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온종일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이제 한결 시원해지겠지요.
사람마음이 참 가볍고 간사해서 뜨거운 곰탕 한 그릇이 땡기더군요.
밥 하기 싫을 때 아내와 가끔씩 다니는 천마산 기슭의 곰탕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여전히 에어컨 밑에서 곰탕을 먹었지만 식사를 마치고 식당 마당에 나와 커피를 한잔 마셔도 땀이 나질 않습니다.
곰탕을 먹을 때 실수로 소금을 너무 많이 넣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직원분에게 국물을 조금 더 달라고 부탁하여 간을 맞췄습니다.
아주 조금 더 넣었을 뿐인데도 짜서 먹을 수가 없더군요.
커다란 수조에 소금 한 스푼을 넣으면 짠맛을 거의 느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소금을 조금 더 넣은 실수를, 우리 삶에 크고 작게 다가오는 실패와 고난이라고 생각해 보면 고난을 대하는 마음이라는 그릇의 크기에 따라 같은 고난이라도 무게와 크기가 다를 것입니다.
비 오는 날 곰탕 한 그릇의 철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