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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노미노 May 26. 2018

살라의 스피드를 활용하기 위한 리버풀의 전술

올시즌 리버풀 전술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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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리버풀의 전체적인 전술컨셉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클롭의 리버풀이 보여주는 가장 큰 특징은 '함께 공격하고, 함께 수비한다'는 것인데요. 이 축구의 핵심은 공수 간격이 '좁다'는 것에 있습니다.


리버풀은 최후방 수비수부터 최전방 공격수까지 아주 좁은 간격을 유지하는데요. 좁은 간격을 유지하는 축구의 장점은 '주변에 같은 팀 동료 선수가 많다는 것'입니다.


(공수간격을 좁게 유지하는 리버풀. 공수간격이 좁하는 건 주변에 동료선수가 많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주변에 동료 선수가 많다는 건 공수양면으로 큰 장점이 됩니다. 볼을 가진 상황에서는 패스 선택지가 많아지고, 수비 상황에서는 보다 촘촘한 수비를 구축하거나 상대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습니다. 간격이 좁은 상황에서 공격 혹은 수비를 한다면 적어도 '플레이가 이루어지는 공간' 안에서는 상대팀보다 '선수숫자가 많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언제나 좁은간격을 유지하는 리버풀. 좁은 간격의 장점은 리버풀의 전형 안에서 만큼은 리버풀 선수숫자가 월등하게 많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주변에 동료 선수가 많은 만큼 '함께 공격'하거나 '함께 수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격수는 수비수와 가까운 곳에 있으니 자연스레 수비에 참여하게 되고, 반대로 수비수는 공격수와 가까운 곳에 있으니 공격 상황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죠.


피르미누, 마네, 살라가 수비에 헌신적으로 가담하고, 로버트슨, 아놀드가 적극적으로 오버래핑 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처럼 '좁은 간격'은 모든 선수가 공격과 수비에 참여하는 '토탈사커'의 핵심이자, '리버풀 축구'의 핵심이라 할 수 있죠.



- 예시



예를 들어 이 장면은 측면 수비수 로버트슨이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인데요. 리버풀의 공수간격이 좁기 때문에 측면 수비수 로버트슨은 최전방 공격수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합니다. 따라서 공격상황에서 볼을 잡는 위치 자체가 아주 높습니다. 자연스레 공격에 참여하는 빈도도 그만큼 높아지죠.


결국 로버트슨이 높은 지역에서 공격에 참여하고, 득점까지 만들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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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이 자랑하는 강력한 '전방압박' 또한 선수 간의 '좁은 간격'이 가진 장점이 발휘된 결과입니다. 공격상황에서 리버풀은 좁은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수비라인을 높게 올리고, 그 결과 공격진영에 많은 선수들이 위치하게 됩니다. 전방에 선수숫자가 많다는 것을 활용해 리버풀은 전방압박을 시도하고, 선수숫자가 많다보니 강력한 전방압박으로 이어집니다. 모든 선수가 경기장 어디에서든 간격을 유지하며 '함께 공격하고 수비하는' 리버풀 축구의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움직임입니다.



(공격지역에서 좁은 간격을 유지하는 리버풀)


(좁은 공수간격 덕분에 전방에 많은 선수들이 위치하고, 강력한 전방압박이 가능하다)



이런 움직임은 리버풀이 '수비라인을 내릴 때'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수비가 후방으로 내려갈 때, 리버풀 공격수들은 수비와 함께 후방으로 내려갑니다. 수비에 헌신적으로 가담하는 피르미누의 활동반경이 최전방부터 최후방까지 기록되는 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공수간격이 좁다는 것은 수비라인을 내릴 때도 동일함)


(피르미누의 올 시즌 히트맵. 피르미누의 활동반경이 경기장 전체인 것은 공수간격이 좁아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할 수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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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수비상황에서 리버풀 공격수들은 수비에 굉장히 깊숙하게 가담하는데, '살라'만큼은 너무 깊숙한 위치까지 수비에 가담하지 않는 것입니다.


수비상황에서 살라는 다른 공격수들과 달리 높은 위치에서 역습을 준비하기 때문인데요. 살라의 스피드를 역습에 최대한 이용하기 위한 클롭의 전술적인 선택입니다.


