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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Jan 17. 2024

조랭이 떡국

마르셀 푸르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 스완은 마들렌 과자를 한 입 먹는 순간 옛 기억이 피어 오릅니다.


아침에 아내가 조랭이 떡국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 또한 옛 기억이 피어올랐습니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추억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두 분 다 고향이 개성이어서 해마다 설에는 조랭이 떡국을 끓이셨고 맛있게 잘 익은 보쌈김치와 함께 맛있게 잘 먹던 기억이 또렸합니다.

조랭이 떡국은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되던 시기에 개성(당시에는 개경) 사람들이 뒤틀린 마음에 떡국 떡을 꼬아서 만들어 먹던 것이 그 유래라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할머니께서 조랭이 떡국을 만드시던 방법은 떡을 알맞은 크기로 빚어 대나무 칼로 중간을 눌러 누에고치 모양으로 만드신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요즘에야 마켓에서 조랭이 떡국을 팔기 때문에 쉽게 먹을 수 있긴 합니다.


잠시나마 옛날에 거실의 난로가에서 도란도란 조랭이 떡국과 만두를 빚으시던 할머니와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아침식사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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