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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칼럼 Jan 25. 2016

인간은 그렇게 괴물이 된다.

인간의 이기심과 잔인성에 대한 고찰, 영화 <그녀가 죽은 밤>

 본 글은 영화 개봉 전, 관객들에게 소개 및 가이드라인 제시를 위해 작성되었기에 깊이 다루지 못했으며 약간의 스포가 있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유명 여배우의 죽음과 그녀를 둘러싼 그날 밤의 진실들을 다룬 영화, <그녀가 죽은 밤>. 오는 1월 28일에 개봉하게 될 개봉 예정작이지만, 이미 IPTV 등을 통해 VOD 형태로 제공되고 있으니 날이 추워서 극장에 가기 힘들다면 집에서 보는 방법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본 작품은 작년 스페인에서 개봉한 스릴러 영화로, ‘시체 강간’이라는 조금 쇼킹한 소재 때문에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었다.

 꽤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 이 영화는 스릴러 장르로 분류되어 있지만, 78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스토리와 결말 등이 지적되며 혹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스릴러 영화보다는 인간성 이해에 대한 영화로 접근하는 편이 영화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이 영화보다 훌륭한 작품들이야 많지만, 쉽게 접하기 힘든 소재를 다루고 있고, 러닝타임도 짧기 때문에 시간이 난다면 한 번쯤은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개봉 예정작이기에 직접적인 언급은 힘들지만,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어느 날, 돌연 사망한 유명 여배우 ‘안나 프리츠’.

 비밀리에 병원에 안치된 그녀를 맡은 ‘파우’는 그녀의 사진을 친구들에게 찍어 보내고, 호기심을 느낀 친구들은 병원을 찾아와 그녀가 안치된 영안실까지 들어오게 된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한 그들의 행동은 선을 넘게 되고 죽은 그녀를 강간하기에 이르지만,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녀가 깨어나게 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깨어난 그녀를 두고 자신들의 범행이 만천하에 알려질까 두려워진 '이반'과 '파우'는 깨어난 그녀를 다시 죽이려 하고, 시종일관 이성을 유지해온 '하비'는 그런 친구들을 막으려 한다.

 갈등 속에서 대립하게 된 '하비'와 '이반'사이에서는 몸싸움까지 일어나 결국 피를 보고 마는데…


 곧 개봉하게 될 작품이라 기대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세한 언급은 못하지만, 영화의  가이드라인 제시를 위한 글로써 이 영화는 스릴러보다는 인간성 이해에 초점을 두고 감상하길 권한다.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의 묘미는 긴박한 상황에 놓인 네 인물들의 여과 없이 표현되는 하룻밤 동안의  감정들과 무너져내리는 인간성의 표현이다.
 자신의 인생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짓밟는 모순적인 인간성에 대한 물음이기도 한 이 작품은, 살해의 위협에 놓인 ‘안나 프리츠’도, 죄를 덮으려는 ‘이반’과 ‘파우’도, 모두가 자신들의 명예와 생존을 위해서라면 어떤 행동도 서슴지 않는 인물들이다. 영화에서 가장 이성적으로 그려지는 ‘하비’ 또한 자신의 명예와 생존이 걸려 있었다면, 두 친구들을 막으려 했을까?

 자신을 위해서라면 타인은 배제하는 모순적인 인간성과 긴박한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잔인성 가운데,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그들의 하룻밤.


 순간의 그릇된 선택은 실수가 되고 후회가 되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된다.


극한의 상황 속 무너져 가는 인간과 괴물의 경계선,

영화 <그녀가 죽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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