(리버풀의 수비상황에서 모든 선수들이 후방으로 내려가지만, 살라만큼은 앞 선에서 역습을 준비합니다)



여기서 살라의 스피드를 활용하기 위한 리버풀의 전술적인 특징이 나타납니다. 살라가 수비상황에서 역습을 준비할 수 있도록, 살라의 수비부담을 최대한 줄여주는 건데요.


살라의 수비부담을 줄여주는 선수는 살라의 후방에 위치하는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입니다. 이번시즌 체임벌린, 바이날둠이 주로 출전한 자리죠. 이 자리에 출전하는 선수의 수비적인 역할은 살라의 측면수비를 도와주는 것에 있습니다. 따라서 리버풀의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는 수비 상황에서 측면으로 넓게 움직입니다.


(살라의 측면수비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은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가 맡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비상황이 되면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는 측면으로 움직입니다)



이 때 리버풀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살라의 역습 출발점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가 측면을 커버해주니 살라는 깊숙하게 수비에 가담하지 않아도 되고, 대신 조금 앞 선에서 전방으로 달려나갈 준비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결과 살라는 리버풀이 수비에 성공하는 순간,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침투해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체임벌린이 이번시즌 중용되었던 이유는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체임벌린은 중앙과 측면을 오가면서 살라를 도와줄 수 있는 최적의 자원이었죠.


따라서 리버풀의 수비상황을 보면, 체임벌린이 측면을 커버하고 살라는 다소 높게 위치한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체임벌린의 커버와 살라의 역습


- 상황 1



이 장면을 보면, 살라는 측면 수비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의 공격이 계속 진행되자, 살라는 더 이상 깊숙한 지역까지 들어가지 않습니다. 체임벌린이 측면을 커버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 결과 상대의 공격 상황에서 체임벌린이 측면을 수비해주고, 살라는 전방에 위치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 상황 2



이 장면 또한 체임벌린이 측면을 수비하는 동안, 살라가 전방에 위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리버풀의 역습이 시작되자, 살라는 어느새 최전방에서 달려나가고 있습니다. 체임벌린 덕분에 살라가 최전방에 위치할 수 있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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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는 체임벌린이 중원을 비워두고 살라를 도와줄 수 있는 이유는 '피르미누'가 중원에 상당한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피르미누는 수비상황에서 굉장히 깊은 지역까지 내려가서 수비에 가담하는데요. 피르미누가 헌신적으로 수비에 가담해주기 때문에, 체임벌린이 측면으로 움직여도 중원에 큰 공백이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중앙 미드필더가 측면을 커버하면, 피르미누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해 중원 공백을 메워줍니다)



즉 리버풀은 중앙 미드필더가 측면을 커버하고, 피르미누가 수비에 헌신적으로 가담하는 등 살라의 스피드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리버풀의 패스맵을 보면 이러한 특징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살라가 최전방에 위치하고, 체임벌린은 측면에 다소 측면에 치우쳐 있으며, 수비에 헌신적으로 가담하는 원톱 피르미누는 살라보다 밑에 위치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리버풀의 패스맵. 살라가 최전방에 위치하고, 체임벌린이 측면에, 피르미누가 낮은 위치에 머무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5

따라서 살라가 상대수비의 뒷공간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살라의 스피드를 활용하기 위한 리버풀의 전술적인 의도가 담겨있는 장면입니다. 


리버풀의 역습 장면을 보면 이러한 특징을 계속해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리버풀의 역습장면


-상황 1



이 상황을 보면, 바이날둠(오른쪽 중앙 미드필더)이 측면을 커버하고, 살라는 전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그리고 리버풀이 수비에 성공하는 순간, 살라는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 뒷공간을 무너뜨립니다.


이러한 패턴은 리버풀의 역습 장면에서 계속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황 2



리버풀의 역습장면은 계속해서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살라는 수비상황에서 역습을 준비하고, 리버풀의 역습이 시작될 때, 살라는 상대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해들어갑니다. 살라의 스피드를 최대한 이용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죠.




이처럼 리버풀은 올 시즌 살라의 스피드를 활용하기 위한 공격방법을 펼쳤고, 살라는 물오른 몸놀림을 보여주면서 최고의 활약으로 보답했습니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인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살라의 스피드를 활용하기 위한 리버풀의 움직임은 계속될텐데요. 살라가 과연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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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분석 링크 :

https://goo.gl/RHhv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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