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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Jun 14. 2024

한국인의 여름 반찬

짜게 먹으면 몸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

정부도 나트륨저감화 정책을 펴기도 하고 아침방송을 보면 의사들이 나와서 짠 음식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나는 평생을 식품업계에 있었고 연구원에도 근무했었지만 그런 거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땡기는 대로 잘 먹습니다.

더위가 빨리 찾아왔습니다. 벌써 30도를 오르내리며 한여름 더위를 방불케 합니다.

입맛을 잃기 쉬운 계절입니다.

이럴 때는 젓갈이나 장아찌 같은 짭조름한 음식이 입맛을 돋게 합니다.


지난주에 아내와 함께 강화도 외포리항에 다녀왔습니다.

차에서 내리니 벌써 바닷바람 자체가 짭니다.

수산시장에서 여름반찬용으로 이것저것 장을 보았습니다.

아내는 “응답하라”시리즈에 나오는 덕선이 엄마 못지않게 손이 커서 점점 비닐 봉다리가 많아지고 무거워 저서 애를 먹었습니다.

명란젓, 낙지젓, 멍게젓 그리고 깻잎장아찌와 보관성이 좋은 반건조 생선들을 샀습니다.

장대와 박대 그리고 조기가 깔끔하게 잘 건조되어 있어 그것도 샀습니다.

아내는 한동안 반찬걱정 없겠다고 만족해합니다.

다음날부터 장본 것들을 파먹기 시작했습니다.

1번 타자는 장대찜입니다.

장대는 굽는 것보다 찜통에 찌는 것이 훨씬 맛있습니다

하나도 비리지 않고 쫀득하고 짭조름해서 아주 맛있습니다. 약간 꼬릿 하면서도 감칠맛이 최곱니다.


아내는 어머니의 정갈하고 딱 떨어지는 맛의 개성의 음식과 진하고 깊은 장모님의 전라도 음식의 맛을 잘 전수받아서 내 기준으로는 음식을 잘 만듭니다.

예쁜 여자와는 1년을 가고, 착한 여자와는 10년을 가며 음식을 잘하는 여자와는 평생을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 죽을 때까지 잘 모시고 살아야겠지요. ㅎㅎ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제 이런 음식들이 좋습니다.

내 친구 희철이는 인생 살면서 쓴맛, 단맛 다 보았으니 이제는 꼬릿 한 맛이 좋은 것이라는 공감 가는 얘기를 했습니다.

요즘에 식탁에 올라오는 기본 반찬세트입니다.

따뜻한 밥에 명란젓을 올려 먹거나 깻잎장아찌를 싸 먹으면 밥이 꼴딱꼴딱 넘어갑니다.

여름반찬은 짠 게 제격입니다.

한국인의 여름 반찬은 약간은 짠 게 정상이라는 생각입니다.

내일은 조기를 구워준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 수록 잘 먹고 건강하게 여름을 지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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