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 심하게 걸렸습니다.
일 년 내내 약 한번 안 먹고 잘 지냈는데 닷새 전부터 감기에 걸려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세 번씩 독한 감기약을 한우 큼씩 먹다 보니 감기도 감기지만 입맛을 싹 잃어버렸습니다.
입안이 쓰고 바싹바싹 마르니 밥맛이 달아날 수밖에요.
아내가 안 되겠는지 입맛이 돌만한 것을 먹으러 가자고 채근합니다.
아내가 운전을 하여 가끔씩 다니던 간장게장집에 갔습니다.
간장게장이야 원래 맛있는 음식이지만 참으로 몇 끼 만에 밥 한 그릇을 다 먹었습니다.
짭조름하고 감칠맛이 최고인 게장국물이 멀리 달아났던 입맛을 불러왔습니다.
함께 먹은 “게국지”도 국물이 너무 시원해서 땀을 뻘뻘 흘리며 다 먹었습니다.
게국지는 충청도 지역의 향토음식으로 김치를 담글 때 게를 함께 넣어 김치가 잘 익었을 때 끓여내는 음식이지만 요즘에는 꽃게와 날배추로 시원하게 끓이기도 합니다.
집에 돌아오니 몸이 한결 개운합니다.
잘 먹는 것이 백약보다 낫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어쩌다 보니 올해의 마지막날입니다.
나이를 들어가며 올해도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었던 건 “ 밥심”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