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여행을 하기 전에(Tip)
몽골 여행, 특히 고비사막 여행을 꿈꾸고 있다면, 가기 전부터 가장 가벼워야 하는 짐 문제로 고민이 많다. 사막 여행의 날씨는 어떤지, 무엇을 꼭 챙겨야 하고 무엇은 없는 것을 감수해도 되는지조차 막막한, 생소한 여행. 여행 내내 다섯 일행과 함께 Lesson no.1부터 시작해서 유의사항을 정리했다. 피땀이 베인 생동감, 현장감을 잃지 않기 위해 어딜 가도 수첩을 꺼내 들고 받아 적었다.
1. 하늘이 맑다
tip란에 어울리지 않는 tip. 그만큼 몽골의 하늘은 앞뒤 필요 없이 감격적이다.
2. 국영백화점 5층에 모비콤 등 모든 통신사가 있다. (하지만 핸드폰 관련 13번 참조*)
유심은 5천 투그릭, 1G 데이터: 1만 투그릭, 2G 데이터: 1만 2천 투그릭이다. 그런데 유심을 1G 샀다가 변심해서 2G로 바꿀 수 없고, 1G 추가만 가능하다. 그렇게 하게 된다면 애초에 2G 사면 총 1만 7천 투그릭일 텐데 총 2만 5천 투그릭을 내게 된다. 직접 그렇게 8천 투그릭을 날렸다. 따라서 처음 살 때 정확히 계산해서 쓰면 된다. 10일 동안 동영상 없이 그냥 다른 것만 사용하려면 1G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추가가 2천 투그릭 밖에 안 되니 넉넉히 2G 데이터 살 것을 추천! 카카오톡 보이스톡을 하려면 아무래도 2G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2* 아이폰의 경우 컨트리락 해지해 가야 사용 가능하다.
최신형 아이폰의 경우 아이튠즈를 이용해 백업한 적이 있으면 자동 해지된다고!
3. 국영 백화점 7층에 기념품 샵이 있다. 거기서만 사라. (마지막 날)
길거리에도 기념품 샵이 있고, 조금 멀리 나가면 made in Mongolia라는 2층짜리 큰 샵이 있다. 그런데 그냥 국영 백화점에서 살 것을 추천한다. 내가 경험한 세 군데만 비교해 보아도 울란바타르 내에서 기념품 가격 차이 '아예' 없음. 국영이 훨씬 물건 상태가 깨끗하고 훨씬 종류가 많다.
4. 캐시미어는 캐시미어 전문 샵에서!
국영백화점은 딱 보아도 많이 비싸긴 한 것 같다. 전문 샵에 가면 많이 싸다고(현지인이) 그랬지만 디자인 자체는 보장할 수 없다. 가장 예쁜 캐시미어를 면세점에서 찾아 비싸게 샀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문 유명 캐시미어 샵은 가보지 못해서 면세점 디자인이 최고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는 캐시미어 전문샵에 가 보고, 면세점이든 어디서든 무조건 아름다운 캐시미어를 하나라도 사오길 추천. 정말 예쁘고 부드럽다.
5. 과일은 국영백화점이나 마트에서 비싸게 말고, 노점 과일상에서 사자!
가격 차이가 허덜덜하다. 첫날과 둘째 날, 백화점에서 과일 사먹었는데,, 노점상이 훨씬 싸고 맛은 차이도 없다는 걸 (더 맛있을 수도?) 알았다. 자두도 맛있고, 사과도 맛있고, 바나나도 맛있고, 다 맛있다. 수박은 안 먹어봤다.
6. 마스크 보다는 자전거용 마스크 '나루마스크'가 훨씬 덜갑갑하고 모래를 잘 막는다, 편하다! 강! 추!
울란바타르는 잇츠 오케이. 성수기인 여름엔 매연이 그나마 적은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매연 때문에라도 있으면 좋고(부피도 얼마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투어 중에도 매연 냄새 혹은 고운 모랫바람 때문에 힘들다.
견딜 만은 하지만 계속 목이 마르고 따가워진다. 나중에 코도 미세 모래로 가득. 따라서 사실 추천이라기 보다는 필수같다. 나루마스크가 더 휴대성, 편리성, 유용성을 갖추고 있다. 없으면 일반 마스크도 가능하지만 자국이 남고 보관이 어렵다. 나루마스크는 갑갑하면 목 아래로 슉.
7. 혹시 모르니 집게, 혹은 집게클립(?)을 들고 가자. 옷걸이도!
투어를 하다 보면 한낮의 엄청난 햇살에 차 안에서도 살이 데일 위험이 발생! 창문에다가 옷을 이어서 집어놓으면 유용! 혹시 모를 빨래 혹은 젖은 옷을 게르 안에 걸어놓을 때에도 또 유용!
8. 사막의 더운 낮,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쿨링) 미스트가 매우 좋다.
