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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노미노 Apr 19. 2018

로마의 전방압박은 어떻게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렸을까?

[챔피언스리그 8강전] 로마 vs 바르셀로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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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의 포인트는 굉장히 명확했습니다. 골이 필요한 로마는 공격적으로 전진해서 바르셀로나를 압박하고,

반대로 바르셀로나는 평소에 하던 것처럼 후방 빌드업을 통해서 로마의 전방압박을 풀어나오려고 했습니다.


(로마의 포메이션. 로마는 3-4-3으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로마는 기본적으로 3-4-3 형태로, 최전방에 3명의 공격숫자를 두는 과감한 전술변화를 시도했는데요. 여기서 주목해 볼 부분은 앞선에 공격숫자가 많은 것을 활용해서 적극적인 압박을 펼쳤다는 것입니다. 골이 필요한 로마는 최전방에 위치한 제코, 쉬크, 나잉골란을 비롯해서 좌우 윙백인 콜라로프, 플로렌치.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인 데로시와 스트로트만까지 많은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했는데요.


전방에 공격숫자를 많이 둔다는 건 그만큼 수비상황에서 전방압박에 참여할 수 있는 선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로마의 압박장면을 보면, 압박을 시도할 때 굉장히 많은 선수가 높은 위치에서 적극적으로 압박을 시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 압박장면 1



이 장면을 보면 전방 압박에 참여하는 로마의 선수숫자가 순간적으로 6명까지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바르셀로나의 지역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굉장히 많은 로마의 선수들이 바르셀로나 지역까지 올라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압박장면 2



이 장면에서도 로마가 바르셀로나 지역에서 압박 숫자를 6명까지 늘리며 볼을 빼앗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처럼 로마는 굉장히 많은 선수숫자를 전방에 배치시켜 압박을 적극적으로 시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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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적극적인 전방압박 전술에서 눈에 띄었던 특징은 바르셀로나 빌드업의 중심축인 부스케츠를 로마의 미드필더진이 거의 대인마크를 하듯이 따라다니면서 압박했다는 점입니다. 부스케츠의 발 끝에서 시작되는 패스 줄기를 차단해서 바르셀로나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하려는 의도였는데요.


바르셀로나가 후방 빌드업을 시도할 때, 부스케츠가 강하게 압박 받는 것을 경기 내내 볼 수 있었습니다. 부스케츠를 겨냥한 로마의 압박전략은 굉장히 효과적이었는데요. 부스케츠가 데로시나 스트로트만에게 묶이면서 바르셀로나의 후방 빌드업에 문제가 생겼고, 바르셀로나가 후방에서 로마의 압박을 탈압박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 상황 1



부스케츠가 후방으로 내려갈 때,  스트로트만은 부스케츠를 따라 바르셀로나 진영까지 과감하게 전진해서 압박을 시도합니다.



-상황 2



부스케츠가 막히자 바르셀로나의 패스길이 막힙니다. 바르셀로나의 후방 빌드업에는 문제가 생겼죠.



-상황 3



이 장면 또한 바르셀로나의 후방 빌드업 상황인데요. 부스케츠가 밀착마크를 당하자, 피케가 볼을 잡았을 때 패스를 보낼 곳이 없습니다. 결국 볼을 짧게 전진시키지 못하고 걷어내고 말죠.



이처럼 로마는 바르셀로나를 조직적으로 강하게 압박했는데요. 바르셀로나가 로마의 압박을 전혀 벗어나지 못 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기동력 싸움에서 바르셀로나가 완벽하게 패배했는데요. 로마는 전방압박을 위해서 엄청 뛰어다녔는데,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로마 선수들의 저돌적인 움직임에 전혀 대처하지 못 하고 볼을 빼앗기는 상황이 계속해서 만들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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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바르셀로나는 후방에서 로마의 전방압박을 풀어나오지 못 하면서, 평소처럼 후방에서 짧은 패스를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볼을 길게 걷어내는 경우가 아주 많아졌습니다.


패스 기록을 보면 이 점이 더 명확해지는데요.


슈테겐은 이번시즌 경기당 평균 11.7개의 롱패스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무려 30개의 롱패스를 기록했습니다. 피케움티티 또한 롱패스를 이번시즌 경기당 평균 각각 8.2개, 5.5개를 시도했는데, 로마와의 경기에서는 무려 17개, 12개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골키퍼와 수비진의 2배, 3배가량 늘어난 롱패스 횟수는 그만큼 바르셀로나가 후방에서 평소처럼 짧은 패스로 볼을 소유하지 못 하고 압박에 막혀 볼을 길게 걷어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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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건 바르셀로나의 롱패스가 굉장히 부정확했다는 것입니다. 볼이 높고 길게 전방으로 전달되었을 때, 메시와 수아레즈가 로마의 수비진을 상대로 공중볼을 경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바르셀로나는 계속해서 로마에게 볼을 헌납했습니다.


따라서 바르셀로나가 수비진영에서 롱볼로 걷어내고, 로마가 손쉽게 볼 소유권을 획득하는 경우가 아주 많았는데요.



