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를 두고 여러 말이 많습니다. 얼마 전 방송된 '당신이 혹하는 사이 시즌2'를 보니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만들었다느니 화성의 황제를 꿈꾼다느니 하는 얼토당토않은 말들을 한 시간 동안 늘어놓더군요. SBS 같은 지상파 TV가 전파 낭비를 하는 모습을 보며 아찔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예능 프로그래에 출연한 배우 조승우씨가 머스크를 향해 "입 좀 다물라"고 말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죠. 그만큼 한국 사회, 그리고 전 세계에서 머스크의 한 마디 한 마디, 그리고 행보 하나하나에 주목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비트코인을 하지 않더라도 주식투자를 하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머스크는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키맨'입니다. 그의 트윗 하나에 비트코인이 출렁거리는 것처럼, 머스크가 내놓는 사업계획 하나가 테슬라 주가를 움직이기도 하고, 전기차나 자율주행 관련 주식의 운명을 결정짓기도 하니까요.
주식투자자의 입장에서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머스크의 중요한 일정이 이번주에 있습니다. 바로 테슬라의 AI데이입니다. 미국 시간으로 8월 19일 오후 5시, 우리 시간으로는 8월 20일 오전 9시에 테슬라는 AI데이 행사를 엽니다. 이번 행사에는 머스크뿐만 아니라 테슬라의 AI 총괄인 안드레이 카파시도 참석한다고 합니다. 테슬라가 공을 들인 자율주행 기술의 마지막 조각이 이날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머스크는 여러 차례에 걸쳐 테슬라는 전기차 업체가 아니라 AI와 로봇 회사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테슬라의 AI 기술 역량이 얼마나 진일보했는지 보여주는 쇼케이스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AI 기술은 테슬라가 목표로 하고 있는 완전 자율주행(FSD·Full Self Driving)의 핵심입니다. 세계적인 로봇공학자이자 여러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UCLA의 데니스 홍 교수도 얼마 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AI 데이에서 새로운 반도체칩을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법, 제도적인 이유로 당장은 완전한 자율주행이 쉽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선언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완전 자율주행과 전기차를 패키지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비즈니스 모델도 공개될 가능성이 있죠. 여러모로 이번 AI데이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는 이유가 많습니다.
사실 테슬라 주가는 그다지 좋은 흐름은 아닙니다. 많은 서학개미들의 기대와 달리 올해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죠. 미국 교통당국이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16일에는 주가가 4% 넘게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WSJ 같은 현지 매체들은 테슬라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며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이유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가 주춤하면서 국내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주도 흐름이 좋지 않은 편이죠.
지금 당장은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거라는데 저도 동의합니다. 다만 더 큰 호흡에서의 흐름은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번 금요일 AI데이에서 테슬라와 머스크가 꿈꾸는 장기적인 관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학개미든 서학개미든 놓쳐서는 안 될 이벤트죠. 아마도 '당혹사' 같은 프로그램을 보는 것보다 수천배는 여러분의 투자에 도움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