얼굴을 물로 씻기도 뭐하고, 하지만 가만히 있기도 뭐한 시간대. 너무 더워 미치겠다면 안개분사형 미스트가 최고다. 진짜 더웠던 곳에서는 그냥 온몸에 물을 끼얹고 난리를 쳤지만, 계속해서 푸석해지는 피부 때문에 고생을 했다.(극건조한 사람들은 사막 다녀와 피부가 망할 수도 있다.) 그럴 땐 몸에는 물, 얼굴에는 미스트를.. (실제로 본인은 챙겨가지 않았지만 '남자' 일행이 '촉촉하고 시원한 안개형 쿨링 미스트'를 챙겨와 모두 덕을 보았다.)
9. 판자 같은 나무에 손대지 말 것! 가시가 매우 잘 박힌다.
바닥도 신발 신고 걸어 다니길. (허벅지 스크래치를 남기고 싶지 않다면)푸르공을 열고 닫을 때에도 조심하시길.
10. 가방에 여유가 있다면 방수팩 정도!!
홍고르 사구(Khongor Sand Dune)에 가면 모래가 너무 많아 전자기기는 잘 망가진다고 한다. 그 좋은 사막에 가서 사진 한 장 못 찍고 왔다. 다행히 일행이 방수팩을 가져와 사진을 찍었다. 그 사구만을 위해 방수팩을 정말 가지고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나 사두면 오래 쓸 수도 있다. 하지만 부피와 가격이 걸리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11. 고비 여행 전에 물을 하루 1리터씩 정도 더 사는 것을 추천!
나는 워낙 물을 많이 마시는편, 투어에서 매일 1L 씩 주는 것 이외에도 6박 7일 동안 8L를 더 들고 갔다. (하루 1L 정도씩 더 사용했다.) 덕분에 중간에 한밤샤워도 하고, 머리도 감았다(불필요했지만 사막 이후라 머리 속 모래가 가득). 조금은 걱정되는 사람들이라면, 얼마 하지 않으니 물을 조금 더 사갈 것.
12. 음식은 각오해야 한다.
아침은 빵, 쨈, 과자, 과일, 에그프라이
점심은 보통 덤플링이나 호르쇼(찐만두나 만두튀김)이다. 혹은 몽골식 누들, 덮밥 등을 파는 가게.
저녁은 가이드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우리는 스파게티도 먹고 덮밥도 먹고 낙타고기(ㅠㅠ)도 먹었다. 모든 이의 입맛에 아주 잘 맞았다.
주식은 양! 양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는 나는 완전 잘 먹었다. 같이 간 일행 중 여자 둘은 고기 비린내 때문에 거의 손도 못 댔다. 같이 간 남자 둘은 고추장을 꺼내기도 하며 잘만 비벼 먹었다. 고추장 한 사람 당 작은 튜브 두세 개면 충분! 만일 너무 걱정되는 사람은 출발할 때 보는 장에서 컵라면 두개 정도 사길. 사실 컵라면을 남겨올 뻔해 나눔행사를 벌이기도..
13. 핸드폰은 최대한 들지 말길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정말 의도치 않게 여행 내내 폰이 없었다. 그 결과는?
The BEST
아무도 유심조차 없었고, 프랑스인들은 핸드폰 자체를 안 들고 왔기 때문에 우리는 여행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사막은 너무나도 안전하다. 핸드폰을 아예 안 들고 와도 무방하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들고 왔더라도 유심도 사지 말고 조금은 문명에서 떨어져서, 더 멀리 볼 수 있길 바란다. 정말.. 정말 핸드폰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이 여행을 완벽하게 즐기고 왔다. 가장 만족하는 부분!
14. 홍고르 게스트하우스 6박 7일 투어 일정은 머리를 두 번 감는다.
한 번은 모기 엄청 많은 바이앙자르? 에서 약간 이상한 물로, 한 번은 거의 마지막 날 샤워센터에서!
15. 드라이샴푸! 있으면 매우 유용하다.
머리가 엄청 떡지는 사람이라면 추천! 2일 안 감는 건 괜찮은 사람은 버틸 수 있다고 본다. 나는 하루만 지나면 떡지는 헤어스타일이라 유용하게 사용했다. 한통 들고 가서 버리고 왔다. 화기성이 아니라 1개 부치는 짐에 반입 가능. 설명하는 부담을 덜기 위해 스프레이 있냐고 물어봐도 아니라고 했다.
16. 낙타, 말을 타고 나면 냄새가 심하다.
사막 여행에는 비교적 안 아깝거나 버릴 옷을 챙겨가도록. 낙타가 침을 뱉기도 하고 똥이 묻기도 한다. 말만 타도 옷에서 냄새가 진동한다. 둘 다 이상한 냄새. 절대 그걸 입고 잔다던가 다시 입을 생각을 안 하게 되니.. 유의하길.
17. 말을 탈 때에는 긴바지가 필수!
