 때마다 그 맛을 더하는 이곳은 정말 파라다이스다. 한국에 와서도 이 집의 불맛이 그립다.

나의 평 - 깔끔한 내부와 깔끔한 맛. 그 완벽한 조화

손님들의 평 - "불맛이 기가 막히다" , "한국에서도 먹어본 적 없는 고급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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