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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노미노 May 06. 2018

레알 마드리드의 약점, 그리고 지단의 용병술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전술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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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레알 마드리드의 선발명단에서 가장 큰 특징은 카르바할의 부상 때문에 바스케스가 측면 수비수로 출전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측면 수비에 서투른 바스케스를 돕기 위해서 모드리치가 측면으로 이동했습니다.


(바스케스가 선발로 출장했고, 모드리치가 바스케스를 돕기 위해 측면으로 움직였습니다)



따라서 레알 마드리드는 442 혹은 4312형태를 유동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공격 상황에서는 아센시오가 전방으로 올라가면서 4312형태가 되지만, 수비 상황에서는 모드리치가 측면으로 움직이면서, 아센시오가 중원의 좌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측면으로 움직였습니다.



(4312와 442를 유동적으로 활용한 레알 마드리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수비장면을 비교해보면 이러한 특징을 쉽게 알 수 있는데요.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수비상황에서 미드필더 배치


-공격상황


먼저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 장면을 보면 크로스, 코바치치, 모드리치 3명의 미드필더가 후방에 위치하고, 그 위에 아센시오가 전진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수비상황


반면 수비 상황에서는 모드리치와 아센시오가 측면으로 움직여 4명의 미드필더가 일직선으로 서 있습니다.

카르바할의 부상으로 발생한 측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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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반대로, 바이에른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의 측면을 공략했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패턴은 굉장히 명확했는데요.


측면으로 볼을 전개하고,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리는  방법으로 공격을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바이에른 뮌헨은 무려 37개라는 압도적인 크로스 횟수를 보여줬습니다. 9개를 기록한 레알 마드리드와 비교하면 굉장히 많은 숫자입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크로스 위치와 횟수)



크로스가 올라올 때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적인 특징은 페널티박스 안에 굉장히 많은 선수가 침투한다는 겁니다. 페널티박스 안의 숫자를 늘려 크로스 공격의 확률을 높이는 건데요. 기본적으로 중앙 미드필더인 하메스와 톨리소, 측면 공격수인 뮐러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쇄도하고, 경우에 따라 키미히까지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했습니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



-뮌헨의 공격상황


이 장면을 보면,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 상황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박스 안에 순간적으로 공격수가 5명이나 침투해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득점상황


측면을 이용하는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작업은 경기시작 2분만에 득점을 만들어냅니다. 페널티박스 안에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숫자가 많은 상황에서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라모스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 했고, 쇄도한 키미히가 득점에 성공합니다.


측면을 이용한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전략이 성공한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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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레알 마드리드의 또 다른 특징은 카세미루 대신 코바치치가 선발로 기용되었다는 것입니다.


카세미루보다 볼을 잘 다루는 코바치치를 기용해 후방에서 출발하는 볼배급의 질을 높이고, 압박을 좀 더 유연하게 풀어나오기 위한 지단 감독의 승부수였는데요.


(카세미루 대신 코바치치가 선발로 기용되었습니다)



코바치치는 이러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습니다. 과감한 드리블로 유연하게 압박을 벗어나는가 하면, 좋은 패스를 전방에 공급해줬습니다. 



-코바치치의 활약상


(드리블을 통해 압박을 벗어나는 코바치치)


(후방에서 볼을 배급하는 코바치치)



- 동점골에 기여한 코바치치



코바치치는 레알 마드리드의 동점골에도 기여했는데요. 코바치치의 좋은 패스가 마르셀루에게 전달되는 것을 기점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동점골이 만들어졌습니다.


경기 초반에 기록한 실점을 빠른 시간 안에 만회한 골이었고, 코바치치를 기용한 지단 감독의 승부수가 적중한 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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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코바치치의 선발기용은 코바치치를 기용하면서 얻는 이점 만큼이나, 단점 또한 명확한 전략이었습니다.

코바치치가 카세미루 대신 기용되면서 생기는 문제점은, 수비 앞공간을 보호하는 카세미루의 수비적인 역할을 코바치치가 수행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카세미루의 부재로 인한 수비의 허점은 경기 내내 발생했는데요. 카세미루처럼 수비 앞 공간에서 수비적으로 위치하는 선수가 없기 때문에,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 진영에서 별다른 압박을 받지 않고 볼을 받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습니다.



- 카세미루의 부재로 수비가 불안한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


-상황1



이 장면들을 보면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 앞 공간을 메워주는 선수가 부족했고, 톨리소가 아무런 견제없이 볼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상황2



이 상황 또한 훔멜스가 전진할 때,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와 수비수 사이의 공간이 넓기 때문에 훔멜스가 자유롭게 드리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장면은 결정적인 찬스까지 이어지게 되는데요.