안장도 잘 안되어 있고 말 털이 억세다고 하다. 부츠를 챙겨갈 생각이 아니라면 긴바지와 양말, 운동화는 필수 착용.
18. 조금이라도 멀미하는 사람은 7 일치 멀미약을 챙겨라.
나는 워낙 멀미가 심해서 챙겼다. 그래서 7일 내내 하루도 멀미를 안 했다(약 복용해서). 같이 간 언니는 멀미약을 먹었는데도 멀미를 했다. 신기방기. 암튼 있으면 좋다.
19. 고비사막 투어 일행은 6명 혹은 4명을 추천한다.
우리는 6명이서 가며 사실 '아주 조금' "4명이면 편하겠네~" 했다. 하지만 그만큼 즐거웠다는 건 보장한다.
즐거움을 원한다면 6명! 조금만이라도 편한걸 원한다면 4명! 그런데 5명 할 거면 차라리 돈아끼고 6명. 그 정도는 차이도 안 난다.
20. 재밌는 소설책 한 권 정도!
사막에서는 시간이 많다. 밖의 그늘에서 소설책 한 권 정도는 때울 수 있다. 책 안 읽는 한국인들. 이럴 때라도 읽어야지!? (사실 나는 워낙 글쓰기와 감상하는 것을 좋아해서 하염없이 풍경을 바라보다 글을 쓰고 있었다.)
(멀미 아예 안 하는 프랑스인은 그 엄청난 차 안에서 책 한 3권을 때웠다.)
21. 개인 물통이 있으면 유용하다. 입구 넓은 것으로 들고 가길!
요즘 그 유명하다는 마이보틀 그 사이즈가 딱이다. 양치하거나(굿) 사구를 오를 때, 평소 들고 다니고 할 때 안 무거워서 좋다.
22. 일행을 다 구해가지 마라!
우리는 4명만 모아 가서 프랑스인 커플과 함께하게 된 것이 정말 엄청난 행운이었다. 한국인만 다 우르르해서 항상 한국어 쓰며 여행하는 건 '여행'의 기분이 전혀 나지 않는다. 졍말 여행 10년 차의 뼈저린 조언이다. 한국에서 한국어 하는 가이드와 한국인 6명으로 싼값에 최종 조인하라고 제안한 팀이 있었는데, 거절했다. 외국 나가서는 대화하느라 쩔쩔매기도 해보고, 영어도 써보면 더 기억에 남는다.
23. 술을 좋아하면 칭기스 보드카를 챙기길!
맥주는 너무 덥고 김 빠진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보드카를 먹는 그 기분은 최고! 맥주를 사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더운데 더운 맥주 먹는 재미도 있다. 다만 너무 많이 사지는 말라는 것. 중간중간에 가게에 많이 들르니, 어느 정도의 가격차이도 괜찮은 사람이라면 중간중간에 시원한 맥주를 사마셔도 좋을 것 같다.!
24. 침낭은 필수가 아니라지만 필수라고 생각한다.
게르 침대는 워낙 더러울 때도 있고, 복불복이다. 배드버그는 없는 느낌이다. 그리고 사막 밤이 엄~청 추울 때도 있고, 더울 때도 있다. 매일매일의 밤이 달라지니, 어떤 옷을 껴입고 잘지는 달라지더라도, 침낭 안에 들어가서 자는 것이 좋다.
25. 물이 떨어지면 가이드에게 물 더 사야 한다고 말을 하고, 밤에는 블랭킷을 달라고 하자.
가이드에게 계속해서 물어보면 해줄 수 있는 부분은 챙겨준다. 물은 처음에 다 사놓지 않기 때문에 떨어지면 얼굴 붉히지 말고 말하면 된다. 덮고 자는 블랭킷도 좋지만, 바닥에 깔아서 밤하늘 별을 보고 싶다고 하면 돗자리 용으로 챙겨주기도 한다.
26. '바이알라'는 감사합니다 / '샘 베노'는 안녕
인사말 정도는 알고 가야 예의! 인터넷에서 인사말과 기본 말은 배워가자. 한국 와서 한국말 쓰는 외국인 보기 좋듯이, 어디 나라에서든 마찬가지이다. 네이버 글로벌회화 어플이 유용!
27. 구글 별자리 어플도 다운받아가면 좋겠다.
핸드폰을 이럴 때 꺼내들어야 한다면, 무성한 별을 감사할 때, 별자리 어플을 틀어라. 수 없이 많은 별이 하나로 이어지는 재미를 찾을 것이다.
Tip 은 언제까지나 '조언'일뿐이다. 본인이 어떤 것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자기의 여행 스타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여행에서 닥쳐온 험난한 상황이나 고난이 있을 때, 그조차도 긍정적인 새롭고 신기한 경험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그 곳이 아니면, 그 순간이 아니면 겪을 수 없는 것이다. 나중에 다시 올 수 있을 때까지는 정말 오래 걸릴뿐더러, 나도 변하고 공간도 변한다. 긍정 요소를 찾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