-상황 1



바르셀로나는 롱볼로 걷어냈을 때, 패스가 부정확할 뿐더라 앞선에서 볼을 경합하는 경쟁력도 부족했습니다. 이 장면에서는 슈테겐이 길게 걷어낸 볼을 로마가 공중볼 경합을 통해 쉽게 빼앗아 오는 것을 볼 수 있죠.



-상황 2



이 장면에서도 보면 로마의 압박에 패스할 곳이 없자, 슈테겐은 전방으로 길게 볼을 차낼 수밖에 없습니다. 바르셀로나는 무기력하게 로마에게 볼을 빼앗고 말죠.




이처럼 로마가 바르셀로나의 볼을 빼앗아 오는 빈도가 늘어난다는 건, 바르셀로나의 공격횟수가 줄어들고 로마의 공격횟수가 많아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로마 입장에서는 수비할 시간은 줄어들고, 공격하는 시간은 많아지는 건데요. 골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로마가 원하는 흐름이었죠.


결국 로마는 전방압박을 통해 계속해서 공격권을 가져갔고, 로마가 원하는 흐름으로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두 팀의 패스맵을 비교해보면. 바르셀로나는 후방에서 볼을 전진시키기 못 했기 때문에 볼을 잡은 위치가 굉장히 낮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로마는 계속해서 전방에서 공격을 진행했기 때문에 선수들의 패스위치가 굉장히 높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선수위치는 굉장히 낮은 반면, 로마의 선수 위치는 굉장히 높습니다. 그만큼 로마는 공격을, 바르셀로나는 수비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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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 경기 내내 공격권을 가지고 공격을 하는 과정에서, 로마의 공격전술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로마의 공격전술이 가지는 특징은 제코의 좌우에 위치하는 나잉골란쉬크가 중앙으로 움직여서, 중앙 공격숫자를 늘려준다는 것인데요.


(로마는 공격 상황에서 나잉골란과 쉬크가 중앙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중앙 공격숫자가 늘어나면서 로마가 얻었던 가장 큰 효과는 순간적으로 중앙 지역에서 바르셀로나 수비진보다 선수숫자가 많아지거나, 적어도 공격과 수비의 숫자가 비슷해지면서 공격수와 수비수가 1:1로 맞붙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공격과 수비의 숫자가 비슷한 상황에서는, 절대적으로 공격이 유리하죠.



- 로마의 공격장면 1




이 장면에서는 로마의 공격수와 바르셀로나의 수비수가 1:1로 대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는 공격수가 수비수 한 명만 따돌리면 곧바로 슈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피케가 제코를 막고 있었는데요. 피케를 도와줄 수비가 주위에 없다보니까 제코가 피케를 따돌리자마자 곧바로 슈팅찬스를 잡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공격과 수비숫자가 비슷해지니 협력수비가 이루어지지 못 하는 것이죠.



- 로마의 공격장면 2




이 장면에서는 중앙에 로마의 공격숫자가 많다보니 순간적으로 나잉골란을 바르셀로나의 수비가 놓쳤고,

나잉골란이 자유롭게 공격해 들어가 결정적인 찬스를 만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로마의 공격장면 3



이 상황에서는 움티티쉬크를 마크하는 동안, 제코가 자유롭게 움티티 뒷공간으로 뛰어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공격과 수비가 1:1로 대치하다보니, 수비에 공간이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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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수비와 공격이 1:1로 대치했을때, 주요했던건 제코가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을 볼경합에서 이겨냈다는 건데요. 앞서 살펴본 것처럼 협력수비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공격수가 수비수 한 명만 따돌리면 곧바로 결정적인 찬스로 이어지죠.


로마의 골장면도 이런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 골장면 1



첫번째 골움티티쉬크를, 알바제코를 마크하는 상황에서 제코가 뒷공간으로 뛰어 들어갑니다. 제코는 1:1 상황에서 알바를 이겨냈고, 뒤늦게 따라오던 움티티도 제코를 막지 못하면서 제코가 득점을 만들어내죠.



-골장면 2



두번째 골 장면은 중앙으로 움직이는 나잉골란을 바르셀로나 수비진이 순간적으로 놓쳤고, 이후에 제코피케가 1:1로 맞붙었는데요. 제코가 피케에게 완벽한 승리를 거두며 페널티킥으로 이어졌습니다. 나잉골란이 중앙으로 움직이는 공격패턴, 그리고 제코의 1:1 경합이 빛을 발한 골장면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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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로마는 저돌적인 압박과 전략적인 공격방식으로 기적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고, 반면 바르셀로나는 로마의 강한 압박을 이겨내지 못 하면서 처참한 경기력을 보여줬는데요.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는 경기의 흐름을 바꿀 타이밍을 놓치면서 전술변화가 굉장히 늦었고, 로마가 원하는 흐름으로 90분 내내 경기를 하다록 내버려둔 것이 가장 큰 패인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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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분석 링크


https://goo.gl/DhoA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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