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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말 Aug 05. 2021

마스크 안 쓰는 사람을 혐오하지 말자.

일단 마스크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마스크는 밀폐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밀폐가 되면 호흡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p95 라는 최고 규격의 마스크를 써도 숨 쉬면서 공기가 들락날락하는 것은 틀림이 없다. 마스크를 착용함은 비말 확산 방지, 입에서 나오는 날숨의 사정거리 축소에 작은 의의가 있을 뿐. 공기를 타고 들어오는 바이러스 자체를 막을 순 없다. 왜냐면 방독면이 아니니까.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마스크가 아무리 촘촘해도 운동장 수준이다. 마스크가 해주는 역할은 호흡기에서 나오는 공기의 유동 및 이동거리를 줄이는 것이다. 그나마 마스크 착용 효과는 사람을 마주 보는 상황에서나 임시적으로 나타난다. 식당 카페 대중교통처럼 실내에서 장기간 다른 사람과 부대끼다 보면 아무리 마스크를 쓴다고 해도 병원체 자체의 이동을 막는 것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어차피 사회 구성원들은 마스크를 제대로 사용하지도 않는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마스크 필터는 주로 정전식 집진 방식인데, 정전식 필터는 물에 닿거나 습기를 머금게 되면 기능을 상실한다. 마스크에 오염물질(손)이 닿으면 즉각 교체가 정석이다. 게다가 8시간 이상 착용하지 말고 교체해야 한다. 추가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는 마스크를 만지거나 벗고 나면 물과 비누로 20초 이상 손을 씻거나 알코올 60% 이상으로 함유된 손소독제로 소독해야 한다고 한다.


특히 방역수칙을 준수한다면 다수가 모여 방송 촬영도 가능한 것을 보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좋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례로 보았을 때. 마스크는 기능이 아니라 태도이자 자세다. 그렇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소의 협조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유는 본인의 불편 해소가 사회적 합의보다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는 것에 있다. 그래서 사회적 합의를 틈나는 대로 무시하는 것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이 과연 상대방의 요청에 의한 피임을 착실히 수행할 가능성이 있을까. 남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도 마스크를 벗는 사람은, 증거나 목격자가 없다면 과연 범죄나 사고를 시인할까. 불편함을 참는 것이 그렇게나 어려운 이의 집단생활은 도덕적인가. 참을성과 끈기가 있어 보이는가. 본인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면 다른 이들의 피해도 상관없으리라 사고하는 판단력, 이기심은 인간관계에서는 어떻게 작용하며 언제 발현될 것인가. 등등의 다양한 판단 기준점으로 매우 유용하다. 참고하여 주변에 가까이 두지 말자.




병역을 마친 대부분의 사람은 방독면을 사용해본 적이 있다. 방독면을 착용하면 호흡이 수월하지 않아 갑갑하며 불편하다. 전쟁은 공휴일이나 휴식시간 혹은 날씨나 낮밤 등을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군 지휘관들은 방독면을 장시간 착용시켜 훈련하기를 원한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좋은 일인데. 사실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니다.


지휘관들의 감시 및 관찰 하에. 방독면을 쓰고 뛰고 구르고 의사소통을 하면, 20대 초반의 체력에도 숨통이 갑갑해진다. 당연히 이리저리 눈치 보고 방독면을 몰래 벗어 상쾌해하는 이들도 있다. 지휘관에게 적발되어 단체 기합 혹은 불이익을 받을까, 갑갑하지만 참아가며 훈련했던 사람들은 허탈하다. 편리하게 약속을 어겨 상쾌함을 가져가는 모습이 굉장히 밉다.


훈련을 종료하고 나서 피드백을 받았다. 역시 잔뼈가 굵은 지휘관은 방독면을 벗은 이들을 지적했다. 지휘관은 그들을 언급하면서, 사실 사회에는 이런 친구들이 참 필요하다고 했다. 고소함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독가스가 살포된 상황에서 저런 친구들이 있어주어야 언제 방독면을 벗어도 안전한지 알 수 있다고 끄덕였기 때문이다.


그렇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그런 갑갑증을 앓는 이들을 너무 미워하지 말자. 그들은 우리가 곁에 소중히 두면서, 가만히 지켜보아야 하는 탄광 속 카나리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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