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을 하는 건, 확신이 들어서다.
단순히 고양이가 하루종일 비생산적이고 이기적인
삶으로 시간을 탕진하는 것이 부러워서가 아니다.
나의 천성, 성격, 특기, 외모 등 모든 부분을 고려했을 때도 난 역시 고양이가 되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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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태어난 것을 후회하거나
살아온 삶, 살아갈 삶을 후회, 부정하지 않는다.
나는 나 자체로, 나처럼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분명히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 것처럼, 삶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성공적인 삶은 아니었으나, 즐거운 삶이었다.
끝날 때까진 끝난게 아니니, 난 악착같이 즐겁고
행복하게, 다소 진부하더라도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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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렇지,
고양이로 태어났으면 더 잘 살았을거다.
그게 내 적성이니까.
친한데 안 친한 듯, 고마워하지 않는 듯 하면서도
선물용 쥐를 잡으러 뛰어다니는 성질머리니까.
시킬 땐 안 하면서, 안 시킬 땐 알아서 하는 습성이라, 청개구리라 불리지만 – 실제 청개구리는 안 그렇다. – 그건 고양이에 더 가까운 습성이니까.
그게 나니까, 나는 고양이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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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엄닌 고양이를 싫어하신다.
눈이 무섭다고. 마음을 꿰뚫어보는 것 같다고.
잘못된 미신과 겁많은 과거 한국사회의 풍토에서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너무 싫어하면 반드시 마주하게 된다.
부정적인 감정도 감정인지라, 그 마음이 크면 그 대상을 부른다.
우리 엄니는 고양이가 무서워, 고양이 아들을 낳으신게다.
그러니 여러분, 함부로 미워하고 싫어하지 맙시다.
그러면 더욱 당신 곁에 도사리고 있을테니. 후후.
#뚠뚠이고양이 #웃자 #귀여흥 #내년엔키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