이처럼 뮌헨은 수비 앞 공간이 비어있는 레알 마드리드의 약점을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전진패스를 보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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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바이에른 뮌헨은 수비적으로 미흡한 바스케스를 공략해서 수비에서 틈을 만들어냈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리베리와 알라바를 활용해서 거의 대부분의 공격을 풀어나갔는데요. 리베리와 알라바가 바스케스를 상대로 레알 마드리드의 오른쪽 측면을 무너뜨렸고, 결정적인 기회를 만드는 장면이 계속해서 나왔습니다. 바스케스의 서투른 수비가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켰는데요.



-바스케스의 수비장면


상황1


이 장면들을 보면, 바스케스가 너무 성급하게 리베리를 향해 달려들면서 알라바에게 공간이 발생합니다. 



상황2



이 장면에서는 리베리가 너무나 쉽게 바스케스를 벗겨내고, 이것이 결정적인 찬스로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바이에른 뮌헨은 카세미루의 부재로 생기는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 공간, 그리고 바스케스의 서투른 수비 때문에 생기는 수비의 불안함을 이용해서 레알 마드리드를 공격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경기의 주도권은 자연스레 바이에른 뮌헨이 가져오게 되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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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전을 시작하자마자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릅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전방 압박을 받은 톨리소가 골키퍼에게 어설픈 백패스를 보냈고, 울라이히가 톨리소의 패스를 받지 못 하고 미끄러지면서 벤제마가 너무나 쉽게 역전골을 득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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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전골 이후에도 경기의 흐름은 이전과 비슷하게 흘러갔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이 경기의 장악하며 공격을 주도했는데요.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과 측면 공간의 약점을 이용해 공격을 진행했습니다.



(실점 이후에도 레알 마드리드의 약점을 공략하며 경기를 주도한 뮌헨)



동점골 또한 이런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이 레알 마드리드의 측면을 무너뜨렸고,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하메스가 슈팅으로 연결하며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끊임없이 레알 마드리드의 측면 공간을 공략한 결과였는데요.


(끊임없이 측면을 공격해 동점을 만든 바이에른 뮌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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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골을 실점한 후, 지단 감독은 교체를 통해 전술변화를 시도합니다. 카세미루베일을 투입해 수비적인 약점을 보완한 것인데요.


카세미루를 투입해 중원 공간을 메웠고, 베일아센시오를 측면에 배치시켜서 양 측면의 균형을 잡았습니다.


(베일과 카세미루를 투입한 레알 마드리드)



지단 감독의 전술변화는 곧바로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두 선수가 투입된 후 레알 마드리드의 전형을 보면 카세미루가 수비 앞 공간을 커버하고 있고, 좌우 측면을 베일아센시오가 커버하고 있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전술변화


(교체이후 카세미루가 중앙에, 베일과 아센시오가 측면에 위치하는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은 더이상 쉽게 수비 앞 공간으로 볼을 전진시킬 수 없었고, 측면에서도 여유로운 공간을 만들지 못 했습니다. 특히 좌우 측면에 선수를 배치시킨 이후로, 바이에른 뮌헨의 크로스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약점을 보완하는 지단 감독의 교체 센스가 돋보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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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인상깊었던 건, 후반 막판까지 레알 마드리드가 수비로 물러서지 않고 전방에서 압박을 시도했다는 겁니다. 수비적으로 내려가기 보다, 전방에서 바이에른 뮌헨의 빌드업을 견제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이 공격지역으로 볼을 투입할 수 없도록 한 것인데요.



-후반 막판 레알 마드리드의 전방압박



이 장면은 88분 대의 상황인데, 전방 압박을 강하게 시도하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을 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바이에른 뮌헨은 공격수를 많이 투입하고도 최전방으로 볼을 쉽게 보낼 수 없었고, 다소 무기력하게 시간을 흘려보내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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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경기는 바이에른 뮌헨이 경기를 주도하며 레알 마드리드의 측면과 중앙에 발생하는 약점을 잘 공략한 경기였습니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 스스로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고, 약점을 잘 보완해내는 지단 감독의 용병술까지 더해지면서 레알 마드리드가 1차전 승리를 잘 지켜냈네요.



ㅡㅡㅡ

영상분석

https://www.youtube.com/watch?v=SKCcO7R0-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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