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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Aug 10. 2023

자폐가 사회적 경계대상이 될까 봐 염려됩니다.

요즘

묻지 마 살인사건, 서이초등학교 사건 등으로 사회가 불안하고 교권침해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 웹툰작가의 아이 문제는 학부모의 지나친 행동으로 교사와 학부모의 갈등, 학부모간의 논쟁으로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일들로 인해 자폐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고 일부의 반응이긴 하지만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이사회적 경계대상이 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아 염려됩니다.


자폐는 조현병이나 양동성장애, 분노조절장애와 같은 정신과 질환과는 다릅니다.

육체장애처럼 정신적인 장애입니다.

자폐의 증상은 여러 가지 형태로 광범위하기 때문에 ‘스펙트럼‘이라는 말을 씁니다.

일반적으로는 정서적 상호작용, 의사소통이 매우 어려우며 특정한 것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성이 현저히 떨어지며 의사표현이 원활하지 못해 답답하여 이상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2005년 영화 “마라톤”이 개봉되고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며 자폐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으며 이해도도 높아졌고

그 후에도 드라마, 다큐멘터리가 많이 제작되어 자폐가 손가락질의 대상이 아닌 보호하고 배려해야 할 사회의 일원으로 인식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올해 34살인 저의 아들은 자폐입니다.

아이가 세 살 때 또래의 아이들과 다른 점을 인식하고 검사를 받은 결과 자폐로 판정되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아이가 성장을 하는 과정을 함께하며 내가 모르는 나의 죄에 대한 가혹한 형벌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주위의 눈총과 아이의 거듭되는 이상행동으로 인해 외출이나 여행도 어려웠고 어떻게든 고쳐보려고, 조금이라도 좋아지게 하려고 좋다는 것은 다해봤으며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감당할 수 없는 경제적 어려움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아이가 학령기가 되어 초등학교에 입학을 시켜야 했던 일입니다.

조금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입학을 1년 미루었고 아홉 살에 일반학교에 입학을 시켰습니다.

아이의 학교생활은 채 일주일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힘이 들고 아이는 아이대로 불안과 스트레스로 자폐증상이 더욱더 심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상적인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죄책감도 무거웠습니다.

아내와 나는 서로 울며 위로하며 밤새도록 의논을 한 끝에 특수학교로 전학시키는 결정을 했고 그곳에서 초중고 과정과 전문과정까지 무사히 마쳤습니다.

여전히 서툴지만 어눌한 말로나마 소통을 하게 되었고 컴퓨터도 잘 다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10년째 사회적 기업에서 운영하는 베이커리에서 열심히 빵을 굽고 있습니다.

여전히 아들의 미래가 가장 큰 걱정거리 기는 하지만 내가 죽기 하루 전 날까지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 할 생각입니다.


조금 더 얘기를 하자면 나는 아이의 학교에서 그리고 작업장에서 수많은 자폐아를 보았습니다.

제가 꼭 하고 싶은 말은 그들은 대부분 폭력성과 공격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타인이 공격을 해도 방어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나는 아들을 세상에 내려와 사는 천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누구를 원망하지도 않고 시기와 질투도 없습니다

순수하기만 합니다.

나는 그런 그를 위하여 매일아침 기도를 합니다.


웹툰 작가님

아이의 다름을 긍정적으로 인정하십시오.

배려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배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못합니다.

빨리 마음에 평안을 되찾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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